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짧게 가깝게 알차게”…추석 해외여행 88%가 중국·일본·동남아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올 추석 해외여행의 키워드는 ‘멀리, 오래’보다 ‘가까이, 알차게’다.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떠나려는 관심은 크게 높아졌지만 실제 여행 기간은 짧아지고 예산도 줄었다. 중국·일본·동남아 등 비행시간이 짧은 아시아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한정된 시간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쓰는 ‘압축형 여행’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나투어와 스카이스캐너, 아고다가 각각 공개한 '2026년 추석 여행 데이터'를 종합하면 올해 여행 트렌드는 ‘근거리·가성비·압축 여행’으로 요약된다. 이동시간은 줄여 현지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여행비는 꼼꼼하게 따지면서도 여행 자체는 포기하지 않는 실속형 소비가 뚜렷하다.

중국 대표 인기 여행지 장가계 /사진-하나투어중국 대표 인기 여행지 장가계 /사진-하나투어

추석 해외여행 88%가 근거리…중국·일본·동남아 순

하나투어가 8월 20일 기준으로 9월 23~27일 출발 기획여행 상품을 분석한 결과, 중국·일본·동남아 예약 비중은 약 88%에 달했다. 공휴일 기준 4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추석 연휴가 장거리보다 이동 부담이 적은 여행지 선택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곳은 중국이다. 가을 성수기에 접어드는 장가계와 백두산 등 자연경관 중심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무비자 정책과 항공 노선 확대도 예약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상하이 수요 역시 늘면서 중국 여행은 자연 휴양지와 대도시 여행으로 취향이 나뉘는 모습이다.

일본에서는 여행 동반자에 따라 목적지가 달라졌다. 테마파크와 쇼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오사카는 어린 자녀와 떠나는 가족여행객에게, 온천 여행이 강점인 북큐슈는 부모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선호를 보였다.

출발 시점도 연휴 초반에 집중됐다. 연휴 첫날인 9월 24일 출발이 전체의 42%로 가장 많았고, 연차 하루를 사용해 하루 먼저 떠나는 23일이 24%를 차지했다. 두 날짜를 합치면 약 66%로, 여행을 연휴 앞부분에 배치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에 하나투어는 추석 수요가 높은 일본 노선에 전세기를 추가한다. 오사카에는 9월 23~25일 파라타항공·피치항공·에어서울 전세기를 운영하고, 삿포로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활용해 23~26일 매일 출발하는 일정을 마련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연휴 기간 특성에 따라 비행시간 5시간 내외의 근거리 여행지에 예약이 집중됐다”며 “고객 수요가 높은 인기 노선을 중심으로 전세기 투입을 확대해 고객 편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검색 1~3위 모두 일본…후쿠오카가 1위

개별여행 시장에서도 일본의 강세는 확실하다. 아고다가 올해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한국 여행객의 추석 연휴 숙소 검색을 분석한 결과 해외 목적지 1위는 후쿠오카였다. 도쿄와 오사카가 각각 2·3위에 올라 상위 3개 도시를 일본이 휩쓸었다.

대한민국 여행객 추석 연휴 검색 증가율 상위 해외 여행지 순위   /표-아고다대한민국 여행객 추석 연휴 검색 증가율 상위 해외 여행지 순위 /표-아고다

4위와 5위에는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의 도시여행과 베트남의 휴양지가 동시에 선택받으면서, 긴 비행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쇼핑·미식·문화 또는 해변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중단거리 목적지가 인기를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후쿠오카는 서울에서 평균 약 1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는 접근성이 강점이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0월 24일까지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증편하고, 8월 29일부터는 부산~후쿠오카 노선도 같은 기간 확대 운항한다.

아고다 집계에서 추석 연휴인 9월 24~27일 국내외 여행 검색량은 연휴 2주 전과 비교해 각각 160%, 38% 증가했다. 해외보다 국내 검색 증가폭이 훨씬 컸다는 점도 올해 추석 여행의 또 다른 특징이다.

국내는 제주·부산·서울…속초 검색 324% 폭증

국내여행에서는 제주도가 가장 많이 검색됐다. 제주 숙소 검색량은 131% 증가했으며 부산, 서울, 속초, 경주가 차례로 상위 5개 여행지에 이름을 올렸다.

  추석 연휴 최다 검색 국내 여행지 순위 /표-아고다 추석 연휴 최다 검색 국내 여행지 순위 /표-아고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속초다. 검색 증가율이 무려 324%에 달해 상위권 여행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속초의 내국인 관광소비액 역시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했다. 설악산을 비롯한 산림 관광과 동해안, 호수, 미식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짧은 연휴 여행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5위 경주도 가을 국내여행의 주요 목적지로 부상했다. 역사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여행할 수 있는 데다 9월부터 경주역을 지나는 KTX와 KTX-이음이 증편될 예정이어서 철도를 이용한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알렉스 박 아고다 한국 지사장은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한민국 여행객들은 특히 국내 여행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가까운 여행지를 중심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의 항공권, 숙박, 액티비티를 통해 여행객들이 국내외 어디에서든 각자의 취향과 선호에 맞는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검색은 92.4% 급증했는데 예산은 25만원 줄었다

여행을 떠나려는 의향 자체는 강하다.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56%가 올해 추석 연휴에 여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실제 추석 여행 검색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4% 증가했다.

다만 여행객들의 지갑은 한층 신중해졌다. 올해 추석 여행에 책정한 1인당 평균 예산은 약 133만원으로, 지난해 약 158만원보다 25만원 감소했다.

사진-스카이스캐너사진-스카이스캐너

여행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항목 역시 ‘비용’이 25%로 가장 높았다. 경비를 아끼는 방법으로는 35%가 ‘물가가 저렴한 여행지’를 선택했다. 여행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목적지와 일정, 지출을 조정해 비용 대비 만족도를 높이려는 소비 성향이 나타난 셈이다.

연휴 선택에서도 유연성이 엿보였다. 9월 말 추석 연휴를 활용하겠다는 응답은 30%, 개천절·한글날이 있는 10월 초를 택한 응답은 25%였다. 특히 22%는 두 기간 가운데 여행비가 더 저렴한 때를 골라 떠나겠다고 답했다.

최대 8일 쉴 수 있어도 여행은 평균 3.3일남은 날은 ‘집에서 쉰다’

눈에 띄는 대목은 ‘휴가 길이’와 ‘실제 여행 기간’의 차이다. 응답자들은 추석 전후 평균 2.9일의 연차를 사용해 최대 8일간 휴가를 확보할 계획이지만, 여행에 쓰려는 기간은 평균 3.3일에 그쳤다.

긴 휴가를 모두 여행지에서 보내기보다 짧게 다녀온 뒤 집에서 쉬는 방식이다. 실제 휴가 가운데 일부 기간만 여행하는 이유로 61%가 ‘여행 후 일상 복귀 전 충분히 쉬기 위해서’를 꼽았다.

이 같은 ‘시성비’ 추구는 목적지 선택에도 반영됐다. 스카이스캐너의 추석 인기 검색 여행지에서도 일본·베트남·중국 등 비교적 짧은 비행시간으로 다녀올 수 있는 아시아 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하나투어 예약에서 근거리 비중이 88%까지 올라간 것과도 흐름이 맞닿아 있다.

사진-스카이스캐너사진-스카이스캐너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 제시카 민(Jessica Min)은 “올 추석에도 근거리 아시아 여행지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짧은 비행시간으로 현지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고, 비교적 저렴한 현지 물가를 활용해 여행 경비를 절감하려는 여행자들의 실용적인 여행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목적지를 정하지 못한 여행객이라면 ‘어디든지’ 기능 등을 이용해 항공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며 “여행의 설렘부터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온전한 재충전의 시간까지 더욱 알차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