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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산책은 아침·저녁에…반려동물 건강 지켜주세요

투어코리아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매장 사진[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폭염이 휩쓸고 간 자리, 어김없이 밥상 물가가 요동친다.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 폭염으로 인한 물가 상승)' 현상이다. 그런데 이상기후로 폭등했던 농산물 원물 가격이 작황 회복으로 안정을 되찾아도,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매대에 붙은 가격표는 좀처럼 내려올 줄을 모른다.
'오를 때는 로켓, 내릴 때는 깃털'이라는 농산물 가격. 그 뒤에 숨겨진 복잡한 유통 마진의 비밀과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기후 비용, 그리고 현실과 겉도는 정부 정책의 실태를 파헤쳤다.
5단계 거치며 부풀려진 가격… 내려갈 땐 '브레이크'
농산물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경직된 유통 구조'에 있다. 현재 국내 농산물 유통은 통상 [산지 농가 → 산지 수집상 → 도매시장 법인 → 중도매인 → 대형마트·슈퍼 등 소매상 → 소비자]로 이어지는 5단계를 거친다.
배추 한 포기의 가격 형성 과정을 예로 들면 유통 단계별 가격 부풀리기가 명확히 드러난다. 농가 수매가가 인건비와 비료·자재비, 작황 리스크 등을 반영해 1,500원으로 책정되면, 산지 수집상 마진과 하역비, 도매법인 수수료 등이 더해져 도매시장 경매 낙찰가는 2,800원으로 뛰어오른다.
이어 중도매인이 마진과 재포장비, 단기 보관료를 붙여 3,300원에 넘기면, 최종 소매 단계인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은 점포 임대료와 물류비, 자체 마진, 폐기 손실액까지 얹어 소비자에게 4,500원~5,000원에 판매하게 된다. 농가 수매가 대비 최종 소비자가격이 3배 이상 부풀려지는 셈이다.
문제는 원물 가격이 하락할 때 발생한다. 경매 낙찰가가 20~30% 떨어지더라도, 각 유통 단계의 주체들은 이미 인상된 인건비와 물류비를 이유로 마진 폭을 쉽게 줄이지 않는다. 소매 유통업체 역시 가격을 직접 인하하기보다는 '1+1 행사'나 '기획 할인' 형태로 생색을 내며 기존 가격대를 유지하는 '가격 하방 경직성'을 보인다.
영수증에 숨겨진 '기후 적응 비용' 청구서
단순히 유통업계의 폭리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농산물을 온전한 상태로 매대까지 운송·보관하는 데 드는 '기후 적응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첫째는 '콜드체인(저온 유통)의 필수화'다. 과거 일반 트럭으로 운송되던 채소류도 수확 직후 열기를 식히는 예냉 작업과 100% 냉장 트럭 운송이 필수화됐다. 이에 따른 전기요금과 유류비 인상분이 유통비용에 반영된다.
둘째는 '폐기율 상승과 선별 비용'이다. 폭염을 견딘 농산물은 쉽게 무르거나 부패한다. 물류센터에서 무른 상품을 골라내는 추가 인력비가 발생하며, 늘어난 폐기율만큼의 손실액은 정상 제품 가격에 '리스크 비용'으로 얹어진다.
결국 소비자는 농산물 원물 값뿐만 아니라 '날씨 변동과 싸우며 발생한 물류·선별·폐기 비용'까지 영수증을 통해 대신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수천억 쏟은 스마트팜, 밥상 채소 물가 못 잡는 이유
정부는 히트플레이션의 근본적 대안으로 '스마트팜(Smart Farm)' 육성을 추진해 왔다. 통제된 실내 환경에서 농작물을 길러 기후와 무관하게 수급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물가 안정 효과는 미미하다.
가장 큰 원인은 '재배 작물의 불균형'이다. 기후 위기로 가격 변동성이 가장 큰 작물은 배추, 무, 대파, 양파 등 노지(야외 밭) 재배 비중이 절대적인 기초 채소류다. 반면 현재 상업화된 국내 스마트팜의 80% 이상은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등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작물에 집중되어 있다.
초기 설비 투자에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 스마트팜 특성상, 포기당 단가가 낮은 배추나 무를 재배해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 정부 보조금이 대거 투입되고 있음에도 정작 서민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필수 채소류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유통 단계 축소와 '노지 스마트 농업'으로 체질 개선해야
원물 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 유통 단절, 기후 비용의 소비자 전가, 노지 작물을 외면한 스마트팜 정책이 지속되는 한 히트플레이션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해법은 결국 구조적 체질 개선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5단계에 달하는 유통 구조를 2~3단계로 단축하면 유통 마진 거품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고가의 시설 원예 중심 스마트팜 지원에서 벗어나, 노지 채소 재배에 기상 예측과 자동 관수·관비 기술을 접목하는 '노지 스마트 농업'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장바구니 물가를 근본적으로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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