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셰프부터 스파·예술까지…‘기다림’도 특별하게 만든 항공사 라운지 전쟁
"[이미지3] 에어프랑스 클라랑스(Clarins) 스파 공간 (사진제공=에어프랑스)" "[이미지 (사진제공=에어프랑스)" 에어프랑스 클라랑스(Clarins) 스파 공간 /사진제공=에어프랑스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공항 라운지가 달라지고 있다. 비행 전 잠시 쉬며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던 대기 공간을 넘어 유명 셰프의 요리를 맛보고, 비행 전 스파에서 피로를 풀거나 예술 작품과 지역 문화를 경험하는 ‘경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CX)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내세우면서 서 하늘에 오르기 전부터 시작되는 ‘프리미엄 라운지 전쟁’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라운지에 브랜드의 정체성과 미식, 디자인, 웰니스 콘텐츠를 집중시키며 탑승 전부터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겔프대학교 역사학자 케빈 제임스(Kevin James)는 공항 라운지를 “머무름을 더 고상하게 경험하는 곳”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모든 승객에게 비슷하게 주어지는 탑승 전 시간을 얼마나 특별한 경험으로 바꿀 수 있는지가 라운지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향수·미식·스파까지…에어프랑스 라운지에 담긴 ‘프렌치 럭셔리’

에어프랑스는 라운지를 프랑스 문화와 브랜드 미학을 오감으로 전달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파리 샤를 드 골(CDG)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LAX), 뉴욕(JFK), 런던 히드로(LHR) 등 주요 공항의 라운지를 새롭게 열거나 리뉴얼하며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강화했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에어프랑스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브랜드 로고와 역사적 상징인 ‘날개 달린 해마’, 포스터와 시그니처 컬러를 인테리어 곳곳에 적용했다. 파리와 런던, 로스앤젤레스 라운지에는 피에르 폴랭과 파트리크 주앙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의 가구를 배치해 디자인과 편안함을 함께 살렸다.

"[이미지2] 에어프랑스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 라운지 (좌),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장거리 노선 라운지 메뉴 (우) (사진제공=에어프랑스)" "[이미지3] 에어프랑스 클라랑스(Clarins) 스파 공간 (사진제공=에어프랑스)" ] 에어프랑스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 라운지 (좌),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장거리 노선 라운지 메뉴 (우)./사진제공=에어프랑스

후각까지 브랜드 경험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파리 라운지에서는 세계적인 조향사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이 만든 에어프랑스 시그니처 향 ‘AF001’을 활용한다. 시각적인 인테리어에 향을 더해 이용객이 공간 자체에서 프렌치 럭셔리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식도 빼놓을 수 없다. 파리의 브라세리와 카페에서 영감을 얻은 공간에서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고, 지역 농산물과 제철 식재료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LAX 라운지에서는 오픈 키친에서 셰프가 주문을 받은 뒤 대하 요리와 오리 콩피를 활용한 카술레(Cassoulet) 등을 즉석 조리한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2E 터미널 K·L·M 홀의 장거리 노선 라운지에서는 ‘프렌치 비스트로노미(French Bistronomy)’를 대표하는 셰프 이브 캉드보르드(Yves Camdeborde)의 프랑스 특선 요리도 만날 수 있다.

"[이미지2] 에어프랑스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 라운지 (좌), 파리 샤를 드 골 공항 장거리 노선 라운지 메뉴 (우) (사진제공=에어프랑스)" "[이미지3] 에어프랑스 클라랑스(Clarins) 스파 공간 (사진제공=에어프랑스)"1] 에어프랑스 런던 히드로 공항 라운지/사진제공=에어프랑스

출국 전에 스파 받는다…공항으로 들어온 웰니스

에어프랑스가 라운지에서 강화하고 있는 또 다른 축은 웰니스다. 20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온 프랑스 뷰티 브랜드 클라랑스(Clarins)와 손잡고 파리 샤를 드 골을 비롯해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공항 라운지에 스파 공간을 마련했다.

프라이빗 트리트먼트 룸에서는 ‘Anti jetlag’, ‘Instant detox’, ‘Focus regard’ 등 3가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물 추출물 기반의 클라랑스 제품과 전문 테크닉을 결합해 장거리 비행을 앞둔 승객이 출국 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최상위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지난 7월 확장 리뉴얼한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의 ‘라 프리미에르(La Première)’ 라운지는 1,000㎡ 규모로 일등석 승객에게 특화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셰프의 파인 다이닝을 비롯해 확장된 시슬리 스파, 독립적인 휴식·업무 공간,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대형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침실과 욕실, 개별 파티오, 업무 공간을 갖추고 최대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라 프리미에르 스위트(La Première suite)’도 추가 옵션으로 운영한다.

파리와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라운지에는 ‘플라잉 블루 얼티밋’ 회원을 위한 별도 공간도 마련했다. 탑승 클래스와 회원 등급에 따라 서비스를 세분화하면서 프리미엄 고객의 프라이버시와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달항아리·분청사기가 LA 공항에…대한항공 ‘모던 코리안 럭셔리’

대한항공도 라운지를 통해 한국적 프리미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문을 연 차세대 플래그십 라운지는 대한항공의 해외 직영 라운지 가운데 최대 규모다.

대한항공 미국 LA 국제공항 차세대 플래그십 라운지 /사진제공=대한항공대한항공 미국 LA 국제공항 차세대 플래그십 라운지 /사진제공=대한항공

일등석 라운지는 6층, 마일러 클럽 및 프레스티지 라운지는 5층에 자리하며 총면적은 1,675㎡다. 기존보다 1.27배 넓어졌다.

공간의 핵심 콘셉트는 ‘모던 코리안 럭셔리(Modern Korean Luxury)’다.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천사의 도시(City of Angels)’ LA의 밝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면서, 따뜻한 질감의 목재와 고급 석재를 활용해 한국 특유의 절제된 미감을 더했다. 분청사기와 달항아리 등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예술 작품도 곳곳에 배치했다.

고객별 공간 구성도 세분화했다. 일등석 라운지에는 독립적으로 휴식할 수 있는 별실 2곳을 마련했으며, 원하는 요리를 주문할 수 있는 ‘아라카르트(à la carte)’ 방식의 퍼스널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일러 클럽 및 프레스티지 라운지에서는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오픈 키친 방식의 라이브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LA의 특색을 살린 로컬 크래프트 맥주와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시그니처 블렌드 커피도 선보인다. 비즈니스 존과 패밀리 존, 샤워실 등을 별도로 구성해 여행 목적과 이용객 특성에 맞춰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타의 산·호수를 라운지 안으로…델타항공은 ‘몰입형 경험’

델타항공은 지역 정체성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라운지를 차별화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SLC) B 콩코스에 새롭게 문을 연 ‘델타 스카이 클럽’은 델타항공 네트워크에서 두 번째로 큰 라운지다.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규모는 3만4,000제곱피트, 약 955평에 달한다. 공항 이착륙장을 넓게 내려다볼 수 있는 파노라마 전망도 갖췄다.

델타항공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 B 콩코스 ‘델타 스카이 클럽’ 신규 개장/사진제공=델타항공델타항공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 B 콩코스 ‘델타 스카이 클럽’ 신규 개장/사진제공=델타항공

디자인의 출발점은 유타주의 자연이다. 입구층의 기하학적 천장과 테라초 모자이크 바닥은 눈에 반사되는 겨울 햇빛을 연상하도록 구성했다. 위층에는 목재와 보석을 떠올리게 하는 장식, 구리 마감 등을 적용해 유타의 산과 호수, 동굴에서 얻은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라운지에 설치된 작품 역시 현지 예술가들에게 별도로 의뢰했다. 특히 델타항공이 처음 도입한 ‘디지털 이머전스 월’은 유타의 대표적인 자연경관을 담은 파노라마 영상에 자연의 소리를 결합해 이용객에게 몰입감 있는 4D 경험을 제공한다. 벨벳 커튼과 방음벽, 차분한 공간 구성을 활용한 휴식 공간도 마련했다.

이 밖에 프리미엄 원형 바와 9개의 방음 전화 부스, 현장에서 조리한 메뉴를 제공하는 푸드 뷔페, 2개의 음료 스테이션 등을 갖췄다.

비행 전 2시간도 여행이 된다…항공사 ‘라운지 전쟁’

에어프랑스와 대한항공, 델타항공의 사례는 공항 라운지를 바라보는 항공업계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좋은 좌석과 기내식만으로 프리미엄 항공 서비스를 설명하던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 것이다.

자국 문화와 지역성을 반영한 인테리어부터 유명 셰프와 협업한 메뉴, 향기를 활용한 후각 브랜딩, 스파와 예술 작품, 디지털 콘텐츠까지. 항공권에 포함된 경험의 시작점이 ‘탑승 순간’에서 ‘공항에 도착한 순간’으로 앞당겨지면서 라운지는 항공사들이 브랜드 가치를 경쟁하는 핵심 무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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