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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필리핀 엘니도 / 사진-투어코리아[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드라마 한 편이 도시의 매력을 재발견하게 만들기도 한다. 요즘 세부와 엘니도가 그렇다.
‘월간남친’으로 다시 주목받는 여행지, 필리핀 세부
<월간남친>을 계기로 다시 시선이 머무는 세부는 흔히 떠올리는 ‘휴양지 세부’보다 훨씬 다층적인 얼굴을 갖고 있다. 바다만 예쁜 곳이 아니라, 오래된 돌담과 성당, 항구의 시간과 리조트의 여유가 한 도시 안에서 교차하는 곳. 그래서 세부는 지금, 이야기의 배경으로도 여행지로도 다시 뜨고 있다.
필리핀 세부 모알보알(Moalboal) /사진-필리핀 관광부세부는 필리핀 중부 비사야 지역에 자리한 대표 도시로, 이름 자체가 ‘무역의 섬’을 뜻한다. 오래전부터 인도·중국·아라비아와 교류하던 항구 도시였고, 1521년 마젤란이 도착한 이후 스페인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쌓아왔다. 이 도시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휴양지의 낭만 아래 생각보다 깊고 오래된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세부가 가장 사랑받는 이유는 역시 바다다. 막탄과 해안 쪽에선 휴양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서두를 이유도 없이 그냥 머물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막탄 일대 리조트 해변에서는 물 위로 번지는 햇살과 야자수 그림자, 늦은 오후의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이 완성된다.
세부 막탄 섬 호핑투어 (Mactan Island Hopping) /사진-필리핀 관광부호핑투어에 나서면 투명한 바다 위를 옮겨 다니며 스노클링과 아일랜드 투어를 즐길 수 있고, 선셋 크루즈는 세부의 하루를 가장 낭만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바다는 세부의 여백이라면 도시는 세부의 다층적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세부를 가장 밀도 있게 만나는 방법은 반나절 시티투어다. 대략 4~5시간이면 역사와 종교, 로컬의 결까지 압축적으로 훑을 수 있다.
산 페드로 요새(Fort San Pedro) / 사진-투어코리아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은 산 페드로 요새. 1565년 목조 요새로 시작해 1738년 지금의 돌 구조로 다시 세워진 이곳은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요새 중 하나다. 항구 옆에 자리한 낮은 성벽과 오래된 포대, 검게 그을린 돌담은 세부의 시간이 얼마나 오래 축적됐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세부의 심장은 역시 산토니뇨 성당과 마젤란의 십자가 주변에서 가장 강하게 뛴다. 1521년 세부에 도착한 마젤란의 서사는 지금도 이 일대에 진하게 남아 있다. 성당 앞 팔각형 예배당 안에 서 있는 십자가, 천장에 그려진 벽화, 촛불을 밝히며 기도하는 현지인들의 모습까지. 관광지이면서도 일상의 신앙이 단단히 살아 있는 풍경은 세부를 단순한 휴양지와는 또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이곳은 ‘봐야 하는 명소’라기보다, 세부라는 장소를 이해하게 만드는 핵심 장면에 가깝다.
성당 앞에서 마젤란 일행이 세부에 도착해 세운 500년 된 나무 십자가가 눈길을 끈다. /사진-투어코리아조금 더 액티브한 여행을 원한다면 골프도 좋은 선택지다. 세부 시내 남쪽 파르도 언덕에 자리한 알타 비스타 골프 & 컨트리 클럽은 해발 152m 높이에서 시내와 항구를 내려다보며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8홀, 파72 코스로 고저차와 워터 해저드가 있어 플레이 자체도 꽤 흥미롭다. 세부는 이렇게 오전엔 도시를 걷고, 오후엔 바다를 보고, 해 질 무렵엔 골프장이나 클럽 라운지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식으로 하루의 결을 완전히 바꿔가며 즐길 수 있다.
접근성도 강점이다. 인천에서 세부까지 비행시간은 약 4시간 30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세부퍼시픽, 티웨이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이 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선택지도 넓다. 특히 세부퍼시픽은 인천-세부 노선을 매일 운항해 일정 짜기도 수월하다. 밤에 출발해 새벽 도착 후 곧바로 여행을 시작하는 패턴도 가능해, 짧은 일정에도 세부의 밀도를 꽤 높게 채울 수 있다.
시리즈 <더 라스트 리조트> 무대, 필리핀 엘니도
로맨틱 코미디는 종종 사랑보다 먼저 풍경을 기억하게 만든다.올해 2월 공개된 <더 라스트 리조트>가 그랬다. 화면 가득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석회암 절벽, 라군 사이로 스며드는 빛은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오래 남았다.
필리핀 엘니도 / 사진-투어코리아엘니도는 바킷만(Bacuit Bay)을 따라 펼쳐지는 압도적인 자연으로 유명하다. 약 1,780여 개의 섬이 흩어져 있고,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은 라군, 화이트 샌드 비치, 맹그로브 숲, 산호초, 숨겨진 동굴이다.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오히려 영화 세트장처럼 느껴지는 곳. 하지만 엘니도의 매력은 그 모든 장면이 실제라는 데 있다.
해변은 각기 다른 감정으로 기억된다. 히든 비치(Hidden Beach)는 이름 그대로 숨어 있는 풍경의 설렘을, 낙판 비치(Nacpan Beach)는 길게 뻗은 모래사장이 주는 해방감을, 리오 비치(Lio Beach)와 라스 카바나 비치(Las Cabanas Beach), 코롱 코롱 비치(Corong Corong Beach)는 각기 다른 분위기의 여유를 보여준다.
엘니도에서는 ‘어디를 가야 하나’보다 ‘어디에 가만히 앉아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다만 바라보는 시간이 이곳에서는 가장 완벽한 일정이 되기 때문이다.
엘니도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역시 바다 위에서 시작된다. 섬과 섬을 잇는 호핑투어는 이곳을 가장 엘니도답게 만나는 방법이다. 마틴록 섬(Matnloc Island), 시크릿 라군(Secret Lagoon), 헬리콥터 아일랜드(Helicopter Island), 엔타룰라 비치(Entalula Beach)로 이어지는 코스에서는, 석회암 절벽과 투명한 물빛이 만들어내는 장관이 쉼 없이 펼쳐진다. 스노클링으로 들여다보는 수중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열대어와 산호초가 어우러진 바닷속은 수면 위 풍경과는 또 다른 세계처럼 다가온다. 카약을 타고 절벽 사이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순간에는, 마치 작품 속 한 장면 안으로 직접 들어간 듯한 기분마저 든다.
필리핀 엘니도 / 사진-투어코리아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엘니도도 강렬하다. 라스 카바나 비치에서 출발하는 집라인은 바다를 가로질러 섬으로 이어지는 액티비티로, 발 아래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수면이 그 자체로 영화 같은 장면을 완성한다. 해가 기울 무렵에는 코롱 코롱 비치나 파노라마 비치 클럽으로 향하면 좋다. 붉게 물드는 하늘과 바다, 그리고 천천히 번지는 노을의 색감은 <더 라스트 리조트>가 남긴 로맨틱한 무드를 현실로 끌어온다.
무엇보다 엘니도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충분히 좋다’는 데 있다. 해변 카페에 앉아 바람을 맞고, 모래사장을 천천히 걷고, 노을이 바다로 잠기는 순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여행이 완성된다. 화려한 액티비티와 고요한 휴식이 이상적으로 공존하는 곳. 그래서 엘니도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감정을 쉬게 하는 풍경으로 남는다.
유럽 여행자들 사이에서 이미 ‘또 하나의 몰디브’로 불릴 만큼 사랑받아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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