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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왼쪽부터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 후보 경과지인 부여군 양화, 옥산·내산·외산 위치도. /사진-부여(편집 류석만 기자)[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345kV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 건설사업 후보 경과지’를 공개하면서 충남 부여지역이 거센 반발에 휩싸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후보 경과지 공개가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문제 해결은커녕 인접 지자체 간 갈등과 주민 반목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부여지역에 새로운 초고압 송전선로까지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은 “왜 또 부여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왜 서천에서 부여로 크게 우회했나”…주민들 의문
한전이 공개한 후보 경과지는 김제에서 만경강을 건너 군산과 익산을 지나 부여·보령·홍성을 거쳐 서산시 운산면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논란의 핵심은 ‘익산시 웅포면에서 금강을 건너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로 진입한 뒤 다시 부여군 양화면과 충화면으로 우회하는 구간’이다.
부여군 송전탑 반대대책위 준비위원회 정병섭 공동위원장은 노선 선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정 위원장은 “서천군 한산면과 마산면 지역은 양화면보다 주거지역이 적어 광역경과대역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짧은 노선을 구현할 수 있는 지역임에도 왜 주거지역이 많은 양화면 내성리·수원리·원당리·벽용리·족교리 쪽으로 멀리 우회하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연 그동안 한전이 주장해 온 원칙에 따른 합리적인 노선 결정인지 의문”이라며 “후보 경과지 선정 과정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부여는 이미 희생”…기존 송전선로에 또 신규 노선?
부여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장 큰 이유는 이미 지역 곳곳에 송전선로가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여군 관계자는 양화면의 경우 기존 군산-청양 간 345kV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이라며 주민들이 이미 상당한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번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가 기존 노선과 최대 2㎞까지 접근할 수 있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새만금-청양선까지 더해질 경우 지역 주민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부여군은 이에 따라 한전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후보 경과지 선정의 구체적인 근거와 평가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반대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후보지가 평가됐고, 어떤 지역이 어떤 이유로 제외됐으며, 부여지역이 최종 후보 경과지에 포함된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라는 것이다.
■ “우리 지역 싫으면 이웃 지역으로?”…보령과도 갈등 우려
또 다른 뇌관은 부여와 보령의 경계지역이다.
후보 경과지가 보령시 미산면·성주면과 부여군 옥산면·내산면·외산면 등 지자체 경계지역을 중심으로 제시되면서 ‘내 지역을 피하기 위해 이웃 지역으로 떠넘기는 갈등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여군 이장단협의회 노경우 부회장은 “우리 지역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처지에서는 결국 이웃한 보령시 쪽으로 미룰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향후에도 함께 살아가야 할 보령시 주민들과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자칫 ‘부여와 보령, 서천 등 인접 지역 주민 간 대립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농업 기반까지 흔들릴라”…첨단 영농지역도 직격탄 우려
송전선로가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여군 내산면과 외산면 일대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지역은 굿뜨래 알밤을 비롯해 호두·자두·포도 등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는 주요 농업지역이다.
특히 매년 헬기를 활용한 항공방제가 이뤄지고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영농활동도 확대되고 있어 송전탑과 고압 송전선로가 설치될 경우 ‘농업 활동과 항공·드론 방제 등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민들에게 송전선로 문제는 단순한 경관 훼손이나 시설 설치 문제가 아니라 ‘생업과 재산권, 지역 농업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는 것이다.
■ 반대대책위 본격 출범…“일방적 희생 더는 안 된다”
한전의 후보 경과지 공개를 계기로 부여지역 반대 여론도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부여군 송전탑 반대대책위 준비위원회는 조만간 공식적인 반대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후보 경과지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와 주민 의견 수렴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왜 부여인가.”
“왜 이 노선인가.”
“어떤 평가 기준으로 결정했는가.”
주민들은 한전이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후보 경과지 선정 과정에서 적용한 평가 기준과 점수, 비교 검토 자료 등을 공개하고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가 전력망 확충이라는 공익적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특정 지역에 희생과 부담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후보 경과지 공개가 향후 최종 노선 결정 과정에서 어떤 갈등으로 번질지, 또 한전이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자료 공개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국가 전력망 확충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전력망 확충’이라는 국가적 명분과 ‘지역 수용성’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지, 이제 한전과 정부의 답변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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