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서미 작가 "수상은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
이서미 작가이서미 작가

[투어코리아=배소은 기자] 교육자이자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서미 작가는 오랜 시간 아동·청소년 교육과 아동권리, 부모교육, 인성교육 및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이날 기념 국무총리 표창과 2024 대한민국 평화대상 '봉사대상'을 수상한 그는 수상의 의미를 개인의 성취보다 앞으로 해야 할 역할과 책임에서 찾는다.

최근에는 동화집 『높이 날지 않아도 빛나는 새』를 출간해 아이들에게 비교와 경쟁을 넘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교육과 봉사, 문학을 하나의 길로 이어가고 있는 이서미 작가에게 그동안의 활동과 교육철학, 신간 동화집에 담은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Q1. 어린이날 기념 국무총리 표창과 2024 대한민국 평화대상 '봉사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셨나요?

감사하고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을 인정받았다는 기쁨보다, 앞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에게 상은 '잘했다'는 마침표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를 묻는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수상의 기쁨만큼 아이들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더 커졌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이 존중받으며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Q2.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주요 봉사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제가 해온 활동에는 늘 아동과 청소년, 교육, 권리, 성장이라는 공통된 중심이 있었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이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현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아동권리와 참여 활동, 퍼실리테이션을 비롯해 부모교육, 인성교육, 청소년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저는 봉사를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거창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경험과 재능을 필요한 사람과 나누는 것이 봉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로서 제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아이들과 부모, 교사, 지역사회와 나누는 것 역시 제가 실천할 수 있는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하며 활동해 왔습니다.

Q3.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특히 아동·청소년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고, 성장하는 속도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마음속에 많은 이야기가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조금 느린 아이도 있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도 있습니다. 저는 목소리가 큰 아이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까지 어른들이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아동권리와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졌고, 제가 동화를 쓰는 데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Q4.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또 어려움은 없었나요?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던 아이가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야기해도 돼요?"라고 조심스럽게 묻던 아이가 어느 순간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 제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느낍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사회공헌 활동은 한 번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사람과 기관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가'를 다시 생각합니다. 오랜 활동을 통해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창한 프로그램보다 한 사람을 믿고 기다려주는 마음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높이 날지 않아도 빛나는 새 출간높이 날지 않아도 빛나는 새 출간

Q5.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바른 인성'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을 먼저 보는 교육'입니다. 성적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공감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바른 인성은 단순히 말을 잘 듣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를 존중하면서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인정하며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힘, 그것이 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공감, 배려, 존중, 책임과 같은 인간적인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6. 교육자와 봉사자의 역할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 역할은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시나요?

저에게 교육과 봉사는 서로 다른 일이 아닙니다. 교육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어려움이 봉사의 방향을 알려주었고, 봉사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은 다시 제 교육의 내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동화를 쓰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교육은 사람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이고, 봉사는 그 가능성이 자랄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교육과 봉사, 문학은 모두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이 가진 가능성을 믿는다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Q7. 최근 동화집 『높이 날지 않아도 빛나는 새』를 출간하셨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작품을 통해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교육 현장과 상담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은 모두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깊이 느꼈습니다. 누군가는 빨리 달리고, 누군가는 천천히 걷고, 누군가는 아직 자신의 날개를 찾는 중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어른들은 아이들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며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높이 올라가기를 기대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장점보다 부족한 점을 먼저 바라보며 자신감을 잃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높이 날지 않아도 빛나는 새』는 그런 아이들에게 "너는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빛나는 존재야"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습니다. 표제작의 주인공 토리는 작고 약한 날개 때문에 다른 새들처럼 높이 날지 못합니다.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며 자신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숲에 위기가 닥쳤을 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친구들을 돕습니다.

토리를 통해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남들보다 얼마나 높이 나는가보다 내가 가진 힘을 발견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동화집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아홉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자존감과 성장, 가족, 사랑과 배려, 생명존중, 환경, 디지털 생활 등 아이들이 살아가며 만나는 여러 문제를 동화 속에 담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기보다 "나는 어떤 빛을 가지고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았으면 합니다. 잘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해서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강점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에게 더 높이 날라고 재촉하기 전에, 그 아이가 어떤 날개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먼저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따뜻한 친구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아이의 '다름'을 부족함이 아닌 고유한 빛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Q8.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은 무엇입니까?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앞으로도 교육과 문학, 아동권리와 사회공헌을 연결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특히 동화와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을 존중하며 다른 사람과 건강하게 관계 맺을 수 있도록 돕는 작품과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에게는 봉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 환경을 위해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것, 내가 가진 재능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에서도 봉사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잘하는 것으로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세요. 그 작은 질문과 실천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자신도 함께 성장하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Q9.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저는 오랫동안 교육과 봉사의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작은 관심과 실천이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금 느린 사람을 기다려주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어른 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 그 아이가 가진 고유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다려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앞으로 교육과 봉사, 문학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혼자 높이 올라가는 삶보다 서로의 빛을 발견하고 함께 빛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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