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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복기왕 의원[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국내 도시개발 사업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받아온 '지연 행정'을 뿌리 뽑기 위한 입법 조치가 시작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복기왕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아산갑)은 산재한 인허가 절차를 하나로 묶고 협의 기한을 강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개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재 대한민국 도시개발 현장은 이른바 '심의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있다. 현행법상 도시계획, 교통 영향평가, 경관 심의, 재해 영향평가 등을 개별 부처나 위원회에서 각각 따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A 위원회의 수정 요구를 반영하면 B 위원회의 기준에 어긋나는 식의 '심의 충돌'이 빈번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천 검단신도시는 이러한 부처 간 엇박자로 인해 인허가에만 7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했다. 화성 동탄2지구와 고양 창릉지구 역시 평가 결과의 불일치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며 입주 예정자들의 고통을 키웠다.
특히 사업의 첫 단추인 '구역 지정' 단계에서 관계기관들이 의견 제출을 무기한 미루는 행태도 심각하다.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경우 관련 기관의 응답 지연으로 구역 고시가 8개월 넘게 밀리는 사태를 겪었다. 이러한 행정 지연은 막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자 발생으로 이어져 결국 분양가 상승과 지역 주민의 피해로 귀결된다.
복기왕 의원이 제시한 해법의 핵심은 선진국형 '통합심사' 시스템이다.
영국(DCO 제도)은 '단일 동의명령(Development Consent Order)' 체계를 통해 10여 종의 복잡한 인허가를 한 번에 처리한다. 이를 통해 평균 인허가 기간을 기존의 절반 이하인 2.5년으로 단축했다.
네덜란드(자동 허가)는 26개의 개별 법률을 통합 운영하며, 행정기관이 정해진 기한 내에 답하지 않으면 '묵시적 동의'로 간주해 사업을 진행시킨다. 이 제도로 연간 5억 유로(약 7,500억 원) 이상의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독일과 싱가포르 역시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한 통합 절차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개정안의 강력한 배경이 됐다.
이번 개정안은 국내 실정에 맞춘 세 가지 강력한 장치를 담고 있다.
구역 지정 시 관계기관은 반드시 20일 이내에 의견을 내야 한다. 응답이 없으면 협의가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는 '간주 처리제'를 도입해 부처 간 '서류 뭉개기'를 원천 차단한다.
교통, 경관, 재해 등 9개 이상의 개별 심의를 단일 위원회에서 일괄 처리한다. 심의 결과가 서로 충돌해 계획안을 무한 수정해야 했던 악순환을 끊어내는 핵심 장치다.
인허가 권한이 집중되는 만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심의에 참여하는 민간 위원에게도 공무원과 동일한 뇌물수수 벌칙을 적용해 비리 소지를 차단하고 공정성을 높인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전국 각지의 신규 도시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충남 아산의 '방축지구'를 비롯해 인허가 병목현상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던 지역 숙원 사업들이 직접적인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기왕 의원은 "무기한 행정 지연으로 발생하는 매몰비용은 결국 국민의 몫"이라며 "글로벌 표준에 맞는 원스톱 시스템을 정착시켜 지지부진한 지역 개발을 가속화하고 주민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여야 의원 26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해 정파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향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추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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