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사라지는 통합 아니다”…임경호 총장, ‘공주 공동화’ 정면 반박
▲임경호 공주대 총장이 7일 오전 교내 대학본부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립공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통합’과 관련해 언론인들에게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류석만 기자▲임경호 공주대 총장이 7일 오전 교내 대학본부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립공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통합’과 관련해 언론인들에게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류석만 기자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국립공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통합을 둘러싼 공주시 지역사회의 불안과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임경호 공주대 총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통합대학의 교명이 ‘충남대학교’로 확정된 데 이어 법적 소재지까지 대전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공주지역에서는 “결국 공주대가 충남대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 “공주캠퍼스가 대전의 지역 캠퍼스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총장은 7일 공주대 대학본부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립공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통합 관련 언론 설명회’에서 “공주대를 없애는 통합이 아니라, 국립공주대의 역량을 더 크게 확장하는 통합”이라며 지역사회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임 총장은 법적 주소지가 대전으로 정해지는 것과 실제 대학의 기능과 운영 거점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대표 주소는 행정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국제교류, 산학협력, 교육혁신 등 대학의 중추적인 핵심 기능들이 공주에 배치되는 만큼 공주캠퍼스가 소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주캠퍼스, 통합대학 이끌어갈 두 축 중 하나”

임 총장이 제시한 통합의 핵심은 ‘기능 분산’과 ‘캠퍼스 특성화’다.

통합본부를 대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전과 공주에 기능적으로 분산하고, 공주캠퍼스에 연구·국제교류·교육혁신·입학관리·통합 산학협력단 등 주요 본부 기능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임 총장은 “통합본부는 대전과 공주에 기능적으로 분산 배치된다”며 “공주캠퍼스를 통합대학을 이끌어가는 두 축 가운데 하나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총장실 역시 양 캠퍼스에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본부 기능이 양측에 이원화되는 만큼 통합총장실도 대전과 공주 두 곳 모두에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주요 결정이 대전의 독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양 캠퍼스의 의견을 수렴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선출될 차기 총장에게 이를 강제할 수 있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 “법적 주소가 대전이라고 공주 기능 사라지는 것 아니다”

지역사회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목은 역시 법적 소재지다.

통합대학의 법적 주소가 대전으로 정해질 경우 대학 본부와 주요 행정기능, 학생 및 재정이 장기적으로 대전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총장은 “법적 주소와 실제 기능 배치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단순히 학과와 학생을 양 캠퍼스에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캠퍼스별로 경쟁력 있는 특성화 분야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단순 중복 학과 구조라면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 캠퍼스만의 특화 분야를 구축하면 해당 전공을 위해 공주로 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유출과 지역 공동화를 막겠다는 원칙은 이미 양교 간 업무협약에도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 “10년 뒤 학령인구 절반…지금이 통합의 골든타임”

임 총장은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생존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대학 간 경쟁 심화, 인공지능과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대학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10년 뒤인 2036년에는 현재보다 학령인구가 크게 감소해 상당수 대학이 생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총장은 “그때 통합을 추진한다면 부실 대학 간 통합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며 “지금이 미래를 준비하면서 통합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했다.

충남대와의 통합을 통해 대학 규모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재정 기반을 확보해 공주대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임 총장은 “국립대는 등록금 인상이 장기간 제한돼 정부 재정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거점국립대와 국가중심대학 사이에도 재정 지원의 차이가 크다”며 “충남대와의 결합을 통해 공주대가 변신하는 데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통합의 중요한 의미”라고 밝혔다.

■ “공주대 이름 사라져도 역사와 정체성은 계승”

‘공주대학교’라는 교명이 사라지는 데 대한 지역사회의 상실감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임 총장은 교명이 통합되더라도 공주대의 역사와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교명은 통합될지라도 공주대가 지닌 역사성과 고유한 정체성은 거대 통합대학의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계승·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천안공대 통합 사례와 현재의 통합은 전혀 다른 모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임 총장은 “천안공대와 현재 추진 중인 통합 모델은 전혀 다르다”며 “당시에는 단과대학이 천안으로 올라가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지만 현재 통합 계획서 어디에도 국립공주대가 대전으로 넘어간다는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외국인 유학생 500명→2000명…공주캠퍼스 국제화 승부수

공주캠퍼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됐다.

현재 약 500명 수준인 외국인 유학생을 2000명까지 확대하고 외국인 유학생 전형 학과를 신설하는 등 공주캠퍼스를 국제화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 산업과 대학의 연계를 강화해 산업체 관계자가 대학에서 직접 강의하고, 대학과 산업체가 함께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임 총장은 “대학 교원들도 산업체에 나가 연구와 교육을 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이를 통해 지역 산업이 발전하고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합의 혜택이 대학 구성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통합은 대학만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지역을 위한 통합”이라며 지역사회와 산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 그러나 최대 쟁점은 ‘신뢰’…“소통 부족했다” 인정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통합 추진 과정에서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임 총장 역시 이를 인정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통합이라는 단어는 들렸지만 구체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을 충분히 인정한다”며 “두 대학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협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협상안이 마련된 만큼 구성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통합 내용을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주시민을 향해 “이번 통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와 시민단체, 지방정부 등을 직접 만나 통합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 “통합 여부, 총장이 혼자 결정할 사안 아니다”

통합 자체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의 의견과 투표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총장은 “총장이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제기된 ‘구성원 3분의 2 찬성’ 등 새로운 의결 기준에 대해서는 기존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결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학생들의 졸업장 문제에 대해서도 입학 당시 학적에 따른 졸업장이 원칙이지만, 학생이 희망하고 통합대학의 자격 기준을 충족할 경우 통합대학 명의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 “공주대를 없애는 통합인가, 살리는 통합인가”

결국 이번 통합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약속의 실행력’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임 총장은 공주캠퍼스에 핵심 본부 기능을 배치하고 특성화·국제화·산학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지역사회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제 이행 여부다.

교명은 ‘충남대학교’, 법적 소재지는 ‘대전’으로 정해지는 상황에서 공주캠퍼스의 위상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인지, 대전과 공주의 기능 분산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통합 이후 재정과 학생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향후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공주지역이 우려하는 것은 단기간의 캠퍼스 존치 여부가 아니다. 통합 초기에는 각종 본부 기능과 특성화 사업이 공주에 배치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행정·재정·학생·교직원 등이 대전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공주 공동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장기적 불안이다.

임 총장은 이날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공주대를 없애는 통합이 아니라 국립공주대의 역량을 더 크게 확장하는 통합.”

이 한마디가 실제 통합 과정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제도와 투자, 기능 배치로 이어질지가 이제 최대 관심사다.

공주지역사회가 원하는 것도 결국 말이 아닌 ‘확실한 보장과 실행력’이다.

통합의 ‘속도’를 앞세우기보다 임 총장이 강조한 ‘신뢰’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그리고 공주캠퍼스를 말 그대로 통합대학의 ‘두 축’ 가운데 하나로 세울 수 있을지에 지역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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