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송도 F1, 'B/C 1.45 돌파'... 제2의 영암 우려 뚫고 글로벌 도시 도약할까
6일 일본을 전격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스즈카 그랑프리에 참석 중인 포뮬라 원 그룹(Formula One Group)의 스테파노 도미니칼리(Stefano Dominicali) CEO 등 F1 책임자 등을 만나 F1 인천 그랑프리 개최 의향서를 전달하고 있다6일 일본을 전격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스즈카 그랑프리에 참석 중인 포뮬라 원 그룹(Formula One Group)의 스테파노 도미니칼리(Stefano Dominicali) CEO 등 F1 책임자 등을 만나 F1 인천 그랑프리 개최 의향서를 전달하고 있다

[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 대회인 'F1(포뮬러 원) 그랑프리' 유치를 향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최근 발표된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도출되면서 유치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나,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16일 시청 브리필룸에서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해 온 ‘F1 인천 그랑프리 기본구상 및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4.16. / 투어코리아 이창호 기자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16일 시청 브리필룸에서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해 온 ‘F1 인천 그랑프리 기본구상 및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4.16. / 투어코리아 이창호 기자

지난 16일 인천시가 공개한 ‘F1 인천 그랑프리 기본구상 및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는 유치 찬성 측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F1 유치의 총 편익은 1조 1,697억 원, 투입 비용은 8,028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주목할 지표는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다. 통상 1.0을 넘으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1.45라는 높은 수치가 도출됐다. 이는 송도가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 국제적 관광·비즈니스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갖췄음을 시사한다. 이번 용역은 세계적인 서킷 설계 전문 기업인 독일의 '틸케(Tilke)'와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이 공동 수행하며 분석의 전문성을 높였다.

반대 측에서 가장 자주 언급하는 논거는 과거 전남 영암 F1 대회의 실패 사례다. 영암은 막대한 적자를 남긴 채 대회를 포기하며 예산 낭비의 대명사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송도가 추진하는 ‘도심 레이싱(Street Circuit)’은 영암과는 구조부터가 다르다고 분석한다.

영암은 황무지에 서킷을 건설해야 했으나, 송도는 기존 도심 도로를 활용한다. 이는 대규모 토목 공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인프라 활용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영암의 결정적 패착이었던 숙박 시설 부족과 불편한 교통 문제는 송도에 해당되지 않는다. 송도는 이미 국제적 수준의 컨벤션 시설과 호텔, 인천국제공항과의 인접성을 확보하고 있다.

도심형 서킷은 모나코, 싱가포르, 라스베이거스처럼 도시 자체가 중계 화면에 노출되며 막대한 홍보 효과를 창출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다.

포뮬러 원 (F1) 하이네켄 실버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 트랙 포뮬러 원 (F1) 하이네켄 실버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 트랙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골은 깊다. 인천평화복지연대를 비롯한 ‘F1 개최 반대 인천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F1 유치는 인천 재정을 위협하는 위험한 도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타당성 조사 결과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하며 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의 셈법도 복잡하다. 김기흥 국민의힘 연수을 당협위원장은 “객관적 검증을 거친 연구 결과를 ‘통계의 장난’이라 치부하는 것은 근거 없는 선동”이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인천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과거 F1을 ‘전시성 행정’이라 비판했던 야권 유력 인사들이 구체적인 수치가 담긴 용역 결과 앞에서도 침묵하거나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책임 회피’라는 지적도 나온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F1은 연간 5억 명 이상의 시청자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이다. 인천시가 2026년 또는 2027년 대회 개최를 목표로 속도를 내는 이유다.

포뮬러 원 (F1) 하이네켄 실버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 트랙포뮬러 원 (F1) 하이네켄 실버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 트랙

결국 관건은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철저한 사후 활용 계획이다. 비용편익비(B/C) 값이 1.45라는 수치가 실제 시민들의 지갑을 채워줄 수 있는 낙수효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화려한 축제 뒤에 숨겨진 부채의 덫이 될지는 향후 추진 과정에서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민관 협의에 달려 있다.

송도 F1 유치는 단순한 레이싱 경기를 넘어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전략적 선택이다. 정쟁에 휘말려 기회를 놓치기보다는, 도출된 경제성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정교한 실행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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