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 예산 2배 쏟아부었는데 피해목 4.7배 폭증”… 소나무재선충 ‘국가 산림재난’ 비상경보
▲국민의힘 윤용근(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이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종합정책질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정부의 소나무재선충병 대응 실태를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다. /사진-윤용근 국회의원실(편집 류석만 기자)▲국민의힘 윤용근(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이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종합정책질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정부의 소나무재선충병 대응 실태를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다. /사진-윤용근 국회의원실(편집 류석만 기자)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전국의 소나무가 붉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방제 예산은 해마다 눈덩이처럼 늘었지만 피해는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회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을 단순한 산림병해충이 아닌 ‘국가적 산림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전면적인 비상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본보 7월 30·31일, 8월 3·5·13·21·26일자 사회면 참고

국민의힘 윤용근(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은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종합정책질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정부의 소나무재선충병 대응 실태를 강도 높게 추궁했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2022년 약 37만8천 본에서 2026년 약 177만3천 본으로 불과 4년 만에 4.7배 폭증했다.

반면 방제 예산은 2022년 661억원에서 2025년 1,341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예산을 두 배 이상 투입했지만 피해는 4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윤 의원은 이를 두고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방제정책의 실효성을 전면 재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충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충남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예산은 약 32배 증가했지만 피해목은 무려 129배나 증가했다.

윤 의원은 “국민 세금을 2배, 32배 더 쏟아부었는데 피해가 4.7배, 129배 폭증했다면 단순히 방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며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고도 피해를 키운 기존 방제정책의 처참한 성적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직격했다.

■ 총리도 현장 못 가고, 장관은 대책회의조차 안 열어

정부 고위 인사들의 재선충병에 대한 인식과 대응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윤 의원은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재선충병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했는지, 피해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보고받고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한 총리는 아직 피해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주무부처 장관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향한 질타는 더욱 거셌다.

송 장관이 재선충병 대응에 대해 “산림청과 지방정부가 챙기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윤 의원은 “국토의 산림이 말라 죽어가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주무부처 수장이 산림청과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과연 책임행정인가”라고 강하게 따졌다.

이어 윤 의원은 송 장관 취임 당시 약 106만 본이던 피해목이 현재 177만 본을 넘어섰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임 기간 직접 대책회의를 주재했는지도 물었다.

송 장관이 “직접 주재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윤 의원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동안 장관이 단 한 번도 대책회의를 열지 않았다는 것은 정부가 이 사태를 얼마나 방관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시만 기다리며 ‘챙겨보라’는 말만 되풀이할 거라면 장관이 왜 필요한가”라고 정면으로 꼬집었다.

■ “매년 돈만 쏟아붓는 방제, 이제 원점에서 바꿔야”

윤 의원은 현재의 방제 방식 자체에도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예산을 매년 투입하고도 피해 규모가 급증했다면 기존 방제기법과 전략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제기법과 예찰·확산 차단 체계를 포함한 정부의 재선충병 대응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검증하고 국가 차원의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산림 생태계뿐 아니라 산림 경관과 지역경제, 나아가 산사태 등 2차 재해 위험까지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병해충 관리 차원을 넘어선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소나무재선충병은 한번 뚫리면 국토를 회복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과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리는 치명적인 재난”이라며 “산사태 등 나무가 고사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연쇄적인 피해도 상당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 “대통령 지시 기다릴 때 아니다”… 범정부 비상대응체계 촉구

윤 의원은 마지막으로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범정부 차원의 비상대응체계 즉각 가동을 강력히 요구했다.

윤 의원은 “더 이상 대통령 지시나 기다릴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며 “총리가 직접 관계 부처를 전격 소집해 범정부 비상대응체계를 즉각 가동하고, 실효성 있는 국가 차원의 종합대응계획을 수립해 의원실에 즉시 보고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한성숙 국무총리는 “관련 사항을 세밀히 점검하고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방제 예산은 두 배로 늘었지만 피해목은 4.7배로 폭증했다. 충남에서는 예산 32배 증가에 피해목이 129배 늘었다.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은 명확하다. 이제 소나무재선충병을 지자체와 산림당국만의 방제사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적 산림재난으로 격상해 범정부 비상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제기된 이번 경고가 정부의 실질적인 대응체계 전환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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