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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투어코리아=박은하 기자] 지난 19-20일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공식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역사적인 한일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안동이 전 세계인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서 열린 1박 2일 일정 속에서 한국인 고유의 정서와 다채로운 문화유산의 깊이가 빛을 발하며 수도 등 대도시가 아닌 중소 도시 간의 교류와 ‘K-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양국 관계자들이 함께 발견하는 시간이 됐다.
안동시의 일본 관광객 유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안동을 방문한 뒤로 하회마을을 비롯한 안동의 관광객 수는 가파르게 늘어나 최근까지 연중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하회마을을 찾았다.
안동 시민들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방문으로 다시 한 번 안동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급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만큼 특히 일본 관광객들의 대대적인 안동 방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번 정상들의 셔틀 외교가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진 만큼 일본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이 안동을 한국여행의 목적지 중 하나로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안동시뿐만 아니라 대구국제공항과 인근 경북 지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상품의 개발과 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및 확보,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의 수용태세 확립이 가장 시급하다고 전한다. 이를 위해서 지난 4, 5월 한국관광공사 박성혁 사장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해외지사장단이 안동과 경북 지역을 방문하며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경상북도와 안동시 역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안동시는 이미 연초부터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를 2026년 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관내 지역 여행사 등 업계와 함께 인바운드 관광객을 위한 상품 개발, 수용태세 확충, 홍보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진행해왔다.
특히, 일본 대형 관광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일본 관광객 취향에 맞는 전통주 및 예법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새롭게 기획했고, 이를 안동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선유줄불놀이, 안동포 등과 함께 묶은 관광상품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일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일본 TV 프로그램 제작 지원 등도 진행했다. 현재는 일본 현지 홍보마케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일본 및 외국인 관광객의 안동 유치에 나선 로컬여행사 길과 마을 김관수 대표는 “2026년을 시작하며 안동시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의 취향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안동 적이고 가장 한국적인 지역 관광상품 개발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왔다”고 밝히면서, 이번 안동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안동시가 추진하는 일본 관광객의 유치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으로 도약하는데 매우 소중하고 강력한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중소 도시 및 지역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자원들을 ‘경험’을 위한 콘텐츠로 개발하고, 이렇게 개발된 여러 콘텐츠들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묶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민·관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으로, 안동 한일정상회담이 계기가 되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들이 전국적으로 촉발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일정상회담으로 본 안동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콘텐츠는?
한일정상회담 기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안동을 대표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지역색 짙은 전통문화들을 즐기고 맛봤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안동의 문화유산들이 선물로 전달됐다. 이렇듯 양국 정상들이 상호 고향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통해 ‘안동’ 두 글자가 일본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전 세계 유래가 없는 매우 특별한 외교 무대의 중심에 선 안동은 이제 전 세계인의 발길을 유혹해야 한다. 우리도 지금까지 잘 몰랐던 유무형의 문화유산들 속에서 안동의 깊이와 진정성을 만날 수 있다.
하회마을
부용대에서 내려다보는 하회마을 풍경약 800년 전부터 역사가 시작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마을이 된 하회마을은 600년 풍산 류씨의 집성촌으로 선조들이 행했던 전통문화를 현재도 계승하며 보존하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택리지를 쓴 이중환을 비롯해 수많은 풍수가들이 이 마을을 전국 최고의 명당으로 꼽았다. 낙동강이 돌아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하회(河回)’, 그 뜻처럼 짧은 두 글자 속에서 부드러움과 유연함이 물씬 풍겨온다.
하회마을은 단순한 유명 관광지나 민속촌이 아닌, 오래도록 숙성된 인정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과거가 키워낸 현재의 공간이다. 하늘이 내린 땅의 영험함을 갖춘 마을이면서 긴 세월의 굴곡을 버티고 견뎌낸 조상들의 참 지혜가 켜켜이 쌓인 마을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이토록 꿋꿋하게 하회마을을 지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유교월드’라는 커다란 지붕 아래 토속신앙과 불교, 기독교가 한데 어우러지고, 양반과 서민이 함께 놀이를 즐기고, 기와집과 초가집이 서로 담장을 맞대고 있는 풍경은 하회마을에 깊숙이 배어있는 공존과 상생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양진당과 충효당을 비롯한 고택과 선비들의 문화 공간, 울창한 만송정과 벚꽃길, 화천과 부용대의 절경, 100년이 넘은 하회교회와 목화밭, 계절마다 정취를 더하는 꽃과 나무 등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고택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드디어 하회마을 여행이 완성된다.
선유줄불놀이
선유줄불놀이는 불꽃들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며 고요한 밤의 판타지를 연출한다.선유줄불놀이는 옛 양반들이 부용대 앞 강 위에서 즐기던 놀이로, 하회마을이 지닌 우수한 자연유산을 활용한 선조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서양의 불꽃놀이가 하늘을 향해 오르며 요란한 쇼를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선유줄불놀이는 정반대로 불꽃들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며 고요한 밤의 판타지를 연출한다.
선유줄불놀이의 무대는 마을 앞 낙동강물이 흐르는 화천이다. 소나무 숲 만송정과 부용대 절벽 사이에 여러 개의 줄을 연결하고, 그 줄에 숯봉지를 걸고 하나씩 태워 천천히 부용대를 향해 올려보낸다. 숯가루가 타면서 수없이 많은 불꽃들이 강물 위에 흩날린다.
밤의 하회마을과 부용대 사이에 끊임없이 불꽃비가 내리고, 어느샌가 화천 위에서는 작은 달걀불이 차분하게 물길을 따라 내려온다. 그리고 선유줄불놀이의 하이라이트. "낙화야!"라는 외침에 부용대에서 커다란 불덩어리들이 하나씩 떨어진다. 이렇게 한밤의 불꽃쇼가 펼쳐지는 사이 하회마을의 양반들은 불꽃의 향연 아래에 작은 배를 띄우고 앉아 시와 술을 주고받으며 한밤의 풍류를 즐긴다.
수운잡방
수운잡방은 1500년대 초에 저술된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조리서 중 하나다.안동 사람들은 예로부터 고유의 음식문화를 잘 지켜왔고, 맛에 멋과 품격까지 더한 전통미식의 세계가 끊임없이 발달해왔다. 반가의 음식에서부터 누구나 즐겨 먹던 서민들의 음식까지 전통과 애환을 담은 이름들이 가득하다.
유서 깊은 안동의 반가 음식은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으로 설명된다. 제사를 모시고 손님을 대접하던 양반들의 문화는 청정 자연 속에서 자라난 안동의 질 좋은 식재료들은 만나 안동 고유의 특별한 미식으로 발전했다. 집안마다 전해오는 종부들의 지혜와 손맛이 담긴 내림 음식들은 현대 한식 요리의 모범이 되고 있다.
수운잡방은 1500년대 초에 저술된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조리서 중 하나다. 안동 예안 지역에 터를 잡고 살던 광산 김씨 김유와 김령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시대에 전통 요리법에 관해 저술한 책이다.
상, 하편 두 권의 책에 걸쳐 술 만드는 법, 국수 만드는 법, 식초 만드는 법, 김치 담그는 법, 장 담그는 법, 과자를 만드는 법 등 총 121가지의 레시피가 기록되어 있다. 조선 전기 선조들의 식생활과 요리법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보물이다.
안동 출신 장계향의 음식디미방, 반가의 전통주 제조법을 주로 다룬 온주법 등 안동에서 발견된 고조리서들 역시 지역의 지체 높은 반가의 미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안동한우
안동은 예로부터 우시장이 유명했다. 강수량이 적어 다른 지역에 비해 건조한 기후가 유지되고 적절한 일교차를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이 가능하다. 안동한우는 독특한 사육 방법으로 마블링이 고루 분포되어 있다. 안동한우 특유의 탄력과 향기로운 맛과 향은 시내의 갈비골목, 풍산한우불고기타운 등에서 느낄 수 있다.
안동소주
안동지역 전통술은 「수운잡방」 59종, 「음식디미방」 51종, 「온주법」 54종, 총 164종의 술이 기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손님 접대가 일상이었던 반가에서 집집마다 독특한 가양주를 만들었을 만큼 안동 사람들의 술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가득하다.
안동소주는 동아시아의 여느 증류주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사가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사실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사료는 없으나 원나라가 안동에서 머무는 기간 증류 기술이 안동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쌀과 누룩, 물로만 빚는 증류식 소주로, 안동의 양반가에서 가양주 형태로 전래돼왔다. 도수가 높지만 깔끔한 향과 고급스러운 감칠맛이 돌아 조선 3대 명주로도 일컬어지는 안동소주는 이제 전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1987년 조옥화 명인의 안동소주 제조법이 경상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고, 다음 해 국가 지정 8대 민속주로 지정됐다. 1990년 양곡관리법의 개정으로 민속주로 생산이 되면서 다양한 브랜드의 안동소주들이 선을 보였다. 조옥화, 박재서 두 사람은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지정되어 있다.
태사주
100% 안동 산 찹쌀을 주원료로 증류한 뒤 오크통에 숙성 시킨 태사주.양국 정상의 만찬에 안동소주가 아닌 또 다른 이름의 술이 등장했다. 고려 개국을 이끈 안동의 호족 김선평, 권행, 장정필 등 삼태사의 영웅적 서사를 모티프로 빚은 태사주는 안동소주의 새로운 브랜드로 100% 안동 산 찹쌀을 주원료로 증류한 뒤 오크통에 숙성 시켰으며, 왕건을 도운 삼태사의 위풍당당한 기상과 고창 전투 승리의 일등 공신인 안중할매의 고삼주 스토리를 담았다.
왕건과 견훤의 군대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때, 술 잘 빚기로 유명한 안중이라는 주모가 견훤의 군사들에게 고삼주를 빚어 무한 제공하며 만취하게 만든 뒤, 왕건의 군대가 급습할 수 있도록 알려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이렇게 큰 공을 세운 안중을 태사묘 옆 작은 사당 안묘당에서 모시고 있고, 매년 태사묘에 제사를 지낸 뒤 따로 안묘당에도 제사상을 올린다. 태사주 속에는 이러한 안동의 정신적 유산이 남아있다.
안동포
삼베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천 년 역사의 안동포.삼베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천 년 역사의 안동포는 대마를 찌고 말려 손톱으로 일일이 찢어 실을 내고, 삼올의 끌과 끝을 연결해 베틀로 짜내는 고단한 수고로움의 산물이다.
사람의 손길이 100번 이상 닿아야 연한 황색을 띤 고급스럽고 질 좋은 안동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임하면에 위치한 금소마을은 안동에서도 삼베와 길쌈으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 전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안동포를 지어온 마을이다.
(사)국가무형문화재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는 방한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안동포로 제작한 홑이불을 선물로 증정했다.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 측은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 여성의 강인한 생명력과 장인정신이 온전히 녹아있는 안동포를 전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전하면서, "대마 수확부터 베 짜기까지 100번에 가까운 손길을 거치는 안동포의 극진한 정성은 일본 정상에게 표하는 최고의 예우이자, 씨줄과 날줄이 빈틈없이 교차하여 질긴 천이 되듯 양국의 견고한 평화적 관계를 '직조'하자는 강력한 우호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소마을의 안동포짜기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되었고, 지금도 전통방식의 안동포짜기를 전승·보존해 나가고 있다. 이런 안동포를 만드는 과정과 천 년의 역사 등을 돌아볼 수 있는 안동포 및 직조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마을 여행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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