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숨을 안 쉬어요” … 119 영상통화, 4분의 골든타임을 살렸다
▲최진주 충남119종합상황실 소방교.▲최진주 충남119종합상황실 소방교.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단 4분. 한순간의 사고로 생명이 멈춘 어린이를 살린 것은 현장 보호자의 신속한 신고와 119상황실의 침착한 ‘실시간 심폐소생술(CPR) 원격 지도’였다.

물놀이를 하다 심정지 상태에 빠진 어린이가 119 영상통화를 통한 응급처치로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다.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하는 ‘골든타임’ 안에 보호자와 소방이 한 몸처럼 움직인 결과다.

충남소방본부는 지난 23일 태안군의 한 펜션 수영장에서 발생한 소아 심정지 사고 당시 119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을 지도해 어린이의 생명을 구했다고 24일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이날 오후 6시 4분.

119종합상황실에는 “아이가 물에 빠져 건졌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 신고와 동시에 출동…“지금 바로 CPR 시작하세요”

충남소방은 즉시 관할 소방서에 출동을 지시하는 동시에 응급처치를 전담하는 구급상황관리센터로 신고 전화를 연결했다.

통화를 넘겨받은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최진주(사진) 소방교는 보호자를 안심시키면서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전화만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상통화로 전환했다.

영상 속 아이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최 소방교는 즉시 보호자에게 심폐소생술 자세를 잡도록 안내하고, 가슴 압박 위치와 속도를 실시간으로 지도했다.

현장에는 전문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보호자는 119의 지시에 따라 곧바로 CPR에 들어갔다.

■ “3분 만에 얼굴 움직였다”…멈췄던 호흡·맥박 돌아와

심폐소생술을 시작한 지 약 3분.

기적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

아이가 얼굴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어 호흡과 맥박도 서서히 회복됐다.

▲지난 23일 태안군 한 펜션 수영장에서 아이의 심정지 신고가 119에 접수된 가운데, 충남119종합상황실에 근무하고 있는 최진주 소방교의 안내에 따라 보호자가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CPR)을 펼쳐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사진-충남소방본부▲지난 23일 태안군 한 펜션 수영장에서 아이의 심정지 신고가 119에 접수된 가운데, 충남119종합상황실에 근무하고 있는 최진주 소방교의 안내에 따라 보호자가 영상통화로 심폐소생술(CPR)을 펼쳐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사진-충남소방본부

심정지가 발생하면 뇌와 주요 장기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초기 몇 분간의 대응이 생존과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는 보호자의 즉각적인 신고와 119의 실시간 영상 지도, 현장 CPR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4분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아이에게 필요한 응급처치를 실시한 뒤 인근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했다.

아이는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상태가 안정됐으며, 현재 대학병원으로 전원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119 영상 CPR’이 만든 새로운 생명 구조망

이번 사례는 심정지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 ‘119 영상통화가 현장과 전문 응급의료 지식을 연결하는 강력한 구조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고 현장에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 곁에 있는 보호자가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지 소방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지도하면서 초기 대응의 공백을 최소화한 것이다.

특히 물놀이 사고처럼 상황 판단과 초기 응급처치가 중요한 사고에서는 현장 목격자의 신속한 신고와 CPR 시행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백승두 충남소방본부장은 “심정지 발생 후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하면 뇌 손상이 시작되는 만큼 골든타임 내 신속한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도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4분은 짧지만, 생명을 살리기에는 충분한 시간

이번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창한 장비나 특별한 기술만이 아니었다.

신속한 신고, 즉각적인 CPR, 119의 침착한 원격 지도, 그리고 현장 보호자의 실행.

이 네 가지가 생명이 위태로운 순간 하나의 구조망으로 연결됐다.

아이의 숨이 멎은 순간부터 다시 호흡이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몇 분.

그러나 그 몇 분이 한 아이의 삶을 바꿨다.

심정지 상황에서 ‘나중’은 없다. 신고와 동시에 응급처치를 시작하는 것, 그것이 골든타임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생명줄이다.

충남소방의 이번 구조 사례는 위급한 순간 ‘119와 함께라면 비전문가도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의 첫 번째 구조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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