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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국립발레단 이치지[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국립발레단(이하 국발)의 차기 수장 선임을 둘러싸고 발레계 안팎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직업 발레단 경력이 없는 정치권 캠프 출신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자 단원들이 역사상 전례 없는 공개 입장문을 내며 집단 반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사실무근"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국발 단원들은 지난 6일 단원 일동 명의로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 선임에 대한 단원 입장문’을 발표했다. 1962년 창단 이후 국발 단원들이 차기 수장 인선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단원들이 움직인 배경에는 차기 단장으로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고, 직업 발레단 경력이 전혀 없는 고령의 무용 전공 대학교수’가 유력하다는 하마평이 돌았기 때문이다.
국발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노조 체제가 있음에도 비노조원까지 아우르는 ‘단원 일동’ 명의로 입장문을 낸 것은 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발 단장직은 지난 4월 강수진 전 단장 퇴임 이후 현재까지 공석이다.
단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특정 인물을 무조건 배제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차기 단장은 직업 발레단의 훈련 체계와 치열한 공연 제작 과정, 레퍼토리 운영을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발의 리더는 단순히 서류에 사인만 하는 기관장이 아니며, 명예나 상징성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단원들은 오전부터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해당 입장문을 잇따라 게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실제 파리 오페라 발레의 호세 마르티네스, 영국 로열 발레의 케빈 오헤어, 미국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의 수전 자페 등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의 수장들은 모두 수석무용수 출신으로 현장 실무와 행정 경험을 치밀하게 쌓은 전문가들이다.
한국 발레 역시 젊은 무용수들이 국제 콩쿠르를 휩쓰는 전성기를 맞이한 만큼, 단순 학계 경력이나 창작 안무 경험만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직업 발레단을 이끌기 어렵다는 것이 무용계의 중론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발이 국가 예술기관으로서의 정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2년간 국발을 이끈 강수진 전 단장 체제에서 단장의 개인 신체 이미지를 활용한 홍보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등 '개인 발레단화'되었다는 비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발 노조가 내부 현안이나 공연 캐스팅 문제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현 부예술감독과 노조위원장의 학연·사제 관계를 고려할 때 인선 과정의 객관성이 더욱 담보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반면 반드시 국발 출신 무용수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과거 박인자 전 단장의 사례처럼 뛰어난 행정력과 조직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발레단 발전에 기여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국발 단장은 예술적 식견뿐만 아니라 예산 관리, 대외 협력, 후원 유치 등 경영 효율성을 두루 갖춘 융합형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임명권자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6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휘영님의 SNS게시물 캡처 이미지최 장관은 “국립발레단 단장 인선을 놓고 이상한 헛소문이 돌고 있다”며 “하마평이라는 말로 허황된 뜬소문을 기정사실화하며 언론까지 나서서 불신을 부추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논란이 된 ‘이재명 캠프 출신의 직업 발레단 경력이 없는 고령의 무용 전공 교수’를 직접 언급하며 “내가 심사숙고 중인 후보 명단에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런 인물이 단 한 번도 올라온 적이 없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삼인성호(三人成虎·근거 없는 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사실처럼 믿게 된다)’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이번 사태를 ‘백주 대낮의 호랑이 해프닝’으로 규정했다. 끝으로 “추후 인선 결과가 낭설과 다를 때 ‘중도 철회했다’고 우길까 봐 미리 공개한다”며 “단원들은 절대 염려하지 말고 공연에 전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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