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가 여행 팔고 AI가 취소비 계산…여행업계, ‘검색 없는 AI 시대’ 연다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여행업계가 인공지능과 버추얼 기술을 앞세워 플랫폼 이용 경험을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이용자가 여행상품을 직접 검색하고 복잡한 조건을 비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여행업계가 AI를 통해 취향에 맞는 상품을 먼저 제시하고 어려운 규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는 형태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하나투어는 임직원이 버추얼 아바타로 등장하는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고,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NOL은 검색하지 않아도 여행과 여가 콘텐츠를 추천하는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내놨다. 노랑풍선은 국제선 항공권의 취소 수수료를 날짜별로 보여주는 ‘AI 환불캘린더’를 도입했다.

세 서비스는 적용 영역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고객과 플랫폼이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순간뿐 아니라 여행지를 처음 발견하는 단계부터 예약 후 취소와 환불을 고민하는 과정까지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선택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아바타로 여행 상담…하나LIVE, 1만7000명 구독자와 실시간 소통

하나투어는 자사 라이브커머스 채널 ‘하나LIVE’에 버추얼 기술을 적용해 구독자와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하나투어 버추얼 라이브는 외부 전문 진행자가 아닌 하나투어 임직원이 직접 버추얼 캐릭터로 출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장에서 여행상품을 다루는 실무자가 아바타를 통해 상품의 핵심 내용을 설명하고 시청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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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매주 목요일에 방송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구독자 소통 콘텐츠를 선보였다. 격식을 낮춘 대화 방식과 실시간 채팅을 활용하면서 기존 상품 판매 중심 라이브 방송과 차별화했다.

하나투어가 버추얼 방송을 도입한 배경에는 하나LIVE의 구독자 증가세가 있다. 하나LIVE 구독자는 최근 1만7000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평균 약 200명의 신규 구독자가 유입되고 있다.

방송에서는 버추얼 아바타가 여행상품의 주요 특징과 예정된 라이브 일정을 소개하고, 실시간 채팅과 룰렛 이벤트를 진행한다. 2030세대에게 익숙한 스트리밍 플랫폼의 진행 방식을 여행 라이브커머스에 접목해 시청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하로 항공권과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점도 하나LIVE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숏플 크리에이터와 협업한 콘텐츠를 비롯해 ‘빅하투페어’ 캠페인과 연계한 홋카이도·다낭·이탈리아 라이브 방송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030세대를 비롯한 전 세대 시청자가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버추얼 아바타 라이브 방송”이라며 “앞으로도 하나LIVE만의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검색하지 않아도 여행 추천…NOL, AI ‘발견’ 서비스 공개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NOL은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취향에 맞는 여행과 여가 콘텐츠를 보여주는 ‘발견’ 서비스 베타 버전을 선보였다.

‘발견’은 숙소와 공연, 액티비티, 여행지 정보를 SNS 피드처럼 넘겨볼 수 있도록 구성한 AI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다. NOL 앱 메인 화면 상단의 ‘발견’ 탭에 접속하면 SNS에서 주목받는 여행지와 인기 숙소, 공연, 신규 액티비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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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가 특정 여행지나 상품을 미리 정하지 않아도 앱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여행 아이디어를 얻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찾으면 별도의 검색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예약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기존 여행 플랫폼이 이용자가 목적지와 날짜, 상품을 정한 뒤 검색하는 구조였다면, NOL은 다양한 콘텐츠를 먼저 보여주고 이용자의 관심을 예약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검색 결과에 잘 노출되지 않았던 숨은 명소와 새로운 액티비티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비스에는 놀유니버스의 AI 에이전트 기술이 활용됐다. AI는 SNS에서 화제가 되는 여행·여가 트렌드와 NOL 내부의 검색량, 예약량, 고객 후기를 함께 분석해 관심도가 높은 콘텐츠를 발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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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관련 이미지를 수집하고, 예약 가능한 상품을 연결하며, 이용자에게 보여줄 콘텐츠를 작성하는 과정도 자동으로 수행한다. 여기에 개인별 행동 데이터를 결합해 이용자의 취향과 관심도에 맞춰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정한다.

NOL은 ‘발견’을 통해 여행을 떠날 때만 접속하는 예약 플랫폼에서 벗어나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여가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윤현모 놀유니버스 최고제품책임자는 “이번 서비스 오픈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는 플랫폼을 넘어 몰랐던 즐거움까지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행·여가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더욱 정교하게 연결해 매일 찾고 싶은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랑풍선, AI가 날짜별 수수료로 변환

노랑풍선은 국제선 항공권의 취소·환불 규정을 AI가 분석해 날짜별 예상 수수료를 보여주는 ‘AI 환불캘린더’를 도입했다.

국제선 항공권은 같은 노선이라도 항공사와 운임 종류, 발권 조건에 따라 환불 규정이 달라진다. 출발일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취소 수수료가 바뀌고, 일부 규정은 영문으로 제공돼 고객이 직접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AI 환불캘린더’는 항공권 요금 규정에서 취소와 환불 수수료에 해당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달력 형태로 보여준다. 고객이 날짜를 선택하면 출발일까지 남은 기간과 예상 취소 수수료를 원화와 외화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노랑풍선 'AI환불캘린더'노랑풍선 'AI환불캘린더'

특히 취소 시점을 며칠 늦추거나 앞당겼을 때 수수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날짜별로 비교할 수 있다. 고객은 상담원에게 별도로 문의하지 않고도 비용 변화를 확인한 뒤 취소 시점을 판단할 수 있다.

출국편과 귀국편을 서로 다른 항공사로 구성한 멀티 티켓도 지원한다. 여정별 탭을 나눠 각 항공권에 적용되는 취소 수수료를 개별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편도 결합 운임의 환불 조건도 비교할 수 있다.

노랑풍선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네이버, 스카이스캐너, 카약 등 외부 항공권 비교 플랫폼을 통해 유입된 고객도 같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예약 정보 입력 화면과 마이페이지, 1대1 온라인 상담 화면 등에 ‘AI 환불캘린더’ 버튼을 배치해 예약 과정과 예약 이후 단계에서 모두 수수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 상담 업무에도 AI 환불캘린더가 적용된다. 기존에는 고객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상담원이 항공사 운임 규정을 찾아 수수료를 직접 계산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판매관리 시스템의 환불 탭에서 동일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노랑풍선은 이를 통해 환불 안내 시간을 줄이고 반복적인 문의에 따른 상담 업무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AI 분석 결과가 항상 자동 안내되는 것은 아니다. 계산 기준이 불분명하거나 여러 통화가 함께 표시된 규정, 특정 항공사의 예외 조건처럼 오류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확인 불가’로 표시하도록 설계했다. 부정확한 정보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항공권 환불 규정은 고객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정보 중 하나”라며 “AI 환불캘린더는 고객이 복잡한 규정을 쉽게 이해하고 불필요한 비용 부담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AI 기술을 고객 서비스와 업무 전반에 적극적으로 접목해 고객에게는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부적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한 업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행업계의 기술 도입은 기존 예약 시스템을 빠르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과 이용 빈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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