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270주년, 잘츠부르크의 여름이 클래식으로 물든다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올 여름, 클래식 음악의 시선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향한다.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맞은 올해, 잘츠부르크는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와 오페라, 콘서트, 연극, 도시 산책, 미식 콘텐츠를 한데 엮어 거대한 음악 여행지로 변신한다.

오스트리아 관광청은 2026년 여름을 맞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2026’과 함께 모차르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도시 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1756년 잘츠부르크 게트라이데가세(Getreidegasse)에서 태어난 모차르트의 유산은 270년이 지난 지금도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1996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잘츠부르크는 매년 여름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모이는 클래식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왔다.

올여름 잘츠부르크 여행의 핵심은 단연 ‘잘츠부르크 페스티벌(Salzburger Festspiele)’이다. 1920년 시작된 이 축제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악 축제 중 하나다. 축제는 7월 17일부터 8월 30일까지 45일간 열리며, 도시 전역 19개 공연장에서 관객을 맞는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에서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연 © Tourismus Salzburg GmbH_Guenter Breitegger잘츠부르크 대성당 앞에서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연 © Tourismus Salzburg GmbH_Guenter Breitegger

100년 전통의 클래식 축제, 올해 주제는 ‘사랑’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주제는 ‘사랑(Liebe)’이다.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저서에서 영감을 받은 테마로, 오페라와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감정을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콘서트 무대에는 세계 클래식계의 거장들이 대거 오른다.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이 웅장한 사운드를 선보이고, 랑랑(Lang Lang),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예프게니 키신(Evgeny Kissin) 등 최정상 피아니스트들도 잘츠부르크의 여름을 채운다.

공연장은 도시의 역사적 풍경과 맞물려 특별한 감동을 만든다. 바로크 건축을 배경으로 한 대성당 광장(Domplatz) 야외 공연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페스티벌 전용 대공연장인 그로세스 페스트슈필하우스(Großes Festspielhaus)에서는 정상급 오페라와 콘서트가 이어지며, 도시 전체가 거대한 무대처럼 움직인다.

미라벨 정원과 잘츠부르크 구시가지, 그리고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 © TSG Tourismus Salzburg GmbH_G. Breitegger미라벨 정원과 잘츠부르크 구시가지, 그리고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 © TSG Tourismus Salzburg GmbH_G. Breitegger

티켓 없어도 즐기는 축제, 지멘스 축제의 밤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해도 페스티벌의 열기를 느낄 방법은 있다. 7월 25일부터 8월 30일까지 카피텔 광장(Kapitelplatz)에서는 ‘지멘스 축제의 밤(Siemens Fest Spiel Nächte)’이 열린다.

이 행사는 유럽 최대 규모의 문화 퍼블릭 뷰잉 이벤트로, 광장에 설치된 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 오페라와 콘서트를 무료로 중계한다. 축제 기간의 주요 공연 생중계는 물론, 과거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명연도 함께 만날 수 있다. 공연장 좌석이 없어도 잘츠부르크의 여름밤, 광장에 앉아 음악과 도시의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는 공식 드레스 코드는 없지만 오페라와 콘서트 관람 때는 단정한 비즈니스 캐주얼 또는 격식을 갖춘 양복과 드레스 차림이 권장된다. 오스트리아 알프스 전통 의상인 트라흐트(Tracht)를 입고 공연장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해 설립 80주년을 맞은 레지덴츠 광장의 잘츠부르크 하이마트베르크(Salzburger Heimatwerk)에서는 전통 의상을 맞춰 입을 수 있다.

모차르트의 도시를 걷다, 구시가지 음악 순례

잘츠부르크 여행은 공연장 안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구시가지 전체가 하나의 음악 박물관처럼 이어져 있어, 모차르트의 생애를 따라 걷는 도보 여행도 큰 매력이다.

게트라이데가세의 모차르트 생가 © Tourismus Salzburg GmbH게트라이데가세의 모차르트 생가 © Tourismus Salzburg GmbH

대표 코스는 ‘슈타트반데른: 모차르트(Stadtwandern: Mozart)’ 테마 산책로다. 여행은 게트라이데가세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Mozarts Geburtshaus)에서 시작된다. 이곳에는 모차르트의 어린 시절 악기와 유품이 전시돼 있어 천재 음악가의 출발점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

잘차흐 강을 건너면 마카르트 광장의 모차르트 거주지(Mozartwohnhaus)가 이어진다. 이후 음악 교육의 산실인 모차르테움(Mozarteum),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은 잘츠부르크 대성당(Salzburger Dom)을 거치며 도시와 음악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미라벨 정원(Mirabellgarten)에서 호엔잘츠부르크 요새(Festung Hohensalzburg)를 바라보는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요새 위 황금홀(Goldener Saal)에서는 정기적으로 모차르트 콘서트가 열려, 잘츠부르크의 야경과 음악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모차르트가 사랑한 카페부터 803년 레스토랑까지

잘츠부르크의 여름은 음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연 전후로 들르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도 도시 여행의 완성도를 높인다.

구시가지에 있는 카페 토마셀리(Kaffeehaus Tomaselli)는 1700년에 문을 연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하우스다. 모차르트와 그의 아버지가 자주 찾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통 오스트리아 카페 문화를 경험하기 좋은 장소다.

카페 토마셀리 맞은편에는 카페-콘디토라이 퓌르스트(Café-Konditorei Fürst)가 있다. 이곳은 1890년 탄생한 오리지널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쿠겔(Original Salzburger Mozartkugel)의 원조 매장이다. 푸른 문양의 은색 포장지에 담긴 초콜릿은 지금도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며, 현지 일부 매장에서만 구할 수 있어 잘츠부르크 대표 기념품으로 꼽힌다.

공연 뒤 특별한 저녁을 원한다면 장크트 페터 슈티프츠쿨리나리움(St. Peter Stiftskulinarium)이 어울린다. 서기 803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 시대의 레시피를 재현한 디너와 오페라 아리아를 함께 즐기는 모차르트 디너 콘서트가 운영돼 페스티벌 시즌에 특히 인기가 높다.

카페-콘디토라이 퓌르스트(Café-Konditorei Fürst)의 오리지널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쿠겔(Original Salzburger Mozartkugel) © Tourismus Salzburg GmbH카페-콘디토라이 퓌르스트(Café-Konditorei Fürst)의 오리지널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쿠겔(Original Salzburger Mozartkugel) © Tourismus Salzburg GmbH

신규 문화 공간 오랑주리 개관, 사운드 오브 뮤직 박물관도 준비

올여름 잘츠부르크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도 여행자를 맞는다. 미라벨 정원 남측에는 오랑주리 잘츠부르크(Orangerie Salzburg)가 문을 연다.. 이곳은 200년 전 도시의 일상과 풍경을 담은 초대형 원형 회화를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전시를 선보인다.

헬브룬 궁전(Schloss Hellbrunn) 인근에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을 주제로 한 신규 박물관이 오는 9월 개관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잘츠부르크가 모차르트의 도시를 넘어 영화와 문화, 체험형 콘텐츠를 아우르는 여행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통·입장료 부담 줄이는 여행 패스도 주목

잘츠부르크 여행을 더 알차게 즐기려면 교통과 관광 패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잘츠부르크 주 내 숙박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게스트 모빌리티 티켓(Guest Mobility Ticket)은 체류 기간 동안 시내버스와 지역 버스, 광역철도, 장거리 열차까지 주 전역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주요 박물관과 명소 무료 입장 혜택이 포함된 잘츠부르크 카드(Salzburg Card)를 함께 사용하면 공연 전후 도시 여행 동선을 더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모차르트 생가와 박물관, 요새, 주요 관광 명소를 두루 방문하려는 여행자에게 실용적인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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