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도로 위의 칼날"…울산 택시업계, 날카로운 경계석에 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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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울산 시내 곳곳에서 우회전 중 인도 경계석에 부딪혀 타이어가 찢어지는 이른바 '파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고는 단순한 차량 파손을 넘어 승객 부상으로까지 이어졌지만, 관련 통계는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예방 대책도 사실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택시업계는 수리비와 견인비를 기사 개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도로 구조 개선과 실태 파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울산의 한 택시업체 소속 임모 씨는 승객 2명을 태운 채 우회전하던 중 인도 경계석에 차량 바퀴가 부딪혀 타이어가 파손되는 사고를 겪었다. 타이어가 터지는 순간 차량이 크게 흔들리면서 승객 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문제는 사고 이후였다. 차량 수리비는 물론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까지 대부분 기사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사들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마땅히 하소연할 곳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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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밖 사고…실제 피해는 더 많을 가능성

울산의 전체 택시는 5,675대로, 이 가운데 개인택시가 3,607대, 법인택시가 2,068대다. 법인택시회사는 모두 42곳에 달한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울산지부에 따르면 우회전 중 발생한 파스 사고는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만 집계되며, 연간 3~4건 수준이다. 그러나 승객 없이 운행 중 발생한 사고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사고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택시업체 노조위원장은 자사에서만 연평균 10건 안팎의 파스 사고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고가 상당수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개인택시와 일반 승용차 운전자의 피해까지 감안하면 실제 사고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리비에 견인비까지…기사들이 떠안는 부담

인도 경계석(보도블럭)에 부딪혀 찢어진 타이어./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인도 경계석(보도블럭)에 부딪혀 찢어진 타이어./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업계에 따르면 파스 사고가 발생하면 평균 10만~15만원의 수리비가 발생한다. 일반 승용차는 상황에 따라 앞뒤 타이어를 함께 교체해야 하는 사례도 있어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출시되는 차량 상당수가 스페어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으면서 사고 이후 즉시 운행을 재개하기도 어려워졌다. 견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역시 기사나 회사가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택시업체 노조위원장은 "택시공제조합 보험은 일반 자동차보험과 달리 무상견인 서비스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결국 견인 비용도 회사나 기사 부담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어타이어가 없는 상태에서 고속도로에서 파스 사고가 발생한다고 생각해 보라"며 "영업용 택시에는 스페어타이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택시는 울산뿐 아니라 경주나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운행하는 만큼 거래 정비업체가 아닌 곳에서 수리를 받으면 원래 8만원이면 가능한 작업도 10만~20만원까지 비용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7월 29일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인근에서 해당 업체 차량이 우회전 중 파스 사고를 겪어 타이어 교체비 9만원과 견인비 7만원 등 모두 16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기자가 가보니…"경계석이 칼날 같았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영화초등학교 앞 경남아너스빌 북문 교차로의 인도 경계석(보도블럭)./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울산 울주군 언양읍 영화초등학교 앞 경남아너스빌 북문 교차로의 인도 경계석(보도블럭)./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울산 울주군 언양읍 도로변 경계석에 타이어와 반복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마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울산 울주군 언양읍 도로변 경계석에 타이어와 반복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마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기자가 지난 7월 21일 직접 찾은 울산 울주군 언양읍 일대에서는 일부 교차로의 인도 경계석이 우회전 차량의 타이어를 손상시킬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롭게 시공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에이스사우나 앞 로터리 우회전 구간에 모서리가 날카롭게 마감된 인도 경계석이 설치돼 있다. 해당 경계석은 본지가 취재한 7월 21일을 기준으로 약 2주 전 시공된 것으로, 울산시청 관계자의 설명을 통해 확인됐다./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울산 울주군 언양읍 에이스사우나 앞 로터리 우회전 구간에 모서리가 날카롭게 마감된 인도 경계석이 설치돼 있다. 해당 경계석은 본지가 취재한 7월 21일을 기준으로 약 2주 전 시공된 것으로, 울산시청 관계자의 설명을 통해 확인됐다./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특히 언양 에이스사우나 앞 로터리와 영화초등학교 앞 경남아너스빌 북문 교차로의 경계석은 모서리가 예리하게 돌출돼 있었으며, 일부 구간에는 타이어가 반복적으로 스치며 생긴 것으로 보이는 검은 자국도 확인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사고 원인에는 운전자 부주의도 있겠지만 경계석을 조금만 더 완만하게 시공했더라면 사고가 훨씬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날카로운 경계석 모서리…"조금만 손봐도 사고 줄일 수 있어"

모서리 부분이 날카로운 보도블럭(좌)과 둥글게 마감된 보도블럭(우)./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모서리 부분이 날카로운 보도블럭(좌)과 둥글게 마감된 보도블럭(우)./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사고에는 운전자의 조향 실수 등 개인적 요인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만난 기사들은 공통적으로 인도 경계석, 특히 모서리 꼭짓점 부분이 지나치게 날카롭게 시공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기사들은 경계석 모서리만 조금 더 둥글게 마감해도 타이어 손상 사고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택시는 대중교통의 한 축으로 하루에도 수십 차례 우회전을 반복한다. 일반 승용차보다 경계석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고 원인을 운전자 개인의 부주의만으로 치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개인택시와 일반 운전자들의 피해까지 고려하면 실제 사고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관할 지자체가 사고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신규 도로 공사와 보수 공사 과정에서 경계석의 모서리 마감과 설계 기준을 함께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본지는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날카로운 경계석 문제와 관련해 울산시청 종합건설본부 도로관리2팀에 문의했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현장을 신속히 점검한 뒤 문제가 확인될 경우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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