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은 NO, 보복도 NO”…논산시, 노조와 손잡고 ‘공직사회 갑질’ 뿌리 뽑는다
▲백성현 논산시은 지난 13일 시청 상황실에서 조직 내 부당행위를 근절하고 건강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갑질 등 부당행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논산시▲백성현 논산시은 지난 13일 시청 상황실에서 조직 내 부당행위를 근절하고 건강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갑질 등 부당행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논산시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남 논산시가 공직사회 내부의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뿌리 뽑기 위해 노동조합과 손을 맞잡았다.

조직 내 권력 남용과 부당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피해자가 보복이나 신분 노출을 걱정하지 않고 신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호체계 구축’에 나서면서 논산시의 공직문화 개선 행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충남 논산시는 13일 시청 상황실에서 조직 내 부당행위를 근절하고 건강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갑질 등 부당행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백성현 논산시장을 비롯한 시 주요 간부들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충남지역본부 논산시지부,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 노동조합 논산시비정규직지회, 논산시 공무직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말 못 하는 조직부터 바꾼다”…피해자 보호가 핵심

이번 협약의 핵심은 단순히 ‘갑질을 하지 말자’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가 실제로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다.

공직사회에서 부당행위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자가 인사상 불이익이나 보복, 조직 내 따돌림 등을 우려해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고 단계부터 사후 보호까지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논산시는 협약에 따라 ▲건전한 근무환경 조성 ▲신고자·피해자 보호조치 ▲2차 피해 방지 ▲부당행위자 무관용 원칙 ▲조사·징계 과정의 공정성 확보 ▲인식 개선 및 교육 확대 등을 핵심 책무로 추진한다.

특히 신고자와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2차 피해까지 차단하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

■ 노동조합이 ‘피해자 지킴이’로…대리신고·상담·보복 대응

이번 협약에서 노동조합의 역할도 크게 강화된다.

노조는 부당행위 피해자가 신분 노출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혼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도록 ‘피해자 지킴이’ 역할을 맡는다.

피해자 대신 신고할 수 있는 대리신고부터 상담 지원, 보복에 대한 대응까지 지원해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망을 구축한다.

또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자정 활동을 추진해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부당행위 예방과 조직문화 개선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즉, 사후 징계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예방-신고-보호-조사-재발방지’로 이어지는 전방위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 “갑질·을질 모두 근절”…노사 공동 책임 강조

이번 협약은 상급자의 권력 남용에 해당하는 이른바 ‘갑질’뿐 아니라 업무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을질’과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부당행위를 폭넓게 근절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노사 양측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적극 협력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개인정보와 관련 자료에 대해서도 철저한 비밀을 보장하기로 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피해 사실이 불필요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아 피해자의 추가적인 정신적·조직적 피해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 “가해자는 무관용”…조사·징계 공정성도 강화

논산시는 부당행위가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동시에 신고자나 피해자의 주장만으로 판단하거나 반대로 조직 내부 관계를 이유로 사건을 축소하지 않도록 조사와 징계 과정의 공정성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든 부당행위를 저지르면 책임을 지고, 누구든 피해를 입으면 보호받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논산시는 교육과 인식 개선 활동도 확대해 구성원 스스로 부당행위를 판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백성현 시장 “청렴 논산, 선언 아닌 실천으로 만들겠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노사가 함께 공직문화 개선에 나서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백 시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노사가 한마음으로 부당행위 근절에 나선 만큼,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활기찬 공직 문화가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청렴 논산과 건전한 조직문화 구현을 위해 실효성 있는 예방과 보호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침묵하는 조직’에서 ‘말할 수 있는 조직’으로

공직사회에서 조직문화는 곧 행정서비스의 질과 연결된다.

직원들이 부당한 지시나 괴롭힘을 겪으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조직에서는 창의적인 행정과 적극적인 소통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로 문제를 말할 수 있고, 신고해도 보호받을 수 있으며, 잘못이 확인되면 누구에게나 책임이 따르는 조직이라면 내부 신뢰는 물론 시민을 향한 행정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

논산시와 노동조합이 이번 협약을 통해 만들어가려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조직문화다.

‘갑질 근절’이 구호에 머물지 않고 실제 신고자 보호와 가해자 무관용, 공정한 조사·징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논산시가 노사 공동 대응체계를 통해 ‘침묵하는 공직사회’에서 ‘서로 존중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공직사회’로의 변화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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