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여, 단비를”…평년 절반도 안 온 신안 암태면, 승봉산서 기우제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메마른 땅에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신안 승봉산 정상에 모였다.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우량으로 가뭄이 깊어지자 주민들이 직접 산에 올라 단비를 기원했다.

신안군 암태면(면장 손태원)은 14일 관내 최고봉인 해발 355m 승봉산 정상에서 가뭄 극복과 강우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봉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암태면 이장협의회(회장 양흥길)를 비롯한 13개 사회단체 회원과 주민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사진-신안군사진-신안군

평년 강우량의 48.6%…생활·농업용수까지 비상

암태면 주민들이 기우제에 나선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폭염과 심각한 물 부족이 있다.

8월 현재 암태면 누적 강우량은 539.5㎜로 평년의 48.6%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서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이 이어지고 농작물이 말라 죽는 등 농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암태면은 현재 전 주민을 대상으로 생활용수 절약과 효율적인 농업용수 관리를 당부하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해발 355m 정상에 오른 주민들…물 한데 모아 ‘단비 염원’

기우제는 전통 제례 방식을 토대로 오늘날의 가뭄 상황을 반영해 진행됐다.

제상에는 정화수와 쌀, 벼, 과일 등을 올렸다. 특히 주민 생활과 농사를 각각 상징하는 물을 제물로 마련해 생활용수와 농업용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기를 기원했다.

두 물을 하나로 합치는 ‘암태 생명의 물 합수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가뭄을 함께 극복하겠다는 주민들의 뜻을 하나의 물줄기로 표현한 것이다.

뭄에 바닥 드러난 저수지 /사진-신안군뭄에 바닥 드러난 저수지 /사진-신안군

이어 축문을 낭독하며 메마른 땅을 적실 비와 수원지·저수지의 수위 회복을 기원했다. 농민들이 가꾼 벼가 가뭄을 이겨내 풍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우리 염원이 하늘에 닿기를”…가뭄 장기대책도 추진

양흥길 암태면 이장협의회장은 “과거에도 가뭄이 들어 어려움을 겪을 때 승봉산 정상에서 비가 내리기를 기원했던 기억이 있다”며 “우리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단비가 내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선웅 신안군의회 운영위원장은 “면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하늘도 알 것”이라며 군의회 차원의 가뭄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손태원 암태면장은 “새벽부터 험준한 승봉산 정상에 올라 정성스럽게 제례를 올리는 손길을 보아 금방이라도 단비가 내려 타들어 간 면민의 마음을 달래줄 것”이라며 “항구적인 가뭄대책을 수립하여 안정적인 생활용수 확보와 농업용수 공급에 행정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우제는 단순히 비를 바라는 전통 의례를 넘어 심각해진 섬 지역의 물 부족 현실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암태면은 당장의 절수 노력과 함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생활·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가뭄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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