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AI·센토사 개발로 새판 짠다”…싱가포르관광청, TIC 2026서 미래 전략 공개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싱가포르 관광이 K-콘텐츠, AI, 도시 개발을 축으로 미래 관광 전략을 다시 짠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지난 8일 연례 관광 산업 컨퍼런스 ‘TIC 2026(Tourism Industry Conference 2026)’을 열고, 변화하는 관광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올해 컨퍼런스의 주제는 ‘변화하는 세계 속 관광 회복탄력성(Tourism Resilience in an Evolving World)’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와 관광지 재개발, AI·데이터 기반 산업 경쟁력 강화가 핵심 키워드로 제시됐다.

특히 싱가포르관광청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 미스터로맨스와 3년간 협업을 맺고, K-드라마를 통해 싱가포르의 도시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오차드 로드 활성화 계획, 그레이터 센토사 마스터 플랜, AI Playbook for Tourism, Tcube Centre of Excellence 등 신규 이니셔티브를 더해 콘텐츠로 여행 욕구를 만들고, 도시 경험으로 체류 매력을 높이며, 기술로 관광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025년 관광수입 328억 싱가포르달러…역대 최고 성과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먼저 강조된 것은 싱가포르 관광 산업의 회복세다.

멜리사 오우(Melissa Ow) 싱가포르관광청 청장은 개회사를 통해 싱가포르가 2025년 관광수입 328억 싱가포르달러, 원화 약 37조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방문객 수는 1,690만 명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관광 산업의 다음 성장 단계를 준비한다. 핵심 전략은 ‘T2040(Tourism 2040)’이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이 전략 아래 ▲미래 수요 창출 ▲매력적인 여행지 조성 ▲미래 지향적 관광 산업 육성이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관광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즉,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를 만들고, 머물고 싶은 도시 공간을 새롭게 설계하며, 관광업계가 AI와 데이터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번 TIC 2026은 싱가포르 관광이 단순 회복을 넘어 미래형 관광 도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K-드라마로 싱가포르 알린다…미스터로맨스와 3년 협업

가장 눈길을 끈 발표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 미스터로맨스와의 파트너십이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영화와 TV 콘텐츠가 여행지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미스터로맨스와 3년간의 협업을 추진한다.

싱가포르관광청과 미스터로맨스가 MOU를 체결했다. (왼) 싱가포르관광청 멜리사 오우(Melissa Ow) 청장과 (오) 미스터로맨스 심세윤 대표/사진-싱가포르관광청싱가포르관광청과 미스터로맨스가 MOU를 체결했다. (왼) 싱가포르관광청 멜리사 오우(Melissa Ow) 청장과 (오) 미스터로맨스 심세윤 대표/사진-싱가포르관광청

이번 협업은 드라마와 영화 속 촬영지를 따라 여행하는 ‘세트 제팅(set-jetting)’ 트렌드를 겨냥한다. 싱가포르의 도시 경관, 라이프스타일, 로컬 경험을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 전 세계 시청자에게 싱가포르를 매력적인 여행지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첫 협업 작품은 배우 주지훈과 이준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바이킹’이다. 재계 분쟁을 다룬 이 작품은 현재 제작 중이며, 싱가포르가 어떤 배경과 분위기로 담길지 관심이 모인다.

써린 탄(Serene Tan) 싱가포르관광청 북아시아 국장은 “미스터로맨스는 호평을 받은 미스터리 시리즈 '조명가게’부터 다수의 상을 휩쓴 히어로물 ‘무빙’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작품을 제작하며 탄탄한 역량을 입증해 왔다”며 “미스터로맨스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싱가포르의 생동감 넘치는 도시 경관과 독특한 경험을 조명하고, 전 세계 여행객에게 싱가포르를 매력적인 목적지로 각인시킬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아 온 미스터로맨스와의 협업을 통해 싱가포르의 다채로운 모습을 새로운 관점에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세윤 미스터로맨스 대표도 이번 협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심 대표는 “글로벌 제작 노하우와 매력적인 여행지로서 싱가포르가 가진 가치가 결합해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스토리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신선한 여행 경험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는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버설 뮤직·위챗페이까지…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싱가포르관광청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주요 글로벌 파트너와 체결한 3건의 양해각서(MOU)도 전략의 핵심으로 소개했다. 콘텐츠, 음악, 결제 플랫폼을 아우르는 협업을 통해 싱가포르의 글로벌 인지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미스터로맨스와의 협업이 K-드라마를 활용한 관광지 브랜딩이라면, 유니버설 뮤직 싱가포르(Universal Music Singapore)와의 양해각서는 음악 콘텐츠를 통해 싱가포르의 도시 매력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음악과 관광을 연결해 젊은 여행객에게 싱가포르를 더 감각적인 목적지로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다.

중국인 방문객을 위한 편의성 강화도 이어진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위챗 페이(Weixin Pay)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3년 연장했다. 결제 편의와 디지털 서비스 경험이 여행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요 방한·방문 시장을 겨냥한 세밀한 인프라 강화로 볼 수 있다.

오차드 로드와 센토사, 다시 설계되는 싱가포르 대표 관광지

도시 개발 전략도 이번 TIC 2026의 주요 축이었다. 싱가포르관광청은 대표 관광지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오차드 로드와 센토사를 새롭게 정비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먼저 ‘오차드 로드 활성화 계획(Orchard Road Rejuvenation Plan)’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오차드 로드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쇼핑·라이프스타일 거리지만, 앞으로는 단순 쇼핑 중심 공간을 넘어 체험과 문화, 휴식이 결합된 새로운 도심 관광지로 진화할 예정이다.

그레이터 센토사 마스터 플랜에 기반해 해안 보호 전략과 연계된 이벤트 공간을 갖춰 새롭게 정비된 실로소(Siloso) 해변 모습을 담은 조감도 (출처: SGD (Sentosa Development Corporation))그레이터 센토사 마스터 플랜에 기반해 해안 보호 전략과 연계된 이벤트 공간을 갖춰 새롭게 정비된 실로소(Siloso) 해변 모습을 담은 조감도 (출처: SGD (Sentosa Development Corporation))

싱가포르관광청은 오차드 로드 안에 차별화된 체험 요소를 더하고, 방문객과 현지 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관광객에게는 새로운 도시 경험을, 현지인에게는 일상 속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방향이다.

센토사 개발도 함께 속도를 낸다. ‘그레이터 센토사 마스터 플랜(Greater Sentosa Master Plan)’은 센토사를 반드시 방문해야 할 여행지로 다시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해안 보호 전략과 연계된 이벤트 공간을 갖춘 실로소(Siloso) 해변 정비 구상이 소개되며, 센토사의 휴양·엔터테인먼트·지속가능성 가치를 함께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AI Playbook·Tcube Centre…관광 산업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

싱가포르관광청은 관광업계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신규 이니셔티브도 출범했다. 이번에 공개된 핵심 사업은 ‘AI Playbook for Tourism’과 ‘Tcube Centre of Excellence’다.

AI Playbook for Tourism은 관광 기업이 AI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여행 수요 예측, 개인화 추천, 운영 효율화,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관광업계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Tcube Centre of Excellence는 관광 분야의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허브로 운영된다. 싱가포르관광청은 이를 통해 관광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디지털 혁신 역량을 키우고, 급변하는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싱가포르 관광 전략이 단순한 홍보나 인프라 개발에 머물지 않고, 산업 구조 자체를 미래형으로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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