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근대성(近代性)을 상징하는 두 기둥"... 시 등록문화유산 등재

[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인천광역시가 근대 종교사의 헌신이 깃든 ‘마라발 형제 선교사 경당’과 일제강점기 산업 수탈의 현장인 ‘인천 구 소래염전 소금창고 및 간수저장소’를 시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한다. 이번 결정은 박제된 과거가 아닌, 현재의 도시 개발과 공존할 수 있는 ‘유연한 보존’을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마라발 형제 선교사 경당 이미지마라발 형제 선교사 경당 이미지

미추홀구 도화동에 위치한 ‘마라발 형제 선교사 경당’은 1910년대에 지어진 가족 영묘형 건축물이다. 이곳의 주인공인 죠셉 마라발(Joseph Maraval, 한국명 마애락) 신부는 1893년 답동성당의 3대 주임신부로 부임하며 인천 근대 교육과 복지의 기틀을 닦았다.

마라발 신부는 답동성당 건립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박문소학교 설립, 해성보육원 및 해성병원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인천의 교육과 의료 발전에 평생을 바쳤다. 동생인 장 밥티스트 마라발 신부와 함께 잠든 이 경당은 국내 외국인 묘지에서는 극히 드문 ‘마우솔레움(Mausoleum, 영묘)’ 형식을 갖추고 있어 건축사적 가치 또한 압도적이다.

함께 등재되는 논현동의 ‘소래염전 소금창고와 간수저장소’는 1936년 건립된 사실이 고증을 통해 확인되었다. 이는 국내에 잔존하는 천일염전 소금창고 중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소금 창고 전경소금 창고 전경

"소래염전은 일제강점기 당시 경기도와 인천 일대의 소금을 수탈하기 위해 조성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자, 해방 후 대한민국 근대 산업화를 견인했던 경제적 기반이다"

이 건축물은 당시 목조 구조물로서의 원형 보존 상태가 매우 뛰어나며, 소금을 보관하던 창고와 염분 농도를 조절하던 간수저장소가 세트로 보존되어 있어 염전 산업의 변천사를 연구하는 핵심 사료로 평가받는다.

인천시는 이번 등록을 통해 총 13개의 시 등록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주목할 점은 지정문화유산과 달리 ‘등록문화유산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지정문화유산은 주변 지역 개발을 엄격히 제한해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잦지만, 등록문화유산은 외관만 유지하면 내부 공간을 카페나 전시장 등으로 자유롭게 리모델링할 수 있다.

김윤희 시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결정이 시민의 삶을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역사적 가치를 지켜내는 ‘균형 잡힌 행정’의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인천시는 오는 6월 초 최종 고시를 통해 이들 유산의 법적 지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는 인천이 지닌 종교적 숭고함과 산업적 역동성을 현대 도시 미관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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