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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울산 울주군 언양읍 공촌 3길 일대 도로./사진-공촌주민 제공[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울산 울주군 언양읍 공촌3길 일대의 주정차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인근 주민과 교회 측은 폐기물중간처리업체 A업체 차량의 상시 주정차로 통행 불편은 물론 보행자와 차량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A업체 측은 해당 도로가 고속도로 인근 이면도로로 직원 차량 등이 20년 가까이 이용해온 곳이라며 주정차를 전면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울주군과 울주경찰서가 주민 민원을 반영해 보행로 설치에 나섰지만 A업체의 민원 제기로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행정기관을 상대로 한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 노인보호구역 도로에 얽힌 ‘주차 논란’
문제가 된 공촌3길은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군유지 도로로, 인근 주민과 교회, 대안교육기관, 폐기물중간처리업체 A업체, D기업 등이 공동 진출입로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인근 주민들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도로에 보행로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울주군청과 울주경찰서가 9일 현장에 보행로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A업체 측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A업체 관계자는 “차량이 왕래하는 데 문제가 없는 도로인데 주차까지 하지 못하게 한다면 직원들이 어디에 차량을 세워야 하느냐”며 “20년 가까이 이 도로를 이용해 왔는데 이제 와서 주차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 주민들 “20년 가까이 참았다”…교회 버스 사고까지
반면 인근 주민과 교회 측은 A업체 차량의 상시 주정차로 수년간 통행에 불편을 겪어왔다는 입장이다.
교회 진입로와 맞닿은 도로 모퉁이에는 차량이 지속적으로 주차돼 있어 대형버스가 교회로 진입할 때 여러 차례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14일 교회가 약 500명의 어르신이 참석한 실버잔치를 개최한 당시에도 진입하던 버스가 주정차 차량을 피하는 과정에서 벽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회 관계자는 “대형버스가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주차 차량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단순한 주차 문제를 넘어 실제 사고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 “생후 3개월 아기 태우고 다니는데…큰 차량 나오면 다시 후진”
도로를 매일 이용하는 대안교육기관 관계자도 불편을 호소했다.
인근 대안교육기관에서 근무하는 박모 교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태우고 매일 해당 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사는 “도로 자체가 좁은 데다 옆으로 차량이 많이 주차돼 있어 운전할 때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며 “아기가 언제 울지 몰라 마음이 조급한 상황에서 A업체에서 큰 차량이 나오면 다시 뒤로 빼서 옆으로 비켜줘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브를 돌 때도 주차된 차량 때문에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항상 조심스럽게 운전한다”며 “매일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 처음부터 갈등 있었던 것은 아니다…차량 증가가 원인?
주민과 교회, A업체가 처음부터 주정차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것은 아니다.
교회는 2008년, A업체는 2006년 각각 이 일대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교회 신도 수가 지금보다 적었고 A업체 역시 현재보다 보유 차량이 적어 도로 이용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 신도와 A업체 차량이 모두 증가했고, 한정된 도로 공간을 둘러싼 이용자 간 충돌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던 도로가 시설과 차량 이용량 증가로 인해 현재는 주차와 통행, 보행 안전을 둘러싼 갈등의 공간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공촌 3길에 주차된 대형차./사진-투어코리아 김교환 기자■ 같은 도로 쓰는 D기업 “대형차 주정차로 사고 위험”
갈등은 인근주민, 교회와 A업체 사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도로를 이용하는 공촌3길 인근 D기업도 최근 관계기관에 주정차 문제와 관련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D기업은 탄원서에서 “회사 진입로 맞은편 도로 구간에 불특정 차량의 상시 주정차가 반복되고 있어 임직원과 방문 차량의 진·출입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대형 탑차가 주·정차할 경우 운전자의 좌·우 시야가 제한되고 차량의 회전공간이 좁아져 교통사고 위험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업체나 차량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예방하기 위한 요청”이라고 밝혔다.
■ A업체 “상대 입장만 반영한 행정…절차에 문제”
A업체 측은 행정기관의 민원 처리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A업체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행정기관이 민원을 처리할 때는 그 반대편에도 이해관계자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양측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야 한다”며 “민원으로 인해 다른 이용자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절차 없이 상대 측 입장만을 중심으로 보행로 설치 등의 조치를 추진한 것은 상당히 행정 편의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업체 측은 특히 장기간 해당 도로를 이용해온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주정차를 제한할 경우 직원 차량과 사업용 차량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 21일 울주경찰서 주재 현장 실사…해법 찾을까
공촌3길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오는 21일 울주경찰서 주재로 현장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실사에는 마을 이장과 울주군청, 교회, A업체 등 관계자들이 참여해 해당 도로의 통행 여건과 주정차 실태, 보행로 설치 문제 등을 직접 확인하고 양측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현장 실사의 핵심은 결국 한정된 도로 공간을 어떻게 공동으로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주차 편의와 보행자·차량 안전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20년 가까이 같은 도로를 이용해온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요구를 내놓고 있는 만큼 어느 한쪽의 편의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도로에서 실제 사고까지 발생한 만큼, 향후 관계기관이 현장 교통 여건과 주정차 실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안전을 우선으로 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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