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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투어코리아=이주현 기자]
추위에 얼은 몸과 마음을 푸근하게 녹여주는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에 취하는 겨울 별미여행을 떠나보자.
입김이 피어오르는 식당에서,
지역의 시간과 계절을 담은 한 그릇은
겨울을 가장 확실하게 안아주는 방식이다.
전국 곳곳, 온기 찾아 겨울 뜨끈한 별미 여행을 떠나본다.
# 속을 감싸 안는 제주 몸국
제주의 겨울을 대표하는 음식은 단연 몸국이다. 모자반을 듬뿍 넣어 끓여낸 진한 국물은 바다의 향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여기에 돼지고기 육수의 감칠맛이 더해져, 따뜻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한 숟가락 뜨는 순간 몸이 풀리며, 제주 사투리 ‘몸(모자반)’처럼 바다와 육지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맛이 겨울 여행자의 속을 먼저 달래준다.
제주 몸국 ⓒ투어코리아몸국은 예로부터 제주 어민과 농민들의 겨울철 별미로 전해졌다. 겨울철 미역·모자반이 제철일 때, 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해조류와 육류를 함께 끓여 영양을 보충하고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다른 지역 국물 요리와 달리, 몸국은 모자반 특유의 감칠맛과 돼지고기 육수의 구수함이 조화를 이루어, 한 그릇만으로도 제주 겨울 바다의 정취와 따뜻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 한 해를 되살리는 강진 회춘탕
전남 강진에서는 겨울이면 ‘한 그릇의 기력’을 얻는다는 회춘탕이 유명하다. 소고기와 각종 약재를 넣어 오랜 시간 푹 끓여내는데, 국물은 맑고 깔끔하면서도 은근한 농도와 깊이를 갖는다. ‘먹고 나면 몸이 다시 젊어진다’고 해 붙은 이름처럼, 겨울철 기력 회복을 위한 강진만의 보양 별미다.
강진 회춘탕/ 사진-강진군회춘탕은 예로부터 강진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전통 보양 음식이다. 혹한과 농사일로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마을 어르신들이 소고기와 지역에서 나는 약재를 푹 끓여 먹었던 데서 유래했다. 특히 겨울철에는 소고기의 단백질과 한방 재료의 기운을 함께 섭취해, 추운 날씨에도 건강을 지키고 힘을 얻는 지혜로운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다른 지역 보양탕과 달리, 강진 회춘탕은 맑고 깔끔한 국물과 약재 향의 은은한 조화가 특징으로, 한 그릇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 한입마다 온기가 도는 ‘전주 콩나물국밥’
겨울 전주 여행의 시작은 단연 콩나물국밥이다. 뽀얗게 우러난 육수에 아삭하게 씹히는 콩나물, 그리고 부드럽게 퍼지는 수란 한 숟가락. 뜨끈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순간 속이 사르르 풀리며, 눈이 절로 스르르 감긴다.
전주 콩나물국밥ⓒ투어코리아전주 콩나물국밥이 특별한 이유는 그 오랜 역사와 전주만의 방식에 있다. 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전주의 ‘장터 해장 문화’에서 비롯돼, 숙취에 좋고 몸을 따뜻하게 데우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전주에서는 콩나물의 아삭함을 살리기 위해 단시간에 빠르게 데치는 방식을 고수한다. 여기에 다시마·멸치 중심의 개운한 육수, 수란을 넣어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것은 전주식의 상징 같은 디테일이다.
또한 다른 지역과 달리 전주 콩나물국밥은 ‘삭힌 고추 양념장’이나 ‘새우젓’을 곁들여 취향에 맞게 맛을 조절할 수 있고, 김과 오징어채가 함께 나오는 ‘전주식 모주 세트’가 정석처럼 따라붙는 것도 특징이다.
#고성 대진항 ‘대구탕’으로 충만하게
강원 고성군 현내면의 대진항은 우리나라 최북단 국가어항으로, 1920년대 작은 포구에서 시작해 동해북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명태·정어리·청어로 이름을 떨쳤다. 겨울이 깊어지면 항구의 주인공은 대구다.
대진항 주변에는 뜨끈한 생대구탕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모여 있다.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국물과 도톰한 살점이 어우러진 한 그릇은, 겨울 바닷바람에 언 몸을 속부터 천천히 녹여준다. 항구를 둘러싼 낮은 산과 바다 사이의 작은 마을, 언덕 위 대진등대에서 내려다보는 최북단 바다와 항구 풍경, 인근 해변과 통일전망대, 해안도로까지 겨울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소박하지만 든든하다! 밀양 한우·돼지국밥
밀양의 겨울은 담백함으로 뜨겁다. 밀양 아리랑 시장과 영남루 주변에는 한우 국밥집들이 즐비했는데, 맑고 시원하면서도 깊은 소고기 육수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밀양식 돼지국밥은 구수하게 끓여낸 돼지 사골육수에 얇게 썬 고기가 더해져 속을 든든하게 채운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밀양의 진짜 겨울은 국밥집에서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밀양돼지국밥 ⓒ투어코리아돼지국밥하면 부산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 돼지국밥은 6·25 전쟁 이후 부산으로 피란 온 사람들이 빠르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부산을 대표하는 겨울 별미로 자리 잡았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따끈한 밥과 새우젓 한 스푼을 곁들이면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다른 지역 돼지국밥과 달리, 부산식은 국물의 진하고 맑은 맛이 특징. 밥을 말아 먹는 스타일이 정석으로 여겨진다.
#동해 겨울 보양,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곰치국’
동해안 겨울 별미인 곰치국은 곰치(붕장어과 생선)를 무, 파, 마늘, 고춧가루 등과 함께 시원하게 끓인 탕이다.
곰치국은 특히 숙취 해소에도 좋기로 유명하다. 비린맛이 거의 없고, 곰치 살은 담백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개운해 한 그릇만으로도 속을 따뜻하게 데워 준다.
동해 곰치국 /사진-동해시원래 곰치는 어부들에게 푸대접받던 생선이었다. 가격이 저렴해 잡고도 다시 바다로 돌려보냈던 곰치였지만, 겨울철 고기잡이에서 돌아오거나 포구에서 그물을 말릴 때 어부들이 언 몸을 녹이고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끓여 먹던 서민들의 보양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바다 향 가득한 ‘신안 김국’
신안 송공항의 김국은 예로부터 전해진 양식 기술로 생산한 신안 물김으로 만든 국물이 특징이다. 바다의 풍미가 진하게 우러나 담백하며, 취향에 따라 굴이나 낙지 등을 더해 끓이면 맛이 한층 풍성해진다. 김 채취 시기인 겨울, 갓 따온 물김으로 끓여낸 국물 한 숟가락은 속까지 따뜻하게 데워주는 제철 별미다.
신안 김국/사진-전남도주변 여행지로는, 겨울 햇살 아래 피어난 애기동백꽃이 아름다운 천사섬 분재공원, 수석미술관과 세계조개박물관을 아우르는 1004 뮤지엄파크,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된 반월·박지도(퍼플섬), 열두 개 미술작품 예배당으로 이뤄진 기점·소악도 12사도길 등이 있어, 미식과 이색 해양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해남 겨울 보양 ‘흑두부 버섯전골’
해남의 흑두부 버섯전골은 고기와 버섯, 두부를 푸짐하게 넣어 끓이는 겨울 보양식이다. 버섯에서 우러난 깊고 담백한 육수에 채소와 고기가 어우러져 풍미가 살아있고, 함께 나오는 정갈한 반찬까지 곁들이면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해남 버섯전골 /사진-전남도주변 여행지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천년고찰 대흥사, 다도해 절경과 빼어난 산세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달마고도 산책길, 서쪽 끝 낙조가 아름다운 목포구 등대, 아이들과 함께 공룡화석 발굴 체험이 가능한 해남공룡박물관 등이 있어 미식 여행에 문화와 체험을 더한다.
#겨울 바다 바람을 녹이는 한 그릇 ‘여수 돌문어탕’
겨울 바람이 부는 여수 바다는 식욕을 자극한다. 이곳의 돌문어탕은 시원함과 매콤함이 공존하는 국물 맛이 일품이다. 탱글한 문어 한 점을 씹는 순간, 피로가 사르르 풀린다.
돌문어탕은 여수 지역 특산물인 돌문어를 활용한 향토 음식이다. 신선한 돌문어를 푹 끓여 국물이 진하고, 청양고추와 마늘, 생강으로 맛을 더해 칼칼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낸다. 일반 문어탕과 달리 바위 근처에서 잡힌 돌문어를 사용해 식감이 단단하고 쫄깃하며, 해풍을 맞아 살이 단단하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찬바람 맞은 몸을 단숨에 녹이는 한 그릇, 여수 돌문어탕은 겨울 바다 여행의 특별한 즐거움이다.
#영덕 축산항 ‘영덕대게’로 겨울의 진수 맛보다
대게의 도시 영덕도 겨울 여행지로 딱이다. 특히 1924년 조성돼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축산항은 영덕을 대표하는 항구로, 겨울이면 대게 위판으로 하루가 분주하게 흘러간다. 항구로 들어오는 대게 상자를 싣고 경매장으로 향하는 차량들, 갓 쪄낸 대게와 홍게, 물가자미, 보리새우를 내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는 풍경은, 마치 겨울 미식 축제를 보는 듯하다.
한 판 시켜 게딱지에 밥을 비비고, 맑은 국물 탕이나 매콤한 찜을 곁들이면, 차가운 바람과 대비되는 따뜻한 한 끼가 완성된다. 축산항 뒤편 죽도산 블루로드 B코스를 따라 오르면, 항구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죽도산 전망대가 나타난다. 해 뜨기 전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일출은 겨울 축산항 여행의 클라이맥스로, 미식과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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