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기기 전에 막는다"… 국립암센터 25주년 국제심포지엄
국립암센터 개원 25주년 국제심포지엄 개최국립암센터 개원 25주년 국제심포지엄 개최

[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국립암센터가 개원 25주년을 맞아 국제심포지엄을 열고 미국·일본·중국 등 세계 주요 연구기관의 석학들을 불러 모았다. 다 자란 암을 치료하는 단계를 넘어, 암이 싹트기 전에 길목을 끊고 환자별 특성에 맞춰 정밀하게 다루자는 '미래형 암 관리'가 행사를 관통한 화두였다.

기조강연에서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앤서니 르타이 소장이 글로벌 공조의 밑그림을 펼쳤고, 일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 히토시 나카가마 회장이 일본 암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북경대암병원 지아푸 지 교수는 위암 치료가 수술 위주에서 종양의 분자 특성을 읽는 정밀의료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HER2·MSI-H/dMMR 같은 지표에 따라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가려 쓰는 방식이 어느덧 표준이 됐고, 앞으로는 효과는 키우되 환자 부담은 덜어 내는 쪽으로 다듬어지리라는 전망이다.

세 개 세션 가운데 첫 무대는 센터의 지난 25년을 되짚는 자리였다. 위암센터 최일주 교수는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위암을 막아 주는지 확인하려 국제암연구소(IARC)와 함께 벌이는 'HELPER 연구'를 소개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위암 예방 임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국가암관리사업본부 최귀선 본부장은 예방과 검진에서 치료, 생존자 돌봄, 완화의료까지 빈틈없이 이어진 국내 관리 체계를 짚으며 지역 격차 해소와 초고령사회 대응을 남은 숙제로 꼽았다. IBA의 빈센트 콜리뇽 이사는 센터가 국내 양성자치료를 이끌어 온 발자취를 환기했다.

두 번째 세션은 미국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의 핵심 사업인 HTAN을 가운데 두고 전암(前癌) 연구를 다뤘다. NCI의 수디르 스리바스타바·인두 코하르 박사는 암이 되기 직전 세포·조직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그려 내 조기 표지자와 예방 전략을 찾는 '전암 아틀라스'를 소개하며, 전암 단계가 또렷한 위암을 대표 모델로 들었다. 밴더빌트대 켄 S. 라우 교수는 대장 용종이 악성으로 돌변하는 길목을 단일세포·공간오믹스로 좇아 암이 여러 세포 무리의 다툼 속에 진화한다는 점을 보였고, MD앤더슨 링화 왕 교수는 위암을 입체로 담은 3차원 아틀라스를 발표했다.

마지막 세션의 깃발은 '환자 맞춤 치료'였다. 일본임상종양그룹(JCOG)의 카네미츠 의장이 차세대 대장암 연구를 소개했고, 기초과학연구원 구본경 단장은 오가노이드로 질병을 재현하는 모델링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성과를, 카이스트 최정균 교수는 개인 맞춤 암 백신을 토대로 한 신생항원 예측 전략을, 밴더빌트대 황태현 교수는 인공지능을 입힌 3차원 프로파일링 기술을 각각 내놨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전암 연구와 정밀의료, AI를 활용한 연구를 "미래 암 관리의 틀을 뒤바꿀 핵심 영역"으로 꼽으며, 세계 유수 기관과의 협력을 넓히고 연구·진료 혁신으로 암 정복을 앞당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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