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 2주 전 ‘우수지도자상’... 구멍 뚫린 스포츠 윤리 행정
이소희 의원이소희 의원

[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용인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조정팀 소속 A 감독이 금품수수 및 횡령 의혹으로 ‘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받기 불과 2주 전, 대한체육회로부터 ‘우수 지도자상’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비위 신고 이후 징계 확정까지 조사가 1년 넘게 지체된 데다, 징계와 포상을 담당하는 기관 내 정보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한민국 스포츠 윤리 체계의 허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소희 의원(국민의힘)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가 접수된 시점부터 중징계 요구 의결까지 약 13개월이 소요됐다. 통상적인 조사 기간을 훌쩍 넘긴 ‘늑장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의혹의 당사자인 A 감독은 현장에서 지도자 활동을 아무런 제약 없이 지속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조사가 진행 중이던 기간, A 감독은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수여되는 ‘대한체육회 체육상(우수 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 체육상 규정에 따르면 수사 중이거나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 등은 추천 제한 대상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중징계 및 수사 의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전달받고 징계 절차를 밟으면서도, 정작 포상 검증 과정에서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 의원실의 질의에 대해 대한체육회 측은 “포상 담당 부서와 징계 담당 부서가 달라 관련 사실을 공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이른바 ‘칸막이 행정’의 한계를 시인했다.

결국 A 감독은 화려한 시상대에 오른 지 단 2주 만에 시도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을 받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의3에 따라 체육계 인권 보호와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 지연으로 제 기능을 못 하는 사이,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됐다.

이소희 의원은 “신고자가 조직 내에서 고립되며 삶이 무너지는 동안, 비위 의혹 지도자는 1년 넘게 활동하며 국가 차원의 상까지 받는 모순이 발생했다”며 “문체부는 관리·감독 책임 기관으로서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속도를 높이고, 대한체육회의 포상 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직접적인 징계권을 갖지 못하고 시도체육회에 의결 결과를 전달하는 현행 구조의 한계를 인정하고, 징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절차 개선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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