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김애란·김초엽 작가들 한자리에…대학로가 5일간 ‘문학의 거리’ 된다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최진영, 김애란, 김초엽, 은희경, 구병모, 정호승, 천명관 등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독자들과 만난다. 시와 소설을 읽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낭독과 음악, 공연, 전시, 창작 워크숍까지 문학을 다채롭게 경험하는 대규모 축제가 서울 대학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는 국내 최대 규모 문학축제인 ‘문학주간2026 곁눈질’을 오는 9월 한 달간 개최한다.

축제의 중심 행사는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아르코꿈밭극장, 아르코미술관 공간열림, 예술가의집 등에서 진행된다.

올해 문학주간에는 작가 270여 명이 참여한다. 대학로에서는 대담·토크·낭독·공연·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등 38개 무대형 프로그램과 전시·체험 등 10개 현장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의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면 규모는 더 커진다. 유관기관과 함께하는 전국 협력 프로그램 25개, 지역 서점 연계 ‘우리동네 프로그램’ 58개 등을 포함해 9월 한 달 동안 총 131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곁눈질’로 타인의 삶을 바라보다

올해 주제인 ‘곁눈질’에는 다른 사람의 삶과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문학의 역할을 담았다. 서로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각자의 세계가 연결되는 과정을 다양한 장르와 프로그램으로 풀어낸다는 취지다.

개막 무대부터 문학과 공연의 경계를 넘나든다. 16일 오후 7시30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리는 ‘허수경이라는 말 참 좋지요’는 대한민국 문학축제 홍보대사인 배우 고아성이 진행한다. 이민하·김진선·홍지호 시인과 싱어송라이터 곽주나가 참여해 허수경의 시와 언어를 낭독과 음악으로 다시 불러낸다.

17일 오후 3시30분에는 등단 47년을 맞은 김혜순 시인의 시 세계를 조명하는 낭독무대 ‘공중의 복화술’이 열린다. 19일 같은 시간에는 시력 47년 만에 첫 시선집을 펴낸 최승자 시인의 작품을 동시대 시인 8명이 읽는 ‘최승자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가 관객을 만난다.

故 박지리 작가 10주기를 기리는 ‘박지리, 기억되는 이름으로’는 18일 오후 7시30분 열리며, 19일 오후 5시 예술가의집 라운지에서는 한국 최초 여성 근대 소설가 김명순을 조명하는 ‘김명순의 탄생, 그리고 130년’이 진행된다.

김애란부터 젊은 시인까지…장르 넘나드는 문학 무대

현재 한국 문학의 다양한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시 분야에서는 김복희·나희덕·김승희 시인이 참여하는 ‘희, 희. 희’, 젊은 시인 6명이 참여하는 ‘내가 쓰지 않을 것 같은 시’, 문지문학상 시 부문 후보작을 엮은 ‘시 보다 2026’ 관련 프로그램 등이 독자를 기다린다.

소설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김애란 소설가는 시인 오은, 뮤지션 권나무와 함께 ‘김애란의 눈길’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경력의 작가들이 소설 쓰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야기 곁에 우리가 있어’, 사랑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 3인의 ‘멀고 가까운 사랑’, 최은미 작가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김춘영 낭독극’ 등도 예정돼 있다.

희곡 분야에서는 브라질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을 만나는 낭독극 ‘별의 시간’을 비롯해 ‘한 권의 무대’, ‘공동창작, 경계를 수선하기’ 등이 마련된다.

어린이·청소년 문학에서는 ‘우리가 세계를 넘나들 때’, ‘다음, 페이지’ 등이 열리고 청년과 퀴어, 농담, 독서클럽, 북페어, 책방지기 등 문학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남극·SF·그림책까지…문학의 영역 넓힌다

다른 분야와 문학을 연결하는 시도도 눈에 띈다.

‘아르코문학작가펠로우십’과 연계한 ‘남극을 이해하는 세가지 방법’에서는 소설가 천운영과 만화가 윤태호, 이원영 극지연구소 박사가 남극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니·임솔아 작가가 속한 메아리조각 동인은 낭독 퍼포먼스 ‘목소리 잇기’를 선보인다.

황인찬 시인이 DJ로 참여하는 ‘문장의소리’ 특집 공개방송과 청소년 문학 플랫폼 ‘글틴’의 ‘2026 글틴이 뽑은 오늘의 문학’도 열린다. 김태선 평론가와 김이듬 시인, 임선우 소설가, 청소년 예비작가 4명이 참여한다.

출판사와 유관기관도 힘을 보탠다. 창비는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 완간을 기념한 이현 작가 북토크와 뮤지컬 갈라쇼 등을 준비하고, 자음과모음은 독자가 실제 문예지 기획과 편집 과정을 경험하는 ‘Live! 함께하는 계간 「자음과모음」 편집 회의’를 진행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김초엽·연여름·공희경 작가와 심완선 평론가가 참여하는 ‘SF와 함께라면 어디든’을 선보인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은 아르코미술관 공간열림에서 12개 나라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세상의 눈 L’œil du monde’를 운영한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웹게임 ‘MOKA 이야기 요정’과 어린이 교육·강연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읽기에서 ‘직접 쓰기’로…올해 첫 문학 워크숍

올해 처음 도입되는 창작 워크숍도 주목할 만하다.

10~14세 어린이를 위한 ‘워크숍: 동시의 목소리’를 비롯해 ‘희곡 입문 워크숍’, 축제 주제인 곁눈질을 참가자 스스로 새롭게 정의하는 ‘곁눈질 사전 쓰기’ 등 3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의 마지막은 소설과 음악이 함께 장식한다. 20일 오후 7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리는 폐막 프로그램 ‘소설의 경우엔’에는 최진영 소설가와 밴드 9와 숫자들이 참여한다. 최진영 작가가 『구의 증명』을 집필할 당시 9와 숫자들의 ‘창세기’를 즐겨 들었다는 인연에서 출발한 특별 무대다.

대학로 넘어 전국으로…서점·공항에서도 만나는 문학

‘문학주간2026’은 대학로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관서가 전국 5개 지점에서는 9월 10일부터 10월 1일까지 ‘요즘, 생각’을 5회 진행한다. 정호승 시인과 곽재식·배명훈·김중혁 작가, 강백수 시인 등이 분야별 전문가들과 문학·과학·철학·영화·윤리를 주제로 대담한다.

카페꼼마 3개 지점에서는 9월 2~29일 ‘책장 너머의 세계를 곁눈질하다’가 6차례 열린다. 성해나·구병모·김혜진·함윤이·천명관·은희경 등 소설가들이 이다혜 기자, 김선형 번역가, 서해인 칼럼니스트, 장일호 기자, 정성은 스탠드업 코미디언, 김하나 작가와 각각 독자를 만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9월 18~20일 ‘책 보는 문학주간 X 책 읽는 ACC’가 열리고,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용산 아트라운지에서는 서울문화재단과 연계한 힐링북콘서트가 진행된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는 정보라 작가와 대학생·지역주민이 만나는 ‘TALK! TALK! 문학 에너지 발전소’가 마련된다. 김포공항 국내선 3층 나래마루에서는 추천 문학도서 100권을 만날 수 있는 ‘공항문학클럽: 곁눈질 문학벨트’ 전시가 열린다.

이와 별도로 전국 30개 지역서점에서는 전시·대담·공연 등 58개의 ‘우리동네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8월 18일부터 예약…38개 무대 프로그램 전석 무료

문학주간2026 무대형 프로그램 사전 신청은 오늘(18일)부터 이벤터스를 통해 진행된다. 모든 좌석은 무료이며 사전 예약 후 잔여석이 있는 프로그램은 현장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세부 일정과 프로그램 정보는 문학주간 홈페이지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문학주간은 유명 작가를 한자리에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문학을 읽고 듣고 이야기하는 것에서 직접 쓰고 체험하는 영역까지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대학로를 중심으로 전국 서점과 문화공간, 공항까지 무대를 넓히면서 9월 한 달 동안 일상 곳곳에서 문학을 만나는 축제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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