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머드, 어디로 갔나”… 보령머드축제 ‘바다 직행’ 논란 확산
▲(上)보령머드축제 머드체험장 내 슬라이드 시설에 사용된 머드가 고여 있는 모습, (下)행사 종료 후 보령머드축제 체험장 바닥에 남은 머드를 물로 씻어 배수구로 흘려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보령시프레스협회▲(上)보령머드축제 머드체험장 내 슬라이드 시설에 사용된 머드가 고여 있는 모습, (下)행사 종료 후 보령머드축제 체험장 바닥에 남은 머드를 물로 씻어 배수구로 흘려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보령시프레스협회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대한민국 대표 여름축제로 자리 잡은 보령머드축제에서 체험객들이 사용한 머드가 물과 함께 우수관을 통해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바다로 흘러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본보 7월 27·30일, 8월 7일자 사회면 참고

특히 올해 처음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축제가 29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범위가 과거 축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매년 사용된 머드는 얼마나 됐고, 사용 후 머드는 어디로 갔는지, 별도의 수거·처리계획은 있었는지, 보령시와 축제 운영기관이 배출 경로와 환경 영향을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에 대한 전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사용한 머드와 물을 함께 배출”…축제 측 사실상 인정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축제장에서 사용한 머드의 최종 처리 방식이다.

현장 시료 채취 과정에서 축제 운영 측은 체험시설에서 사용한 머드와 물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함께 배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하지 않은 원료 머드를 그대로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체험객들이 머드를 몸에 바르고 물로 씻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머드 혼합수가 별도의 분리·처리 없이 배수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운영 측은 머드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 뒤 분리 처리할 경우 다음 날 행사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 물이 흘러가는 곳이다.

보령시 확인 결과 축제장 배수시설은 하수처리장으로 연결된 오수관이 아니라 우수관으로 연결돼 있다.

결국 수많은 체험객이 사용한 머드와 물이 별도의 하수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우수관을 따라 최종적으로 바다로 흘러가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축제의 즐거움을 위해 사용된 머드가 어떤 처리 과정을 거쳐 환경으로 되돌아가는지에 대한 관리가 충분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 29년 축제…그동안 바다로 흘러간 머드는 얼마나 되나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보령머드축제는 1998년 시작돼 올해까지 29년째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배출 방식이 과거에도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운영됐다면 논란은 올해 축제장 배수시설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동안 매년 얼마나 많은 머드가 사용됐고, 그중 얼마가 체험 후 폐기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연간 사용·배출량을 약 350톤으로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29년간 누적 규모는 약 1만 150톤에 달한다.

다만 이는 연간 350톤이라는 수치를 29년간 동일하게 적용한 단순 추산치일 뿐이다. 실제 연도별 머드 사용량과 배출량이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공식 자료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만약 일각에서 거론되는 누적 1만 150톤이 실제 처리·배출 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그 양은 결코 적지 않다.

▲충남 보령시 보령머드축제 체험장에서 배출된 머드와 물이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채 우수관을 따라 바다로 향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오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머드와 오염수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보령시프레스협회▲충남 보령시 보령머드축제 체험장에서 배출된 머드와 물이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채 우수관을 따라 바다로 향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오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머드와 오염수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보령시프레스협회

15톤 덤프트럭 적재량을 단순 적용하면 약 677대, 8톤 적재량을 기준으로 하면 약 1269대 분량이다.

결국 핵심은 ‘1만 150톤이 실제냐 아니냐’에 앞서 지난 29년간 실제 사용량과 처리량을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 배수로 슬러지 첫 성분검사…‘오니’ 여부가 핵심

논란이 확산되면서 축제장 배수로에 쌓인 슬러지와 유출수에 대한 성분검사도 시작됐다.

지난 8월 5일 취재진과 관계기관 입회 아래 축제장 배수로에 침전된 물질과 고여 있던 유출수를 각각 채취했다.

현장에서는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료 용기를 밀봉하고 시료번호와 채취시간을 기록한 뒤 봉인했다.

채취된 시료는 충남도 환경 관련 부서와 보건환경연구원 등 분석 가능한 기관에 전달돼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가장 큰 쟁점은 체험객이 사용한 뒤 물과 섞여 배수로에 침전된 물질의 법적 성격이다.

특히 해당 물질이 물환경보전법상 ‘오니’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적정 처리방법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사 요청 측은 사용 후 머드가 물과 혼합돼 배수로에 쌓인 만큼 단순한 일반 배수물이 아니라 법적으로 어떤 물질에 해당하는지부터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령시와 축제 운영 측은 배수로에 주변 상가 등 다른 곳에서 유입된 물질이 함께 섞였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당 슬러지만으로 축제 머드의 성분이나 환경적 영향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원료 상태의 머드와 체험 후 침전물, 최종 배수로 유출수를 각각 채취해 비교 분석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라도 따로 모아야”…축제 측은 “당장 어렵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라도 사용 후 머드를 우수관으로 흘려보내지 말고 별도로 수거해 처리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그러나 축제 운영 측은 현재 시설 여건상 즉각적인 분리·수거 처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축제 측은 이와 별도로 메인 행사장과 엑스포광장 등 2개 지점에서 배수로 유출수를 채취해 자체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문제가 확인되면 내년 축제 전까지 배출시설을 오수·하수처리시설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검사에서 문제가 확인될 경우 ‘내년부터 시설을 개선하겠다’는 조치만으로 논란이 끝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배출 구조가 과거에도 이어졌다면 올해의 시설 개선과 별개로 지난 29년간의 배출 실태와 관리 과정까지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 29년간 처리계획 있었나…이제는 ‘성분검사’만으로 부족

보령머드축제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행사가 아니다.

29년 동안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참여했고, 머드는 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사용됐다.

▲보령머드축제 사용 후 머드의 우수관 방류 논란과 관련해 행사장 배수로에서 채취한 슬러지 시료(앞)와 유출수 시료(오른쪽)가 참석자 입회 아래 봉인되고 있다. /사진-보령시프레스협회▲보령머드축제 사용 후 머드의 우수관 방류 논란과 관련해 행사장 배수로에서 채취한 슬러지 시료(앞)와 유출수 시료(오른쪽)가 참석자 입회 아래 봉인되고 있다. /사진-보령시프레스협회

그렇다면 행정기관과 축제 운영기관에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도별 머드 구입·사용량은 얼마였는지

▲사용 후 머드 처리계획은 매년 수립됐는지

▲사용 후 머드는 실제 어떤 방식으로 처리됐는지

▲축제장 배수시설은 언제부터 우수관에 연결됐는지

▲오수관·우수관 연결 구조가 과거에도 동일했는지

▲환경 관련 점검과 수질검사는 매년 실시했는지

▲배출수가 최종적으로 어느 지점에서 바다로 유입됐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과거에도 사용 후 머드가 별도의 처리 없이 우수관을 통해 바다로 흘러갔다면 문제는 단순한 시설 관리 소홀을 넘어 장기간에 걸친 환경관리와 행정감독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보령시와 축제 운영기관은 지난 29년간의 관련 자료와 기록을 공개해 논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머드가 안전한가’보다 중요한 질문

이번 사안을 단순히 ‘머드 성분에 유해물질이 있는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료 머드 자체의 특정 성분이 기준치 이내로 확인되더라도 체험객이 사용한 뒤 물과 혼합된 물질을 어떤 시설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는 단순 성분검사를 넘어 ▲사용 후 머드의 법적 성격 ▲적정 처리방법 ▲우수관 배출의 적법성 ▲최종 방류수에 적용되는 환경기준 ▲해양으로 유입되는 경로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특히 시료 채취 지점이 실제 배출수를 대표할 수 있는지, 원료 머드와 사용 후 슬러지의 성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배수로에 다른 오염원이 섞였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충남도 역시 채취된 시료를 바탕으로 검사 가능한 항목과 적용 법률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 대한민국 대표 축제, 환경관리의 예외일 수 없다

보령머드축제는 지역 축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했다.

하지만 축제의 규모와 명성이 환경관리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더구나 논란의 핵심이 단순히 ‘머드가 유해한가’가 아니라 사용 후 머드와 물을 왜 하수처리 없이 우수관으로 배출했는가 라면, 이제는 정확한 사실관계와 처리 근거를 공개해야 할 시점이다.

올해 축제에서 실제 얼마의 머드가 사용됐고 얼마나 배출됐는지, 과거에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매년 처리계획과 환경점검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검사 결과 문제가 확인될 경우 시설 개선만으로 끝낼 사안인지, 과거 배출 실태와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과정까지 조사해야 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29년 동안 사용한 머드는 어디로 갔는가.

매년 얼마나 사용했고, 얼마나 버렸으며, 누가 어떻게 처리했는가.

이제 보령시와 축제 운영기관이 추정치가 아닌 공식 자료와 기록으로 답해야 할 차례다.

대한민국 대표 축제라는 이름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축제 뒤에 남은 머드가 어디로 흘러갔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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