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협력사 상생 협약 체결…반도체 생태계 지원에 1.4조원 투입
SK, 협력사 상생 협약 체결SK, 협력사 상생 협약 체결

[투어코리아=배소은 기자] SK그룹이 원청과 하청 관계를 넘어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상생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SK는 2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1·2·3차 협력사 간 상생 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지동섭 SV위원장, 계열사 최고경영진, 협력사 대표 등 150여 명이 자리했다. 협약에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SK에코플랜트, SK지오센트릭, SK실트론, SK㈜ AX, SK인텔릭스 등 계열사 7곳과 협력업체 100여 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대금 지급 조건 개선이다. 1차 중소 협력사에는 마감 이후 최대 10일 안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기한을 줄이고, 현금 지급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상생결제시스템 이용 업체에는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데,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2·3차 협력사도 별도 예치 계좌를 통해 대금을 더 빨리 받을 수 있어 자금 압박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거래 관행도 손본다. 1차 협력사가 하위 2·3차 협력사에 지급 조건을 완화해주면 재계약이나 신규 업체 선정 심사에서 가점을 주기로 했다. SK는 이를 통해 협력사 생태계 전반에 건전한 대금 지급 관행을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자금 지원 규모도 커진다. 6,800억원 규모로 운영되던 그룹 공통 동반성장 펀드의 지원 범위를 2·3차 협력사까지 넓히고, 협력사 임직원 대상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SK하이닉스의 지원 확대다. SK하이닉스는 신규 자금 1.4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협력 생태계를 다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협력사가 고가 장비로 신제품을 시험할 수 있는 '분석측정지원센터'를 계속 운영하는 한편, 소재·부품·장비 업체의 제품 신뢰성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새로 가동한다. 기술 개발 자금을 먼저 지원한 뒤 성과에 따라 사후 정산하는 'R&D 도전 보상제'도 함께 도입한다.

계열사별 지원책도 이어진다. SK텔레콤은 중소 협력사에 마감 후 2영업일 안에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금지급바로' 서비스를 22년째 운영 중이며, 그간 조기 지급한 금액이 누적 14.5조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지급 대상을 더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유망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사업화를 돕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SK지오센트릭은 협력사의 생산성 향상과 ESG·안전환경 개선을 지원한다. SK실트론은 웨이퍼 공정 교육을 협력사에 개방하는 방식으로 힘을 보탠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축사에서 "이번 협약을 계기로 SK에서 시작된 상생의 가치가 1차, 2차, 3차 협력사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협력 문화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최창원 의장은 "협력사의 성장과 행복은 SK가 오랫동안 중요하게 여겨온 가치"라며 "협력사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실천해 이러한 문화가 산업계 전반으로 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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