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웻, 파리 ‘아트쇼핑’ 성료
더웻(THE WET)이 2026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Carrousel du Louvre)에서 열린 제39회 아트페어 ‘아트쇼핑(Art Shopping Paris)’ 참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더웻은 이번 페어에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 다섯 명, 보얀 젤레쇼브스키, 김도임, 장영준, 김그림, gxu(김지수)의 회화·서예·조각·설치 작품 27점을 선보였으며, 사흘간 부스를 찾은 현지 관객과 컬렉터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었다.

개막일인 23일 저녁 초대 관객을 대상으로 열린 프라이빗 오프닝에는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 등 다수가 참석해 작품을 감상했고, 이어진 24일과 25일 일반 관람 기간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서로 다른 매체를 넘나드는 다섯 작가의 작업을 한 공간에 어우른 구성이 한국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결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소개된 다섯 작가는 매체도, 출발점도 서로 다르다. 그래피티에서 출발한 화가, 한글 서예를 공간으로 확장하는 작가, 옛 미디어 이미지를 물감의 선으로 다시 쌓는 작가, 형태 없는 감정을 덩어리로 그리는 화가, 얇고 투명한 재료로 머무를 자리를 만드는 조각가가 한 부스에 모였다. 이들에게 서예붓과 한지, 단청과 도자기는 전통을 재현하는 소재가 아니라 각자가 지금 겪는 감각을 옮기는 재료이자 형식이다. 다섯 작가는 오래된 형식과 동시대의 감각이 한 화면 안에서 만나는 지점을 공유하며, 이 점이 현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보얀 젤레쇼브스키(Boyane Zelechowski, b.1984)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활동하는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열다섯 살 무렵부터 유럽 도시의 벽에 그래피티를 그려 온 그는 서울에 정착한 뒤 서예 세필붓으로 선을 긋기 시작했고, 단청과 도자기 같은 한국 전통 요소를 유럽 만화풍의 그림체와 결합해 왔다. 작가는 이 화풍을 ‘네오조선(NEOJOSEON)’이라 부른다. 출품작 ‘NJ Cascade N01’(2026)은 서예의 붓놀림이 만든 결 위로 네오조선의 조각들이 흘러내리는 연작의 첫 작품으로, 파리 출신 작가가 서울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다시 파리 관객 앞에 섰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김도임(Doyim Kim)은 한글 서예의 쓰기를 반복과 설치, 퍼포먼스로 확장하는 작가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수없이 반복해 쓰는 동안 글씨는 읽는 대상에서 보는 대상으로 옮겨가고, 쌓인 획은 무게와 밀도를 지닌 형상이 된다. 여러 언어로 쓴 ‘사랑’을 한 화면에 겹친 ‘Collage of Love’(2025)에는 프랑스어 ‘AMOUR’도 함께 쓰여 있다. 검은 비단 족자로 표구한 ‘Becoming Love’ 연작과 깨진 그릇의 틈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을 담은 아크릴 조각 ‘Broken Vessel—Fragment of Light’도 함께 선보였다.

장영준(Jang Youngjun, b.1990)은 백여 년에 걸친 미디어의 역사에서 수집한 옛 동화(動畵) 이미지를 나무판에 투사한 뒤, 3D 프린터처럼 물감을 압출해 선으로 쌓아 올린다. 문구 도매업을 하던 아버지 곁에서 해적판 장난감에 둘러싸여 자란 경험은 근현대 미디어를 샘플링하는 그의 방법론으로 이어졌다. 도상을 십수 번 겹쳐 그리는 동안 화면은 솟아오르고 내려앉으며, 데코덴 파츠와 컨페티가 더해진 표면은 정면과 측면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페어에는 ‘Breath Between the Waves’(2026)를 포함한 세 점을 출품했다.

김그림(Kim Grim, b.1999)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부유하는 감정과 몸을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덩어리’로 그리는 회화 작가다. 유화의 느린 건조 시간 속에서 형태들은 서로 들러붙고 흘러내리며, 인간과 동식물, 사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낯선 생명체로 드러난다. 세로 116.8cm의 ‘Untitled’(2025)는 어두운 화면을 이어 오던 이전 작업에서 벗어나, 밝은 빛 속에서 덩어리의 윤곽이 흐려지는 장면을 담았다. 15×15cm 소품 ‘Adjacent Seats’부터 대형 캔버스까지 여섯 점을 선보였다.

gxu(김지수, b.1991)는 국경을 넘고 도시를 옮겨 다니며 체감한 부유와 비소속의 감각을 얇고 가볍고 잘 보이지 않는 재료로 기록한다. 테이프와 비닐, 비즈와 와이어, 편의점에서 산 치실 같은 재료로 머무는 숙소의 벽에 별을 잇고 걷어내기를 반복해 온 작가는, 세계 어디에서나 별로 읽히는 ‘다섯 획의 별’을 자신의 조형 언어로 삼았다. 출품작 ‘N-tuple Star’(2024)는 두 개의 별 도형이 서로 교차하며 스스로 서는 조각으로, 디자인 소프트웨어 화면 위에 납작하게 존재하던 선과 도형이 실물의 형태를 얻은 작업이다.

아트쇼핑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파리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로, 세계 각국에서 온 300여 작가와 갤러리가 참여한다. 작가와 갤러리가 관람객과 직접 만나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이번 참가는 더웻의 작가들이 유럽 관객과 직접 교류하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더블유컴퍼니의 아트 플랫폼이자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더웻은 전시와 국제 협업을 통해 작가의 작업을 소개하고 관객과 컬렉터를 연결해 왔다. 더웻은 파리 현지 관객들이 한국 작가들의 작업에 보여준 관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내 네트워크를 넓히고, 더 많은 한국 작가를 해외에 소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블유컴퍼니 소개

더블유컴퍼니(W,company)는 동시대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모인 아티스트로 구성된 서울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기업이다. 산하 브랜드 ‘WETGENES’와 ‘THE WET’을 중심으로 패션, 예술, 전시, 교육,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고, 아티스트 협업과 전시, 이벤트 등 현장 중심의 활동을 통해 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언론연락처: 더블유컴퍼니 이상현 대표 02-2135-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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