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이웃부터"…시간당 80㎜ 폭우에 상가 구한 울산 중학생들
화진중 3학년 강민승 학생(왼쪽)과 2학년 이소찬 학생(오른쪽)./사진-울산교육청화진중 3학년 강민승 학생(왼쪽)과 2학년 이소찬 학생(오른쪽)./사진-울산교육청

[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축구를 하다 집중 호우를 피해 이동하던 중학생 두 명이 물에 잠기기 직전이던 동네 상가를 구했다. 이들의 선행은 사고 발생 열흘 가까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2시께 울산 동구 일대에 시간당 8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 하수구가 역류하며 인근 상가로 빗물이 밀려드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당시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다 비를 피해 자리를 옮기던 화진중 3학년 강민승 학생과 2학년 이소찬 학생이 이 장면을 우연히 지나치지 않고 목격했다. 두 학생은 문이 닫힌 인근 상가 5곳 가운데 3곳에 곧바로 연락을 취해 침수 위험을 알렸고, 놀라서 뛰쳐나온 상인들에게 오히려 먼저 "저희가 도와드릴게요"라며 도움을 자청했다.

이후 약 1시간 동안 두 학생은 상가 내부 집기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근처 가게에서 빌린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들이찬 물을 퍼내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갔다. 자칫 상가 전체가 침수 피해를 입을 뻔한 상황에서 이들의 발 빠른 대응이 피해를 줄인 셈이다.

이 일은 피해를 면한 상인의 가족이 뒤늦게 학교 측에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제보자는 "학생들도 궂은 날씨에 힘들었을 텐데 이웃의 어려움을 먼저 살핀 점이 고맙고 기특했다"며 "이 마음을 꼭 알리고 싶어 연락했다"고 전했다.

강민승 학생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며, "비가 계속되면 피해가 커질 것 같아 당연히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소찬 학생 역시 "상인분들이 느낄 속상함을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몸은 힘들었지만 상가가 깨끗해지고 사장님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두 학생을 지도한 담임교사들의 평가도 눈길을 끈다. 강민승 학생의 담임교사는 학업과 생활 태도가 평소에도 모범적이고 학생자치회 활동에 적극적인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이소찬 학생의 담임교사는 학급 반장을 맡고 있는 이소찬 학생의 책임감과 성실함이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화진중 신승택 교장은 "위기 상황에서 주변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 이웃을 도운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배려와 존중, 나눔의 가치를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사례는 교실에서 배운 공동체 의식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이어진 경우로 평가된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먼저 살피고 손을 내미는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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