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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전경/투어코리아뉴스 정명달 기자 사진=정명달[투어코리아=정명달 기자]경기도가 재정 여건 악화를 이유로 2027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31개 시·군의 예산 편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기도는 도민 안전과 민생, 광역단위 사업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하거나 집행이 부진한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도의 긴축 기조가 시·군의 자체적인 재정 운용까지 사실상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 향후 도와 시·군 간 조율 과정이 주목된다.
경기도는 지난 3일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김성중 행정1부지사 주재로 31개 시·군 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2027년 본예산 편성 관련 영상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의 핵심은 급격히 악화된 도 재정 상황을 시·군과 공유하고,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불가피한 재정 효율화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데 있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 세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2022년 약 11조 원에서 2026년 8조 원 수준으로 줄어들며 4년 사이 약 25.9% 감소했다. 여기에 조정교부금 등 법정경비 부담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데다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라는 구조적 특성까지 겹치면서 도가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재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로 경기도가 재량을 갖고 추진할 수 있는 자체사업 예산은 전체 예산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이에 따라 도는 2027년도 예산 편성에서 사실상 ‘원점 재검토’를 예고했다.
법정의무사업을 제외한 사업을 전면적으로 들여다보고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사업은 일몰하는 한편, 예산을 편성하고도 집행 실적이 저조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고보조사업 역시 신규 또는 확대에 따른 도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교육청에 대한 비법정 전출금 사업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도 명확히 했다.
재난과 재해 대응, 생활안전, 민생경제 회복, 일자리, 복지 등 당장 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분야에 예산을 집중하고, 미래를 위한 필수 투자는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기도가 광역자치단체로서 수행해야 할 사업에 재원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광역교통망과 환경, 산업 인프라 등 시·군 단위에서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과 도정 핵심과제에 예산을 배분하고, 국가사무와 성격이 겹치거나 유사·중복되는 도 자체사업은 줄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기도의 긴축재정 기조가 31개 시·군의 예산 편성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느냐다.
경기도는 이번 조치를 시·군에 대한 ‘통제’가 아닌 재정 현실을 공유하고 협력을 요청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도는 시·군과 함께 추진하는 보조사업에 대해서도 재정 부담을 현실화한다는 방침이다. 30%를 초과하는 시·군 보조사업에 대해서는 기준보조율 30%를 적용하고, 국고보조사업 가운데 경기도가 법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할 근거가 없는 사업은 도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군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사전 협의를 통해 사업별 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군 입장에서는 경기도의 긴축재정이 단순한 ‘협조 요청’에 그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체사업과 재정 운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사실상 예산 편성에 대한 간섭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도비 지원이 축소될 경우 시·군이 자체 재원을 추가로 투입하거나 사업 자체를 축소·폐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도와 시·군 사이의 재정 역할 분담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결국 경기도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세출을 줄이는 것과 31개 시·군의 자율적인 예산 편성권을 존중하는 것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경기도는 재정 여건이 어려운 만큼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시·군과의 협의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광역단체의 긴축재정 방침이 기초지자체 예산까지 좌우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중 행정1부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도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시·군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공동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지사는 “어려운 재정 현실을 시·군과 숨김없이 공유하고 함께 지혜를 모으기 위한 자리”라며 “도와 시·군이 재정이라는 하나의 틀 안에서 협력한다면 주민의 삶을 지키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예산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시·군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보조사업과 공동사업의 재정 부담 구조를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2027년도 예산 편성이 본격화되면서 경기도의 긴축재정이 ‘광역단체의 불가피한 재정 자구책’으로 받아들여질지, 아니면 ‘31개 시·군의 예산 편성에 대한 간섭’으로 비쳐질지는 도와 시·군이 얼마나 실질적인 협의와 조정을 이끌어내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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