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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이 괜히 고른 게 아니었네… 국보와 삼층 목탑까지 품은 천년사찰 여행지

투어코리아
[투어코리아=민경원 기자] 천년 세월을 버틴 돌다리를 건너고,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 장군의 흔적을 따라간다. 호수를 따라 여유롭게 걷다가 아이들과 동물을 만나며 자연을 체험하는 코스도 가능하다.
충북 진천은 화려한 관광지보다 천천히 둘러볼수록 매력이 드러나는 여행지다. 고려시대 돌다리부터 금속문화, 호국 역사, 저수지와 농촌 체험까지 서로 다른 이야기가 한 지역 안에 이어진다. 한여름에는 야외 명소와 실내 박물관을 적절히 섞어 여행하기도 좋다.
올여름 진천에서 가볼 만한 곳 5곳을 따라가 본다.
천년 세월에도 끄떡없는 돌다리…진천농다리
진천을 대표하는 풍경을 하나만 꼽는다면 문백면 구산동리의 진천농다리를 빼놓기 어렵다.
생거진천 농다리축제. 사진=진천군미호강 위를 가로지르는 농다리는 길이 93.6m, 너비 3.6m, 높이 1.2m 규모의 옛 돌다리다. 고려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져 1000년이 넘는 시간을 품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교각이다. 하늘의 별자리인 28수를 본떠 28칸으로 만들어졌으며 2008년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다리 전체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모습 때문에 지네를 닮았다고도 하는데, 이러한 독특한 구조는 거센 물살을 견디는 데도 유리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단순한 문화유산으로만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도 직접 다리를 건너볼 수 있어 천년 전 사람들이 오갔던 길을 발로 경험하는 재미가 있다.
주변 산책로를 함께 걸으면 미호강 일대의 탁 트인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해 진천 여행의 첫 코스로 잡기 좋다.
‘종’에 담긴 소리와 예술…진천종박물관
한낮의 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진천의 문화를 만나고 싶다면 진천종박물관으로 향해보자.
진천읍에 자리한 진천종박물관은 우리나라 종이 지닌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05년 개관했다.
진천은 고대 유적에서 대규모 제철로가 확인될 만큼 오래전부터 금속문화가 발달했던 지역이다. 종박물관은 이러한 지역의 역사적 배경과 한국 범종의 문화를 연결해 보여준다.
전시관에서는 한국 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했는지 살펴볼 수 있으며, 종에 담긴 조형미와 소리의 의미까지 다양한 전시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활용하기 좋다.
야외 여행지가 많은 진천에서 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면서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김유신 장군을 만나다…진천 길상사
진천읍 벽암리에는 삼국통일의 주역으로 알려진 김유신 장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길상사가 자리한다.
충청북도기념물 제1호인 길상사는 오랜 세월 동안 소실과 재건을 거쳤다. 현재의 모습은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에 세운 공을 기리기 위해 1976년 정화사업을 진행하면서 전면적으로 새롭게 조성한 것이다.
홍살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팔작지붕을 얹은 흥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내부에는 한국화가 장우성이 그린 김유신 장군의 영정이 봉안돼 있다.
경내는 비교적 차분하고 고즈넉하다. 화려한 볼거리를 찾아 빠르게 이동하기보다 천천히 걸으면서 김유신 장군과 진천의 인연, 삼국시대의 역사를 되짚어보기에 어울린다.
진천의 역사 여행을 계획한다면 농다리와 종박물관, 길상사를 하나의 코스로 묶어보는 것도 좋다.
호수 따라 느긋하게 한 바퀴…백곡저수지
역사 여행 뒤에는 물가에서 잠시 쉬어가자.
진천읍 건송리에 펼쳐진 백곡저수지는 진천군과 음성군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저수지다. ‘백곡지’라고도 불리며 농업용 저수지의 역할을 넘어 진천을 대표하는 휴식·관광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저수지 주변에는 산책길이 이어져 있어 호수 풍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걷기에 좋다.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 탁 트인 풍경도 백곡저수지 여행의 매력이다.
한여름에는 강한 햇볕을 피해 아침이나 해 질 무렵 찾으면 보다 여유롭게 호수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계절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특히 가을에는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여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변의 사정교와 식파정까지 함께 둘러보면 산책 중심의 여행 코스로 구성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동물 만나볼까…1500평 규모 에코팜
역사와 자연에 체험을 더하고 싶다면 초평면 중석리에 있는 에코팜이 선택지가 된다.
약 1500평 규모로 조성된 농업문화복합공간으로, 기존의 폐쇄적인 가축 사육 공간에서 벗어나 방문객이 농업과 축산 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동물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교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넓은 잔디마당과 모래놀이 공간도 갖추고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 진천을 여행하는 가족에게 특히 눈길을 끈다.
농장의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에코팜을 즐기는 방법이다. 단순히 동물을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업과 축산, 자연의 관계를 체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진천의 여행지는 한 가지 색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천년의 시간을 견딘 농다리를 건너면 우리 금속문화를 만날 수 있는 종박물관이 기다리고, 김유신 장군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백곡저수지의 잔잔한 물길과 마주한다.
여기에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농촌 체험까지 더하면 역사와 생태, 휴식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유명 관광지만 빠르게 돌아보는 여행보다 천천히 걷고 보고 체험하는 여름 여행을 원한다면 진천으로 발길을 돌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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