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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상황을 '비상 단계'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재정 개혁에 착수한다.
당장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도지사와 고위공직자의 업무 경비 삭감부터 낭비성 예산 정비, 조직 개편, 세입구조 개선까지 전면적인 재정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며 "더 늦기 전에 재정을 바로 세우고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사진-경기도청"신규 사업은커녕 기존 사업도 유지 어려운 상황"
추 지사는 현재 경기도의 재정 상태가 단순한 일시적 어려움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공약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이미 진행 중인 사업조차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선8기에서 상당수 민생·필수사업 예산을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고, 취임 이후에야 이런 재정 실상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재정 상황의 심각성이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이 위기는 결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올해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며, 지금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2~3년 뒤에는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방채 9430억 발행…기금까지 일반회계 전용
추 지사는 재정 악화의 원인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경기도는 2025년 한 해 동안 모두 3차례에 걸쳐 약 9,43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방채 발행 한도인 9,460억 원의 99.6% 수준으로, 20년 만의 대규모 지방채 발행이었다. 이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 개정을 통해 각종 기금 약 5,588억 원을 일반회계로 활용했다.
기자회견에서 추 지사는 남북협력기금을 사례로 들며 "384억 원 가운데 340억 원을 일반회계로 옮겨 사용해 현재는 44억 원만 남았다"며 "사업 목적이 있는 기금까지 사실상 소진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채를 발행하고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당장의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올해 예산조차 제대로 편성하지 못했다"며 "12개월이 아닌 9개월짜리 '미생 예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노인요양·산후조리비·급식비까지 예산 공백
재정 악화 여파는 민생 분야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 지사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 예산 약 1,234억 원을 비롯해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 경기도 산후조리비, 도교육청 유·초·중·고 급식비, 가족돌봄수당,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지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 등 주요 사업의 마지막 3개월 예산이 편성되지 못했다.
"취득세 의존 구조 한계…3기 신도시 세수도 감소"
경기도의 구조적인 재정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현재 경기도 전체 예산은 약 41조7천억 원이지만, 정책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5천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도세의 절반 이상을 취득세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부동산 경기 변동에 재정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 원에서 올해 약 8조 원으로 약 30% 감소했다.
또 당초 약 6,500억 원으로 기대했던 3기 신도시 취득세 수입도 공공임대 확대와 LH 직접개발 등의 영향으로 약 2,300억 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교통·소방·기반시설 확충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해야 하는 만큼 재정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복지예산이 이미 전체 예산의 약 49%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60% 수준까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2022년 이후 전체 인구는 약 30만 명 늘어난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60만 명 증가해 복지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위공직자 경비 삭감…재정 정상화 4대 방안 추진
추 지사는 재정 정상화를 위해 네 가지 비상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도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업무 경비를 줄이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이어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불필요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반복적인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사업도 효과성을 다시 평가하기로 했다.
또한 참모조직과 공공기관 운영체계를 재정비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조직 혁신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소비세 확충,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 배분 개선,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 완화 등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해 세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등 반드시 필요한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필요한 곳부터 먼저 줄이고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이 더 많이 부담하는 공정한 재정개혁을 추진하겠다"며 "경기도와 도의회, 31개 시·군, 1,420만 도민이 함께 힘을 모아 이번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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