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인호 교수팀, 구름 가린 위성사진으로도 건축물 피해 예측하는 기술 개발
재난 직후 위성영상 일부가 구름이나 연기에 가려져도 도시 단위 구조물 피해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조인호 교수 연구팀은 인공위성 영상과 다양한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단위 구조물의 재난 피해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과학인공지능·데이터 과학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불완전한 위성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보정하는 기법을 결합해, 고비용의 별도 학습 단계 없이도 재난 직후 구조물 피해를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사회 기반시설이 복잡해지면서 태풍, 홍수, 산불, 지진, 폭발 등 자연재해와 인적 재난으로 인한 구조물 피해는 도시 단위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재난 직후 어느 지역의 구조물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빠르게 파악하는 일은 구조 활동, 복구 우선순위 결정, 피해 대책 수립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실제 재난 현장에서는 위성영상이 항상 완전하게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구름, 연기, 강수, 그림자 등으로 인해 위성영상 일부가 가려질 수 있고, 이는 이후 인공지능 분석이나 통계 분석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기존 인공지능 기반 피해 분석 기법은 대량의 학습 데이터와 높은 연산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재난 직후 즉각적인 피해 예측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공학적 지식을 인공지능에 결합한 ‘과학인공지능’ 접근법과 불완전한 데이터를 빠르게 보정하는 범용 통계 대치 기법을 융합했다. 과학인공지능은 단순히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물 피해라는 물리적 현상에 대한 공학적 지식을 인공지능 분석에 반영하는 접근법이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프레임워크는 재난 전후의 인공위성 이미지와 다양한 공개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 특히 위성영상의 무질서도, 즉 엔트로피(entropy)를 활용해 재난 전후 구조물과 주변 환경의 변화 정도를 분석하고, 도시 단위 구조물 피해를 예측한다. 엔트로피는 영상 속 정보가 얼마나 복잡하고 불규칙하게 달라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재난 이후 구조물과 주변 환경의 변화 양상을 수치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위성영상 일부가 가려지거나 누락된 경우에도 피해 예측을 수행할 수 있도록 통계적 데이터 대치 기법을 적용했다. 이는 불완전한 데이터를 그대로 버리거나 단순히 평균값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패턴과 유사성을 활용해 빠진 정보를 통계적으로 보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구름이나 연기 등으로 일부 정보가 손상된 위성영상에서도 재난 피해 예측이 가능하도록 했다.

개발된 프레임워크는 최신 인공지능 기법처럼 대규모 데이터를 새로 학습시키는 고비용 학습 단계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재난이 발생했을 때마다 대량의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고 모델을 다시 훈련시키는 대신, 재난 전후 위성영상과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피해 추정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형 태풍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대상으로 개발한 프레임워크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불완전한 위성 데이터와 공개 데이터를 활용하더라도 도시 단위 구조물의 피해와 파괴 상태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영상의 50% 이상이 구름에 가려진 조건에서도, 가려진 영역 아래 도시 건축물의 파괴 정도를 5% 이하의 오차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대형 태풍 피해뿐 아니라 산불 등 다른 재난 상황에도 적용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개발한 프레임워크를 대형 산불 피해 사례에도 적용해, 다양한 자연재해와 인적 재난으로 인한 대규모 구조물 피해 예측에 확장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재난 피해 예측을 단순한 위성영상 판독이나 인공지능 학습 문제로만 다루지 않고, 구조공학적 지식과 통계적 데이터 보정 기술을 결합한 과학인공지능 문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재난 직후처럼 데이터가 불완전하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도시 단위 피해를 빠르게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재난 대응 현장에서는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 재난 발생 직후 도시 단위 구조물 피해와 파괴 상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면, 구조 인력과 장비를 어느 지역에 우선 배치할지, 복구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추가 안전 점검이 필요한 구역은 어디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도시 방재 계획, 피해 복구 전략, 사회 기반시설 관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과학 지식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융합해 공학과 과학의 난제를 해결하는 과학인공지능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을 결합해 도시 단위 재난 피해 예측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다.

조인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구조공학적 지식과 과학인공지능, 데이터 과학을 결합하면 복잡한 공학 정보를 저비용으로도 빠르게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손상되거나 불완전한 이미지 데이터만으로도 신뢰성 있는 공학적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노후 구조물 관리, 기계·선박·항공기 등의 이미지 기반 성능평가, 국방 분야의 이미지 기반 분석 연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조인호 교수와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연구진, 미국 공군연구소 연구원 등이 참여했으며, 서울대학교 신임교수정착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미지 출처

본 자료에 첨부된 인공위성 사진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 공개 데이터베이스와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활용한 결과이며, 연구 논문에서 수정 인용됐다.

참고 자료

- 논문명/저널 : Training-free post-disaster damage estimation with incomplete satellite images by integrating open data and fractional hot deck imputation, Scientific Reports
- DOI: 10.1038/s41598-026-72069-x

언론연락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조인호 교수 02-880-7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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