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한 소절, 가죽가방 한 땀”…다문화가족, 공주 전통문화에 스며들다
▲(上)공주시 중학동 ‘다문화가족 판소리 배우기’ 프로그램 운영 모습, (下)반포면 다문화가족 ‘가죽공예 체험’ 프로그램교육 참석자 단체 기념촬영 모습. /사진-공주시(편집 류석만 기자)▲(上)공주시 중학동 ‘다문화가족 판소리 배우기’ 프로그램 운영 모습, (下)반포면 다문화가족 ‘가죽공예 체험’ 프로그램교육 참석자 단체 기념촬영 모습. /사진-공주시(편집 류석만 기자)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남 공주시가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잇따라 마련하며 문화적 장벽을 낮추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문화가족의 실제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참여자들의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

중학동은 다문화가족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해 ‘다문화가족 판소리 배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다문화가족들이 직접 “한국 전통소리를 배워보고 싶다”는 뜻을 밝힌 데서 출발했다. 오는 10월 24일까지 매주 토요일 중학동 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인 판소리의 기본 개념부터 올바른 발성과 장단, 소리 가락까지 직접 배우며 우리 전통문화를 몸으로 익히고 있다.

강의는 한국중고제판소리진흥원 박성환 이사장이 맡아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판소리를 처음 접하는 다문화가족들도 쉽고 재미있게 전통예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그램은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참여자들은 판소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한국의 정서와 역사, 생활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경희 공주시 중학동장은 “다문화가족들의 자발적인 요청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인 만큼 참여 열기가 매우 높다”며 “판소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좀 더 친숙하게 이해하고 지역사회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포면에서도 다문화가족을 위한 문화체험의 장이 마련됐다.

반포면은 지난 3일 관내 다문화가족 20여 명과 함께 ‘가죽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단순한 여가활동을 넘어 가족과 이웃이 함께 어울리며 소통하고 친목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여 가족들은 전문 강사의 안내에 따라 가죽을 직접 재단하고 바느질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가죽가방을 완성했다.

서툰 손길로 가죽을 자르고 한 땀씩 바느질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고, 곳곳에서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넘어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이 또 하나의 소통 언어가 된 셈이다.

강명주 반포면 다문화협의회장은 “직접 손으로 가방을 만들어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큰 성취감이 들었다”며 “다른 다문화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배종로 공주시 반포면장은 “이번 체험이 다문화가족들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재충전하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족들이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주시가 추진하는 이 같은 프로그램은 단순히 ‘무언가를 배우는 문화강좌’에 머물지 않는다.

판소리를 통해 한국의 소리와 정서를 배우고, 가죽공예를 통해 이웃과 손을 맞잡는 과정 자체가 ‘다문화가족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생활 속 통합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족의 요구를 직접 듣고 프로그램에 반영했다는 점은 문화정책의 방향이 ‘지원’에서 ‘참여’로, ‘일방적 제공’에서 ‘함께 만드는 지역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주시는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판소리 한 소절과 가죽가방 한 땀.

서로 다른 문화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공주라는 지역에서 만나고, 배우고, 만들며 하나의 공동체로 가까워지고 있다. 문화의 차이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작은 체험이 지역사회 통합의 큰 울림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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