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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올해 1월 ‘캐피털 클린 에너지 캐리어’ 社에 인도한 22,000㎥급 세계 최대 LCO₂ 운반선 ’액티브‘호의 모습[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액화탄소(LCO₂) 운반선용 저압 화물시스템이 국내 최고 권위의 산업기술상인 '제35주차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수상한 기술의 골자는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운송 조건을 크게 바꾼 데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영하 30℃, 20기압 안팎의 환경에서 액화탄소를 실어 날랐는데, 이 정도의 고압을 버티려면 화물탱크 벽을 두껍게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탱크를 키우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었고, 선박 한 척이 실을 수 있는 양도 평균 7,500㎥ 선에 머물렀다.
탱크를 키우려면 압력부터 낮춰야 했다. HD현대중공업이 택한 해법은 압력을 7기압, 온도를 영하 50℃까지 끌어내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초저온 구간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온도나 압력이 아주 조금만 어긋나도 액화탄소가 드라이아이스로 굳어버려, 자칫 배관과 밸브를 막아버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HD현대중공업은 온도와 압력을 동시에 정밀 제어하는 기술을 고도화해 수개월에 걸친 운송 기간 내내 액화탄소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실제로 적용된 배는 22,000㎥급 '액티브(Active)'호다. 기존 대비 약 3배 규모로, 올해 1월 그리스 선사 캐피털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Capital Clean Energy Carriers)에 인도됐다. 발주사 측 자료에 따르면 이 선박은 탄소 운송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로이즈리스트가 주관하는 '2025 그리스 해운대상'에서 '올해의 배'로 선정된 바 있다. 회사 자체 홍보를 넘어 업계 시상식에서도 기술적 성취를 인정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CO₂ 운반선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CCUS 시장의 빠른 성장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7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CCUS가 전체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글로벌CCS연구소는 관련 시장이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50년 전 세계 탄소 포집량이 76억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성장 전망 속에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잇따라 관련 인증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초대형 화물탱크와 재액화장치 등으로 BV·DNV 선급 인증을 잇달아 받았고, 올해 4월에는 일본 MOL과 공동 개발한 풍력보조추진 LCO2 운반선으로 ClassNK 인증까지 획득했다. 한화오션도 2024년 4만㎥급 대형 LCO2 운반선에 대한 ABS 기본승인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초대형 선박의 본격적인 연쇄 발주는 CCUS 기술이 더 고도화한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무대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각국 리더들과의 만남에서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짚었고, 앞으로 조선·해양산업의 경쟁 구도는 결국 누가 친환경 기술을 먼저 손에 쥐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상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큰 액화탄소 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자적으로 축적한 기술력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남들보다 앞선 친환경 선박 기술로 탄소중립 시대의 조선업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IR52 장영실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시상제도로, 1991년 도입 이후 국내 기업·연구기관의 신기술과 기술혁신 성과를 발굴해 포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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