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 안 내리면 죽인다”... 인천 구의원 후보 피습 파문, 정치권 ‘증오의 언어’가 키운 화(禍)
유정복 캠프 전경 / 투어코리아 이창호 기자유정복 캠프 전경 / 투어코리아 이창호 기자

[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 지역 정가가 선거 유세 현장에서 발생한 백주대낮의 폭력 사태로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여권 유력 정치인의 거친 언사가 지지자들의 폭력 행위를 유도했다는 배후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이번 선거가 정책 대결이 아닌 극단적 진영 논리와 혐오 범죄로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인천 검단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용갑(62) 후보가 유세 도중 신원 미상의 괴한들에게 가로막혔다. 현장 목격자들은 가해자들이 박 후보를 향해 “피켓을 당장 내리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살해 협박과 함께 신체적 위해를 가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박 후보를 향해 특정 정치적 낙인이 담긴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이 단순한 우발적 폭행이 아닌 명백한 ‘정치 테러’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백주대낮의 폭력 사태가 최근 인천시장 선거판을 흔든 거물급 정치인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가해자들이 유세 현장에서 외친 폭언은 최근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공식 석상에서 사용한 문제의 단어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찬대 후보는 한 청소년이 “우리의 주적이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상대 진영을 겨냥해 “내란 세력”이라는 극단적인 답변을 내놓아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상대 진영을 공존과 경쟁의 대상이 아닌, 사회에서 격리하고 척결해야 할 ‘적’이자 ‘내란 분자’로 규정하는 순간 지지자들에게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일종의 ‘면죄부’나 ‘허가증’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이번 피습은 지도층의 언어 오염이 현장에서 어떻게 물리적 위협으로 발현되는지 보여준 참담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사건이 발발하자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의 ‘정복캠프’는 즉각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태훈 정복캠프 대변인은 논란이 된 발언과 이번 폭력 사태의 인과관계를 정조준하며 논평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시민의 선택을 구해야 할 민주주의의 장에서 상대 진영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는 선동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말은 칼보다 무서울 수 있으며 박찬대 후보의 무책임한 발언이 현장의 증오를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정복캠프 측은 박찬대 후보를 향해 =피해 후보에 대한 즉각적인 공개 사과, =상대 진영을 적으로 규정하는 증오 선동 및 거친 언사의 중단,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를 멈추고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세 확립 등의 사항을 강력히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방선거가 채 보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유세 현장 피습 사건으로 인해, 인천 지역 선거 기조는 정책 대결 대신 안전 확보와 배후 규명이라는 쟁점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모양새다.

지역 정계 안팎에서는 유세 현장의 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선거 방해 및 정치인 테러 행위에 대해 사법당국이 온정주의를 배격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이 스스로 뿌린 증오의 씨앗이 물리적 폭력으로 되돌아온 지금, 각 후보 진영이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책임 있는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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