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도시 위에 쏟아진 26개의 빛”…포브스도 반한 '자그레브의 밤'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중세 건축물이 늘어선 도시 위로 26개의 빛이 쏟아졌다. 어둠이 내려앉은 자그레브는 단순한 야경을 넘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모했다.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열린 ‘빛 축제 자그레브(Festival svjetla Zagreb)’는 5일 동안 도심 21개 장소를 무대로 총 26개의 조명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장관은 국제적 주목으로도 이어져, Forbes가 2026년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행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도시 전체가 무대…중세와 첨단 기술이 만나다

이번 축제는 3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진행됐으며, 자그레브 관광청이 주최하고 자그레브시가 지원했다.

행사 기간 동안 체코, 프랑스, 독일, 슬로바키아, 스페인 등 5개국 작가들이 참여해 총 10건의 국제 협업 작품을 선보였다. 모든 프로그램은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무료로 운영돼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었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축제는 구시가지(Gornji Grad)와 신시가지(Donji Grad)를 아우르며 도시 전역을 연결했다.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 외벽 위로 최신 조명 기술과 3D 매핑이 더해지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이 완성됐다.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독일의 예술 단체 에프오엘 인터내셔널(FOL INTERNATIONAL)과 다니엘 마르그라프(Daniel Margraf)가 협업한 ‘Connected – Embraced’는 건물 외벽 전체를 유기적으로 흐르는 빛으로 채우며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연출로 주목받았다. 빛이 건축을 감싸며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장면은 관람객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오파토비나 공원에서는 티나 마르코비치(Tina Marković)의 ‘Neon Jungle’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외선에 반응하는 식물 형태의 빛이 어둠 속에서 떠오르며 자연과 기술이 교차하는 초현실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빛으로 전하는 메시지…환경과 공존을 말하다

올해 축제는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환경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개막작 ‘Blue Puls’는 세계자연기금(WWF Adria)과 협력해 제작된 작품으로, 3D 매핑을 통해 바닷속 생태계를 구현하며 기후 변화와 해양 오염 문제를 전달했다.

자그레브 관광청장 마르티나 비에넨펠트(Martina Bienenfeld)는 “바다를 주제로 시작해 세계 물의 날에 맞춰 마무리되는 구조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축제는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에 맞춰 종료되며 하나의 환경 서사를 완성했다.

자그레브 시장 토미슬라브 토마셰비치(Tomislav Tomašević) 역시 개막식에서 “이 축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행사로 성장했다”며 도시의 문화적 위상을 강조했다.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풍선 트램·AI 난초…참여형 작품도 눈길

올해는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작품들도 큰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티용(Charles Petillon)은 자그레브의 상징인 트램 내부를 흰 풍선으로 가득 채운 ‘Zagreb Enclosure Time’을 선보였다. 정지된 트램 안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풍선은 도시의 기억과 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또 스트로스마예르 광장에서는 AI 기반 작품 ‘Ophrys’가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해 LED 화면 위에 난초가 피어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메드베드니차 산의 희귀 식물을 디지털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기술과 자연의 공존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외에도 ‘Journey Through Dreams’와 같은 3D 매핑 작품이 10분 간격으로 상영되며 관람객을 환상적인 세계로 이끌었다. 다만 강한 빛 효과로 인해 광과민성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안내도 함께 제공됐다.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빛 축제/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7곳에서 시작된 축제, 유럽 대표 행사로 성장

자그레브 빛 축제는 2017년 구시가지 7개 장소에서 시작됐다. 이후 매년 규모를 확장하며 2024년에는 22개 장소 25개 작품, 올해는 21개 장소 26개 작품으로 발전했다.

현재는 국제 네트워크 ‘Festival of Lights International’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빛 축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또한 European Best Destinations가 선정한 주요 유럽 행사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며, 모나코 그랑프리와 밀라노 동계올림픽 등과 함께 언급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자그레브 /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

여행팁 - 교통

한편, 한국에서 자그레브로 향하는 길도 한층 편리해질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7월 2일부터 10월 24일까지 인천-자그레브 직항 노선을 주 3회(화·목·토) 운항할 예정이며, 비행시간은 약 11시간이다.

현지에서는 트램이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그레브 카드를 이용하면 대중교통과 주요 관광지 입장이 무료로 제공된다. 물가 역시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다. 에스프레소 한 잔은 약 1.5유로(약 2300원), 식사는 10~15유로(약 1만5000~2만3000원) 수준이다.

자그레브 트램/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 트램/ 사진-크로아티아관광청

자그레브를 거점으로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차량 약 2시간), 스플리트(약 3시간 30분), 두브로브니크(약 6시간) 등 주요 관광지로 이동하기도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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