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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ZARA), 마시모두띠 등을 거느린 스페인 패션 기업 인디텍스가 충남 서해안 갯벌 복원에 나선다. 오스카 가르시아 마세이라스 인디텍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한국을 찾아 협약서에 서명했다.
인디텍스와 WWF(세계자연기금)는 16일 서울에서 충남 태안군 가로림만 '갯벌 정화 능력 회복 및 생태 환경 개선'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 구본영 충청남도 정무부지사 등이 참석했다.
방치된 양식장 걷어내고 40헥타르 갯벌 되살린다
프로젝트는 2026년 11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진행된다. 실제 복원 작업은 2027년부터 3년간 이뤄진다. 인디텍스가 투입하는 예산은 300만 유로, 우리 돈 약 45억 원 규모다.
가로림만은 넓은 조간대 갯벌이 펼쳐진 곳으로, 다양한 해양 생물의 산란장이자 서식지다. 하지만 오랫동안 방치된 양식시설과 폐어구, 버려진 조개껍데기가 쌓이면서 바닷물 순환이 막히고 일부 지역 생태계가 영향을 받아왔다.
이번 사업은 폐양식 시설의 영향을 받은 약 40헥타르의 갯벌을 복원하는 것이 목표다. 양식 시설을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갯벌 환경과 해수 순환을 개선한다.
잘피와 염생식물 같은 자생 연안 식생 회복도 지원한다. 약 10헥타르의 자생 염생식물 서식지를 새로 조성해 연안 생태계의 탄소 흡수·저장 기능을 높이고 생물 다양성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현장은 WWF가 충청남도, 태안군, 어촌계, 연구기관과 함께 이끈다. 주변 어업과 양식 활동도 함께 고려해 지역 사회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올해 세계자연유산 오른 가로림만, 인디텍스 'WWF 파트너십' 한국 첫 사업
가로림만은 2016년 국내 첫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과 흰발농게, 거머리말 등이 산다. 올해 7월에는 가로림만 서산 갯벌이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올랐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디텍스가 2022년부터 이어온 WWF와의 글로벌 파트너십이 한국으로 확대된 첫 사례다. 가르시아 마세이라스 CEO는 글로벌 전문성과 지역의 환경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결합돼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며, 이번 사업에서 향후 복원 활동에 참고할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혜 사무총장은 여러 해에 걸친 사업인 만큼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인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본영 정무부지사는 가로림만의 생태적 가치를 미래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인디텍스의 지원에 감사를 전했다.
인디텍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소 500만 헥타르의 자연 생태계를 보호·복원·재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부터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의 2,470만 유로 규모 생태계 재생 이니셔티브를 비롯해 맹그로브, 산악 생태계, 아마존 프로그램 등에 기금을 지원해왔다.
WWF 프로젝트에도 같은 해부터 1,520만 유로 이상을 지원했고, 최근 새 3개년 협약으로 2,000만 유로 이상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인디텍스는 204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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