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이 다시 쇼핑백으로”…현대백화점, 비닐 대란 속 자원순환 해법 주목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비닐봉투 수급 불안이 유통 현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현대백화점의 폐비닐 자원순환 모델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캠페인으로 출발한 ‘비닐 투 비닐(Vinyl to Vinyl)’이 최근 나프타 가격 급등에 따른 비닐봉투 공급난 속에서 자체 조달형 시스템으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4년 6월 HD현대오일뱅크와 공동 개발한 ‘비닐 투 비닐’ 프로세스를 통해 1년 4개월간 재생산해 비축한 100L 비닐봉투 20만 장을 점포 현장에서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물량은 압구정본점 등 13개 백화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 6개 아울렛, 총 19개 점포에 배포됐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 20개 점포가 약 3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비닐 투 비닐’은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발생한 폐비닐을 다시 새 비닐봉투로 되돌리는 자원순환 프로세스다.

현대백화점이 점포에서 나온 비닐을 1톤 단위로 모아 압축한 뒤 HD현대오일뱅크에 전달하면, HD현대오일뱅크가 이를 열분해해 새 비닐봉투로 제작하고 다시 현대백화점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 직원들이 경기도 평택시 한 물류공장에서 자원순환 프로세스 ‘비닐 투 비닐’로 생산된 비닐봉투를 점포로 배포하기 위한 출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 직원들이 경기도 평택시 한 물류공장에서 자원순환 프로세스 ‘비닐 투 비닐’로 생산된 비닐봉투를 점포로 배포하기 위한 출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당초 이 프로젝트는 비닐 소각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폐비닐 분리배출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비닐봉투 단가가 오르고, 인상된 가격에도 물량 확보가 불확실해지면서 위기 대응형 자원순환 모델로 재조명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닐을 소각 처리할 경우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비닐 재활용의 전제조건인 폐비닐 분리배출도 장려하기 위해 비닐 투 비닐을 운영해 왔다”며 “현재 비닐봉투 단가 상승은 물론, 인상된 가격으로도 물량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이 되면서 비닐 투 비닐 프로세스가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폐비닐 수집 점포를 더 넓힐 계획이다. 현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10개 백화점과 3개 아울렛 등 총 13개 점포에서 폐비닐을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지방 점포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백화점과 아울렛 입점 브랜드 협력사원을 대상으로 비닐 분리배출 참여를 높이는 캠페인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모델의 배경에는 현대백화점이 꾸준히 운영해온 자원순환 경험이 있다. 2021년부터 진행 중인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 ‘365 리사이클’은 의류, 휴대폰, 플라스틱 장난감 등 매달 다른 주제로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부받아 필요한 곳에 전달하거나 업사이클링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참여 고객은 43만 명에 달하며, 회사 측은 올해 누적 참여 고객이 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다양한 자원순환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며 친환경 경영의 기반을 다져왔고, 그 연장선에서 도입한 비닐 투 비닐 프로세스가 기업의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것뿐 아니라 비상 시 자원을 자체 조달하는 실질적 대안으로서 가치도 발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단순 친환경 이미지 구축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과 실효성을 갖춘 자원순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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