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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의회가 한국전력공사가 공개한 ‘345㎸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 건설사업’ 후보경과지에 대해 사실상 전면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지난 4일 부여군의회에서 열린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 결사반대 모습). /사진-부여군의회[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남 부여군의회가 한국전력공사가 공개한 ‘345㎸ 새만금~신서산 송전선로 건설사업’ 후보경과지에 대해 사실상 전면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부여군의회는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군민의 생명권과 재산권, 영농권, 정주여건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세계유산도시 부여가 지켜온 역사문화경관과 지역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후보경과지 전면 철회와 선정 근거자료 즉각 공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군의회는 국가 차원의 전력망 확충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국가적 필요를 이유로 특정 지역과 주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떠넘기는 방식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이미 반대 결의했는데 또 후보지 공개”…부여군의회 강력 반발
부여군의회는 지난 2월 3일 결의를 통해 해당 사업에 대한 ‘결사반대 의사’를 이미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가 지역의 반대 입장에 대한 실질적인 응답 없이 후보경과지를 공개하자 군의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군의회는 이를 지역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기보다 ‘절차적 의견수렴에 그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문제는 후보경과지 자체에도 있다는 것이 군의회의 주장이다.
양화·충화 지역은 주민 거주지와 문화유산, 축산농가가 밀집한 곳을 지나고 있으며, 내산·외산 지역은 전국 최대 규모의 밤 생산단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는 매년 항공과 드론을 활용한 방제가 이뤄지고 있어 초고압 송전선로가 설치될 경우 영농활동과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밤 생산단지 관통하면 지역 농업 기반 흔들”
부여군의회는 초고압 송전선로가 밤·과수 재배지를 관통할 경우 단순한 토지 이용 문제를 넘어 ‘지역 농업의 생산 기반과 농업인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축산농가와 주거지역이 밀집한 구간 역시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정주여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부여는 세계유산도시로서 역사문화유산과 경관을 핵심적인 지역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군의회는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역사문화경관과 지역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을 경우 ‘부여의 문화적 가치와 도시 이미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의회가 강조하는 것은 명확하다.
“전력망은 필요하지만, 그 필요의 대가를 부여군민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
■ 입지선정위원회도 도마…“읍·면별 1명으로 주민 대표성 확보 어렵다”
후보경과지 선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부여군의회는 현재 입지선정위원회에 읍·면별 위원 1명만 참여하는 구조로는 실제 송전선로가 지나갈 가능성이 있는 마을 주민과 농·축산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보경과지 선정의 기초가 된 평가자료와 구체적인 선정 근거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만 주민에게 통보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군의회는 “근거를 감춘 채 이루어지는 합의는 합의가 아니다”라는 강한 표현으로 입지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 부여군의회 3대 요구…“정보 공개·희생 강요 중단·주민 실질 참여”
부여군의회는 군민의 뜻을 담아 한국전력공사와 관계 부처에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사업 관련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사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후보경과지 선정 과정과 평가 기준, 입지 선정 근거 등을 주민들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국가 전력망 확충을 이유로 부여군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세계유산도시의 역사문화경관과 전국 최대 밤 생산단지의 영농권, 축산 밀집지역과 주민 거주지의 생활환경권 등 부여만의 지역 특수성을 사업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셋째, ‘입지선정위원회의 주민 참여 구조를 전면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읍·면별 1인 위원 중심의 형식적인 주민 참여에서 벗어나 실제 경과지가 통과하는 마을 주민과 농·축산인이 입지선정위원회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읍·면별 설명회와 공청회를 개최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국가 전력망 확충과 지역 생존권, 함께 해법 찾아야”
부여군의회의 이번 반대 입장은 국가 전력망 확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권리와 지역 특수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력 수요 증가와 산업 기반 확대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전력망 확충이 필요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특정 지역의 농업 기반과 주거환경, 역사문화경관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부여의 경우 세계유산도시라는 도시 정체성과 전국 최대 규모의 밤 생산 기반이라는 산업적 특수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일반적인 입지 선정 기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군의회의 주장이다.
■ “관철되지 않으면 끝까지 결사반대”
부여군의회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대한 반대 투쟁을 끝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군의회 의원 일동은 군민의 생존권과 재산권, 영농권, 정주여건을 지키기 위해 사업 추진 과정 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송전선로가 어디를 지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전력망 확충이라는 공익과 지역 주민의 생존권·재산권, 농업 기반, 세계유산도시의 가치가 충돌하는 현안이다.
따라서 사업 추진의 속도만큼이나 주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여군의회가 요구한 ‘후보경과지 철회, 선정 근거자료 전면 공개, 주민 실질 참여 확대’가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국가 전력망은 확충하되, 지역의 희생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부여군의회가 던진 이번 메시지가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입지 선정 방식과 주민 수용성 확보 절차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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