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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 대전·충청·세종본부 본부장.[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민선9기 허태정 대전시장의 첫 확대간부회의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시정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다. 그래서 시민들은 앞으로 대전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어떤 해법으로 지역의 난제를 풀어갈 것인지 기대했다.
그러나 3시간 넘게 생중계된 회의가 남긴 것은 비전보다 질책이었다.
회의 내내 가장 많이 들린 말은 "왜 그렇게 했습니까", "누가 결정했습니까"였다.
허 시장의 질문은 날카로웠고, 간부들의 답변은 이어졌지만 회의는 정책 토론보다 전임 행정을 추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시민들이 기대했던 미래 청사진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잘못된 행정을 점검하는 것은 시장의 당연한 책무다. 시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이라면 더욱 철저해야 한다. ART 사업도, 대전관광공사의 건물 매입도, 근무평정 제도도 모두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허 시장은 ART 사업에 대해 "철저하게 다시 조사하겠다"고 했고, 관광공사 건물 매입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근무평정 제도는 즉각 폐기를 지시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궁금했던 것은 질책의 강도가 아니라 앞으로의 절차였다.
누가 조사하는지, 언제 결과를 내놓을 것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제도를 고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재정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허 시장은 올해 5천 400억원, 내년 6천 900억원의 세입 부족을 언급하며 IMF 당시의 '고통분담'까지 꺼냈다. 그러나 지방채 증가 등 대전시 재정 상황은 이미 공개자료를 통해 알려졌던 내용이다.
그렇다면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은 재정이 어렵다는 사실이 아니라 후보 시절 인식과 취임 이후 판단이 왜 달라졌는지, 인수 과정에서 무엇을 새롭게 확인했는지다.
설명이 부족하면 시민은 정책 조정을 행정적 판단보다 정치적 선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실제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지급이 미뤄졌고, 민선8기의 대표 정책인 0시축제도 폐지 방침이 유지되고 있다.
정책을 수정하는 것은 시장의 권한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시민을 설득할 논리와 근거는 더욱 분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회의 방식이다.
생중계되는 자리에서 간부들을 연이어 질책하는 모습은 시민들에게는 통쾌하게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 운영의 측면에서는 다른 문제를 남긴다. 공직사회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자유롭게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공개 질책이 반복되면 적극행정보다 책임을 피하는 행정이 자리 잡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리더십은 목소리의 크기로 증명되지 않는다. 질책의 강도로 평가받지도 않는다.
조직이 문제를 인정하고 스스로 개선하도록 만드는 힘, 시민에게 정책의 방향과 근거를 납득시키는 힘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시민은 시장이 전임 시정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생중계를 지켜본 것이 아니다.
시민이 궁금했던 것은 대전의 미래였고, 새로운 시정의 해법이었다.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가장 많이 들린 말은 "왜 그렇게 했습니까"였다.
다음 회의에서는 그보다 먼저 "이렇게 해결하겠습니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들리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시민이 새 시장에게 바라는 리더십이며, 민선9기가 보여줘야 할 시정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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