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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이 ‘대규모 시설 사업에 대한 과감한 재정 수술’에 들어간 가운데, 유승광(왼쪽) 서천군수가 지난 3일 대군민 브리핑을 열고 있다. /사진-서천군[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남 서천군이 ‘대규모 시설사업에 대한 과감한 재정 수술’에 들어갔다.
유승광 서천군수가 변화된 인구·재정 여건을 반영해 대규모 투자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향후 약 ‘550억 원의 군비 부담을 줄이는 재정 운영 혁신’에 나섰다.
핵심은 분명하다.
‘사업의 규모’보다 ‘군민에게 필요한가’를 먼저 따지고, 건립보다 지속가능성을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유승광 군수는 지난 3일 대군민 브리핑을 열고 대규모 시설사업 재검토 결과와 향후 서천군 재정 운용 방향을 직접 밝혔다.
유 군수는 “과거에 수립한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변화된 현실 속에서도 필요한 사업인지,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인지 다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대규모 시설사업의 전면 재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재정 수술은 단순한 사업 축소가 아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건설자재 및 인건비 상승, 복지·돌봄 수요 증가 등 서천군을 둘러싼 재정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한정된 군비를 어디에 먼저 투입할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다시 정하겠다는 선언’이다.
■ 11개 대형사업 점검…5개 중단·2개 보류
서천군은 총사업비 2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사업 가운데 여건 변화와 재정부담 등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사업을 대상으로 ‘시설사업 추진 점검단’을 구성하고 11개 사업을 집중 점검했다.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 재원 조달 여건, 향후 운영·유지관리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5개 사업은 중단하고 2개 사업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향후 발생할 약 ‘550억 원의 군비 부담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천군은 확보된 재정 여력을 지역경제와 안전, 복지 등 군민생활과 직결된 분야에 우선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예산 삭감’이라는 소극적인 재정 운용이 아니라 ‘불필요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에 묶여 있던 재원을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로 이동시키는 투자 우선순위의 재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 지방채 401억…원리금 부담 커지자 ‘재정 체질 개선’
서천군이 대규모 투자사업을 다시 들여다본 데는 현실적인 재정 압박도 자리하고 있다.
서천군은 2024년 서천특화시장 화재와 연이은 집중호우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401억 원의 지방채를 차입’했다.
이에 따라 지방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올해 약 24억 원에서 내년에는 약 63억 원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2026년 서천군 본예산은 약 7,450억 원에 달하지만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수입은 약 823억 원에 그쳐, 군이 새로운 정책과 지역 현안에 자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재원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현재 추진 중인 기존 사업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새로운 지역 현안과 미래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재원은 ‘2027년 약 25억 원에서 2030년 약 4억 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시설을 계속 짓는 방식으로는 미래 재정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진 이유다.
■ 문화예술회관 신축 중단…“건물보다 문화예술인 지원”
대표적인 사례가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이다.
당초 약 202억 원 규모였던 사업비가 약 474억 원까지 증가했고, 이 가운데 군비 부담만 약 35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천군은 이용 수요와 재정 부담, 입지와 접근성, 향후 운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대규모 신축 대신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재정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존 문예의전당을 리모델링하고, 매년 최소 10억 원 이상의 문화예술 발전기금을 조성해 지역 문화예술인과 단체의 창작·공연·전시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다.
대형 건물을 새로 짓는 대신 지역 문화생태계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 절감한 재원, 서천특화시장·경제·안전에 투입
서천군이 사업 재검토를 통해 확보한 재정 여력은 지역의 시급한 현안에 집중 투입된다.
우선 ‘서천특화시장 재건축과 지역경제 회복’을 비롯해 재난·재해 예방, 복지·돌봄, 정주환경 개선, 미래 성장기반 마련, 농어촌 기본소득 등 새로운 정책 수요에 우선 배분할 계획이다.
특히 서천특화시장 화재와 집중호우 피해를 경험한 서천군으로서는 재난 대응과 안전 분야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 확대가 핵심 과제다.
대형 시설 건립에 장기간 묶일 수 있는 군비를 줄여 실제 군민의 생활과 지역경제 회복에 필요한 분야로 돌리는 셈이다.
■ “앞으로는 ‘지을 수 있느냐’보다 ‘감당할 수 있느냐’”
서천군은 앞으로 신규 대규모 시설사업을 추진할 때도 예산 편성과 행정절차에 앞서 사업의 필요성과 수요, 적정 규모, 재원 조달 방안, 기존 시설 활용 가능성, 향후 운영·유지관리 비용 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 역시 필요에 따라 규모와 시기를 조정하고 기존 시설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재정 부담에 비해 필요성과 효과가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중단하는 원칙’도 적용할 방침이다.
유승광 서천군수는 “이번 재검토는 서천군의 발전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방식과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업의 수보다 군민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지, 투입되는 재원만큼 효과가 있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의 크기보다 군민의 삶을, 오늘의 성과보다 서천의 내일을 우선하며 확보한 재정 여력이 군민의 삶과 서천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천군의 결정은 지방소멸과 세수 감소, 복지지출 확대, 지방채 상환 부담이라는 복합적인 재정 위기 속에서 지방정부의 대규모 투자사업 추진 방식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많이 짓는 행정’에서 ‘필요한 곳에 집중하는 행정’으로,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는 행정’에서 ‘미래 재정까지 책임지는 행정’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것이다.
550억 원의 군비 절감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서천군이 대형 시설사업에 투입할 뻔했던 재원을 지역경제 회복과 서천특화시장 재건축, 안전, 복지, 정주환경, 미래 성장동력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재투자하느냐가 이번 재정개혁의 진짜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서천군의 새로운 재정 원칙이 ‘사업의 양’이 아닌 ‘군민 삶의 질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지방행정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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