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자원 없는 한국, 해법은 제련기술”…KDB가 주목한 고려아연
고려아연CI/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 사진=고려아연고려아연CI/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 사진=고려아연

[투어코리아=김경남 기자]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비철금속 제련 기술과 자원순환 역량을 활용해 공급망 불안을 돌파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세계적인 제련 경쟁력을 갖춘 고려아연이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의 주요 기업으로 거론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지난 2일 발표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재편 동향’ 보고서에서 희토류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산업에서 축적한 고도화된 제련기술과 자원순환 역량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풍력발전, 반도체 등 첨단산업뿐 아니라 미사일과 전투기 등 방산 분야에서도 활용되는 핵심 전략자원이다. 특히 고성능 영구자석에 사용되는 네오디뮴 등 희토류의 안정적인 확보는 첨단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문제는 희토류의 채굴뿐 아니라 분리·정제 및 가공 단계에서도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최근 주요국들이 핵심광물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면서 희토류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제시한 해법 가운데 하나가 ‘도시광산’이다. 폐가전과 폐모터, 폐영구자석 등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서 희유금속과 유가금속을 회수해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구소는 우리나라가 비철금속 산업을 통해 축적한 제련 및 대규모 화학공정 기술을 희토류 재활용 분야와 접목할 경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원료에서 다양한 금속을 분리·회수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련 기술과 환경처리 인프라가 도시광산 사업과 높은 연계성을 갖는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고려아연은 국내 대표적인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주력 사업은 아연과 연 등 비철금속의 제련이다. 여기에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2차 원료를 활용해 금·은 등 유가금속과 각종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전자폐기물 등 폐기물을 새로운 원료로 활용하는 자원순환 사업 역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며 기존 제련사업과 신사업 간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희토류 분야에서도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올해 4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희토류 가공 K-플랜트 핵심장비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폐모터에서 희토류 혼합물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폐자원을 활용한 희토류 회수·분리·정제 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지역에서 대규모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국 내에서 핵심광물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이 보유한 비철금속 제련 및 자원회수 기술을 해외 핵심광물 공급망으로 확장하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또한 미국 내 폐영구자석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재활용 공장 설립도 추진하며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고려아연의 이 같은 행보를 주목하며 한국이 자체적으로 희토류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련과 재활용이라는 기존 산업 경쟁력을 공급망 구축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한 제련·회수·자원순환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과의 협력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희토류 공급망 경쟁이 단순한 광산 확보를 넘어 분리·정제와 재활용 기술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아연·연 제련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가금속 회수와 자원순환 기술을 축적해 온 고려아연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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