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수술 중 진단 시간 4분의 1로 줄인다…보라매병원, 새 기술 임상 가능성 확인
뇌종양 수술 중 진단 시간 4분의 1로 줄인다…보라매병원, 새 기술 임상 가능성 확인뇌종양 수술 중 진단 시간 4분의 1로 줄인다…보라매병원, 새 기술 임상 가능성 확인

[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뇌종양 수술 현장에서 종양 여부를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의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외과 변윤환 교수 연구팀은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CLE)을 활용한 수술 중 실시간 진단 기술과 인공지능(AI) 모델의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다기관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뇌종양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수술 도중 종양의 종류와 경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절제 범위가 결정되고 이후 치료 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수술 중 조직 일부를 채취해 병리과로 보내는 '동결절편(Frozen Section, FS) 검사'가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결과를 받기까지 평균 약 20분이 소요되며, 그 시간 동안 수술이 중단되거나 외과의의 판단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기술은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Confocal Laser Endomicroscopy, CLE)이다. CLE는 수술 중 채취한 조직에 레이저를 조사해 세포 수준의 고해상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장비로, 조직을 병리과로 보내지 않고도 수술실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장점이다. 기존 광학현미경과 달리 별도의 조직 처리 과정 없이 신선한 상태의 세포를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수술 흐름을 끊지 않고도 진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한국과 캐나다의 4개 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전향적 임상시험으로 설계됐다. 총 376명의 환자에서 461건의 생검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대규모 연구다.

분석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CLE의 진단 정확도는 0.94로, 기존 동결절편 검사(0.92)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을 나타냈다. 민감도와 특이도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여, 정확성 면에서 기존 방식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무엇보다 진단 소요 시간이 평균 5분 56초로, 동결절편 검사 대비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수술 현장에서의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CLE 영상을 분석하는 AI 진단 모델도 함께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종양 여부 판별에서 0.94, 종양 아형 구분에서 0.88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AI 모델을 CLE와 결합함으로써 향후 영상 기반 수술 중 진단 보조 기술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시했다.

변윤환 교수는 "뇌종양 수술에서는 수술 중 종양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을 통해 기존 검사보다 빠르게 진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조직을 일부 채취해야 하는 CLE 기술의 한계를 넘어, 향후에는 조직을 떼어내지 않고 수술 중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비침습적 CLE 기술 개발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 기술이 실현되면 수술 중 환자 부담을 더욱 줄이면서도 실시간 진단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향력지수(IF) 15.1의 국제 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에 지난 4월 18일 게재됐으며, 국내 생명과학 분야 우수 연구자를 선정하는 BRIC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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