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해외여행 대신 백화점으로…유통가, 점포를 '남프랑스'로 바꾼다
현대백화점 여름 테마, 비바 리베리아 행사 연출현대백화점 여름 테마, 비바 리베리아 행사 연출

[투어코리아=배소은 기자] 고환율 여파로 해외여행 대신 도심 쇼핑몰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른바 '몰캉스(쇼핑몰+바캉스)'족이 늘면서, 백화점업계가 점포 자체를 해외 휴양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본점 등 주요 점포에서 여름 테마 행사 '비바 리비에라(VIVA RIVIERA)'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행사 무대가 되는 '리비에라'는 프랑스 남부에서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지중해 연안 일대를 가리키는 말로, 온화한 기후에 꽃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으로 내·외국인 모두에게 잘 알려진 유럽의 대표 휴양지다.

이번 행사의 배경에는 달라진 소비 흐름이 있다. 한때 여름은 휴가철 여행 수요가 빠져나가는 백화점 비수기로 통했지만, 쇼핑과 식사, 문화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실제 현대백화점 집계를 보면 지난해 여름철(6~8월) 방문객 비중은 26%로 봄(25%)·겨울(25%)·가을(24%)을 모두 앞섰다. 2021년만 해도 봄이 27%로 1위였으나, 2022년부터는 여름이 26%대를 유지하며 가장 붐비는 계절로 자리 잡았다. 현대백화점이 2024년부터 해마다 여름이면 해외 휴양지를 콘셉트로 한 시즌 행사를 이어오는 것도 이런 체류형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올여름 현대백화점은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일러스트레이터 마리 도아장(Marie Doazan)과 손잡고 리비에라의 여름 풍경을 담은 그래픽을 제작해,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본점 외관과 주요 공간에 입혔다. 지중해 연안 남프랑스 건축물을 떠올리게 하는 핑크색과 주황색을 전면에 내세워 이국적인 색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더현대 서울은 약 3,300㎡(1,000평) 규모의 실내 정원 '사운즈포레스트'를 남프랑스 해변 시장으로 꾸민다. 주황색과 핑크색 상점 5곳과 매대 50여 개로 채운 여름 마켓에는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파리', 밤잼 브랜드 '크렘드마롱', 주얼리 브랜드 '맥스에반 앤 코', 스카프 브랜드 '머시온', 가방 브랜드 '라미엔느', 식물 기반 오브제로 알려진 '후루루' 등 식품·패션·잡화 5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선다.

이번 행사의 눈에 띄는 대목은 프랑스 럭셔리 백화점 봉마르셰(Le Bon Marché)의 프리미엄 식품관 '라 그랑드 에피세리 드 파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쇼룸을 연다는 점이다. 여름 마켓 중앙에 자리한 쇼룸에서 고객은 30여 개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QR코드를 통해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큐레이션몰 '더현대 하이(Hi)'에서 구매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점을 고려해 AI 도슨트 서비스도 도입했다. 행사 콘셉트와 참여 브랜드·상품 정보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9개 언어의 음성·텍스트로 안내하며, 사운즈포레스트 곳곳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무역센터점 등 일부 점포 문화센터에서는 프랑스 와인 클래스와 쿠킹 클래스, 지중해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가를 다루는 인문학 강좌 등 프랑스 미식·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점포별 일정은 현대백화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차별화된 공간 연출과 콘텐츠를 담은 테마 행사를 이어가며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이 주는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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