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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지난 9일 오후 2시 58분경, 경기 평택시 진위면 매일유업 평택공장. 연유 저장탱크 내부를 청소하던 50대 근로자 두 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공장 직원이 이들을 발견해 신고했고, 두 사람은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남은 한 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두 사람 모두에게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추락도, 끼임도 아니었다. 사고 현장이 높이 3.4m, 지름 1.9m의 밀폐된 탱크 내부였다는 사실이 원인을 짐작하게 한다. 환기가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잔류물이 부패하거나 세척제가 쓰이면 산소가 급격히 소모되고 유해가스가 들어찬다. 이른바 '밀폐공간 질식 사고'다.
사실 이 문장은 낯설지 않다. 정화조, 맨홀, 저장탱크, 축산 분뇨처리장. 매년 되풀이되는 산업재해 뉴스에서 '밀폐공간'이라는 단어는 거의 공식처럼 등장한다. 산소 농도를 재지 않고 들어갔거나, 환기를 충분히 하지 않았거나, 혼자 작업했거나. 사고의 얼굴은 매번 비슷하다. 그런데도 왜 이 유형의 사고는 줄지 않는가.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적어도 이 질문만큼은 이미 낯익다.
매일유업은 사고 다음 날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문을 냈다. 애도와 사과, 유가족 지원, 재발 방지 약속이 담겼다. 형식은 나무랄 데 없다. 문제는 이런 입장문이 사고가 날 때마다 거의 같은 문장으로 반복돼 왔다는 데 있다. 애도와 사과는 사고 이후의 몫이지만, 정작 필요한 건 사고 이전의 몫이다. 밀폐공간 작업 전 산소·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했는지, 2인 1조 원칙과 감시인 배치가 지켜졌는지, 작업 전 위험성 평가와 교육이 실질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입장문 몇 줄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 답은 관계기관의 조사와, 그보다 먼저 회사가 스스로 내놓아야 할 구체적 안전관리 기록에 있다.
식품 제조업체에게 탱크 청소는 피할 수 없는 공정이다. 위생을 위해 정기적으로, 어쩌면 관행적으로 반복해온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반복된 작업이라는 사실이 안전 절차를 생략해도 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익숙한 작업일수록 긴장이 풀리기 쉽고, 그 틈에서 사고가 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여러 번 확인했다.
한 사람이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유가족에게는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상실이고, 함께 발견된 동료에게는 또 다른 트라우마로 남을 사건이다. 매일유업이 밝힌 '재발 방지'라는 표현이 이번만큼은 문구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사고 원인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밀폐공간 작업 매뉴얼이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점검하는 일이 먼저다. 위로의 말은 그다음에 무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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