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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김기만 태안군 미래에너지과장이 16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태안 유치의 당위성과 향후 대응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태안군[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석탄화력발전소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화력발전소 폐지 충격을 정면으로 떠안게 된 충남 태안이 오히려 국가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심장부가 되겠다고 나섰다.
태안군이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를 놓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본격적인 총력전에 돌입했다.
핵심 논리는 분명하다.
“가장 많이 폐지되는 곳이 가장 먼저 전환의 중심이 돼야 한다.”
태안군은 16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태안 유치의 당위성과 향후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 9월 15일에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폐지지역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이제 태안군이 겨냥하는 것은 ‘정의로운 전환’을 실제 현장에서 총괄할 핵심 거점이다.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화력은 지난해 12월 1호기 폐지를 시작으로 2037년까지 8기 폐지가 예정돼 있으며, 2040년 탈석탄 목표가 적용될 경우 9·10호기를 포함해 총 10기, 6.1GW 규모의 발전설비가 순차적으로 폐지된다.
군은 이를 전국 최다 규모의 석탄화력 폐지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폐지 이후다.
태안군은 1~6호기 대체 발전소가 구미·공주·여수·아산·용인 등 다른 지역에 건설되면서 정작 태안에는 대체 발전설비가 한 기도 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전산업 의존도가 높은 태안으로서는 단순한 산업구조 변화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인구, 지방재정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초대형 충격’이라는 것이다.
태안군은 발전산업 의존도가 23%로 전국 5개 발전공기업 본사 소재지 가운데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군은 화력발전 폐지에 따라 향후 인력 3,166명 유출, 정주인구 약 9,400명 감소, 연간 소비지출 1,400억 원 감소, 세수·기금 등 약 260억 원 소멸 등의 지역 공동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태안의 선택지는 하나라는 것이 군의 판단이다.
‘폐지의 현장’을 ‘전환의 현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태안군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의 당위성을 크게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정의로운 전환 1호 도시’라는 상징성이다.
태안은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와 재생에너지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특히 대체 발전소가 없는 상황에서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가 들어설 경우 지역경제의 급격한 공동화를 막고 국가균형발전과 인구소멸 대응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군의 주장이다.
둘째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신속한 출범 가능성’이다.
태안에는 발전본부 부지 약 460만㎡가 있고, 발전설비 폐지에 따라 ‘6.1GW 규모의 계통 여유용량’이 확보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발전공기업 유치 전광판 송출 모습. /사진-태안군업무시설은 물론 교육·주거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신규 청사를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보다 출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셋째는 ‘지역사회의 강력한 유치 의지’다.
태안군은 군민과 출향인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 서명운동에 5만5천여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기준 태안군 인구 5만9,039명을 기준으로 하면 군이 제시한 참여 규모는 전체 인구의 94.5%에 해당한다.
민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7월 31일에는 관내 60여 개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발전공기업통합본사태안유치범군민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태안군의회 역시 8월 3일 유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힘을 보탰다.
태안군은 부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5개 분야 TF를 가동해 통합본사 유치를 전제로 한 ‘청사 제공, 행정 지원, 임직원 정주여건 개선 패키지’까지 준비하고 있다.
태안군의회 역시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를 위해 폐쇄대책위 등과 민관군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안군의 행보는 이제 정부와 국회를 향한 전방위 설득전으로 확대된다.
군은 정부의 발전공기업 구조개편안에 대응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무조정실, 대통령실, 국회 등을 대상으로 유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특별법 시행령 제정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 ‘대체산업 육성 및 정의로운 전환 특구 지정’을 요구하고, 충남도 및 도내 시·군과의 공조도 강화할 계획이다.
태안군이 내세우는 메시지는 단순한 지역 보상 요구와는 결이 다르다.
“태안에 본사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곳에 본사를 두자는 것”이라는 논리다.
김기만 태안군 미래에너지과장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태안 유치는 지난 40여 년간 국가 경제를 위해 미세먼지와 환경적 희생을 감내해 온 군민들에 대한 단순 보상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을 어디서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국익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기준으로 검토하더라도 태안이 유일한 정답으로 남도록 논리를 다듬고, 정부의 최종 입지 결정 순간까지 민·관이 똘똘 뭉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안의 상황은 역설적이다.
석탄화력의 시대를 가장 크게 떠받쳤던 지역이 이제는 그 시대의 종말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지역이 됐다.
태안군은 이 위기를 단순한 폐쇄 피해가 아니라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다음 40년을 준비하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화력발전소 10기 폐지, 6.1GW의 발전설비 감소, 대체발전 부재.
태안이 제시한 숫자들은 위기의 규모를 보여주는 동시에 군이 통합본사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남은 것은 정부의 판단이다.
‘가장 큰 폐지지역에 가장 큰 전환의 기회를 줄 것인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입지 결정이 태안의 지역경제 회생을 넘어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의 방향과 정의로운 전환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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