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연구소도 고려아연 백인규에 ‘찬성’…현 경영진에 힘 실려
고려아연CI/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고려아연CI/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

[투어코리아=김경남 기자]고려아연이 9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잇따라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 추천 후보에 찬성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ESG연구소 역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감사위원 후보의 선임에 찬성하고,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에는 반대를 권고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고려아연의 9월 임시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자문사들의 판단이 잇따르면서 양측의 표 대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ESG연구소는 28일 발표한 의안분석보고서에서 백 후보 선임에 찬성하는 핵심 근거로 ‘감사위원회 전문성 보완’을 제시했다. 오는 9월 9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감사위원 후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양측의 세력 구도보다 실제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백 후보가 회계법인에서 장기간 쌓은 실무 경험에 주목했다. 외부감사와 회계처리 적정성 검토, 재무실사 등 회계·감사 분야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감사위원의 역할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재무·회계 전문가로 분류되는 서대원 감사위원장은 국세행정과 조세·재무 관련 감독 업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한국ESG연구소는 이 같은 경력과 회계법인에서 외부감사와 재무실사 등을 수행한 백 후보의 이력이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유경 후보에 대해서도 재무분석과 기업지배구조 분야에서 축적한 경력이 감사위원 직무에 의미 있는 전문성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회계감사와 재무실사 등 감사위원회 업무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실무 경험 측면에서는 백 후보가 보다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국ESG연구소의 이번 권고는 고려아연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사업과 투자 상황도 주요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고려아연은 2026년 상반기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 규모와 투자 범위가 확대될수록 재무보고의 신뢰성, 내부통제 시스템, 투자 및 자산가치에 대한 검증 역량이 중요해지는 만큼 감사위원회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ESG연구소는 백 후보의 선임을 기존 재무·회계 전문가의 교체라는 관점에서 보기보다 감사위원회가 갖춰야 할 전문 영역을 추가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소는 “백인규 후보자의 선임은 기존 회계·재무전문가를 대체한다기보다 외부감사·회계처리·내부통제 분야의 실무 전문성을 추가함으로써 감사위원회의 전문성을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재무보고의 신뢰성과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높여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단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에 MBK·영풍 측 추천 이사들의 비중도 상당한 만큼 감사위원 선임을 단순한 경영권 세력 간 균형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국ESG연구소는 감사위원회의 본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문성을 중심으로 후보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어느 진영의 후보를 더 많이 확보하느냐보다 기업의 감사·감독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서스틴베스트, PIRC,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한국의결권자문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도 백 후보 선임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기관 역시 백 후보가 보유한 회계·감사·내부통제 분야 전문성이 감사위원회의 핵심 기능과 보다 직접적으로 부합한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일부 자문기관은 MBK·영풍 측 추천 후보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건존스는 심혜섭·이준봉 후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고, 한국의결권자문도 심혜섭 후보의 선임에 반대했다.

한국의결권자문은 심 후보가 지난해 12월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관련한 유상증자 구조를 비판한 점을 거론하며 향후 해당 사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9월 9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두고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판단은 ‘경영권 분쟁에서 어느 쪽이 이기느냐’는 구도보다는 감사위원회의 전문성과 기업의 중장기 경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ESG연구소의 백인규 후보 찬성 권고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추진해온 사업과 투자 전략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감사위원회의 회계·감사 전문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판단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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