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세계 세 번째로 420kV급 친환경 차단기 국산화 성공
HD현대일렉트릭의 420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HD현대일렉트릭의 420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

[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유럽 초고압 전력망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카드를 손에 넣었다. 420kV급 SF₆-Free(친환경) 고압차단기 개발에 국내 기업 최초로 성공하며,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이 기술을 확보한 업체가 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13일 420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 개발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기존 절연 가스로 쓰이던 SF₆(육불화황)를 온실가스 배출이 훨씬 적은 C₄ 혼합가스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C₄F₇N 성분을 기반으로 한 이 대체 가스는 기존 SF₆보다 온실효과 유발 정도가 크게 낮은 것이 특징이다.

절연 가스를 바꾸는 작업은 단순한 소재 교체가 아니다. 가스의 물리적 특성이 달라지는 만큼 차단기 내부의 절연·차단 구조 자체를 새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420kV급은 국가 전력망의 근간을 이루는 초고압 설비인 만큼, 극한 환경에서도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충족해야 해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꼽혀왔다.

회사 측은 2021년 170kV급 친환경 차단기를 처음 선보인 이후 145kV급, 72.5kV급까지 순차적으로 독자 기술을 쌓아왔다. 이번 420kV급 개발로 주요 전압대를 아우르는 친환경 차단기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발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유럽 시장과의 직결성 때문이다. 유럽 주요 송전망 운영사(TSO)들이 관리하는 전력망 가운데 절반 이상이 400kV급 전압대에 몰려 있어, 420kV급 제품을 갖췄는지 여부가 사실상 유럽 초고압 인프라 시장 진입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통한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불소계 온실가스(F-Gas)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흐름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후 전력망 교체 투자까지 맞물리면서, 유럽 내 SF₆-Free 고압차단기 시장은 2030년까지 약 3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런 시장 흐름에 대비해 개발 단계에서부터 유럽 송전망 운영사들의 사전 적격심사(PQ)를 통과하며 현지 공급 자격을 미리 확보해 둔 상태다. 이를 발판으로 장기공급계약 체결 등 안정적인 수주 구조를 만들어 유럽 수주를 본격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영국의 주요 전력회사와 장기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며, 올해 안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첫 수주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3년 안에 300kV급과 362kV급 친환경 고압차단기까지 추가로 개발을 완료해, 글로벌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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