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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투어코리아=유지훈 기자] 파고드아트(PAGODE ART)는 지난 11일 현대미술 작가 송미리내가 제안한 ‘번역회화(Translation Painting)’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번역회화’는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일반적인 의미의 번역과 달리, 언어와 기억, 시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경험을 물질과 조형의 언어로 전환하는 회화를 의미한다. 송 작가가 2026년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서로 다른 감각과 경험을 회화적 방식으로 변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사진 / 파고드아트 대표 송미리내 작가송 작가의 작업은 관람자가 남긴 언어를 디지털 파형으로 변환한 뒤 이를 실의 움직임으로 옮겨 화면 위에 직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먹의 번짐과 수년간 수집한 한복 자투리천, 봉제 기술 등을 결합해 서로 다른 기억과 시간의 층위를 화면에 담아낸다.
특히 작가에게 ‘실’은 단순한 작업 재료를 넘어 사람과 사람, 과거와 현재, 언어와 이미지 사이를 연결하는 회화적 요소로 활용된다. 타인의 언어와 기억이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시각 이미지로 전환되는 구조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작품 제작 과정과 함께 인공지능(AI)이 이미지를 빠르게 생성하는 시대에 인간의 회화가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기존의 ‘그리는 회화’에서 언어와 기억, 경험 등을 물질적 이미지로 전환하는 ‘번역하는 회화’로 회화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 / 파고드아트 대표 송미리내 작가또한 기업과 환경,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버려질 수 있는 천을 회수해 새로운 예술 재료로 활용하는 방식이 자원 순환과 지속가능성의 가치와 연결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미나에 참석한 서재익 한국ESG위원회 상임회장은 “버려지는 천을 다시 거두어 작품이 되게 하는 일은 그 자체로 순환의 실천”이라며 “번역회화라는 개념이 예술을 넘어 기업과 사회를 잇는 논의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미리내 작가는 “사람들의 언어는 실이 되고, 실은 회화가 된다”며 “번역회화가 내 작업만을 설명하는 말에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작업하는 여러 작가의 시도를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내는 시각으로 검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작품의 제작 방식과 개념을 공유하는 한편, AI 시대의 회화와 지속가능성, 예술의 사회적 확장 가능성 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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